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30,661,2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2. 17.부터 2023. 8. 23.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60%는 피고, 나머지는 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영어학원인 C어학원(이하 '원고 학원'이라 함)을 설립, 운영하면서 13곳에 직영점을 두고 있는데, 그중 용인시 수지구 D에서 수지 C어학원(이하 '수지분원'이라고 한다)을 운영하고 있다. 위 수지분원은 2005.경 개원되어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개설하고 있고, 수강생이 약 4,000명, 강사가 약 60여명으로서 인근에서 최대 규모의 영어학원이다.
피고는 2015. 2. 2.부터 원고 학원 대치본원에서 영어강사로 근무하기 시작하여 수차 연장계약을 하며 근무해 왔는데, 2017.초경부터 영통분원에서 근무하다가 2021.초에는 수지분원으로 전근되었다. 이에 원고와 피고는 2021. 2. 5. 계약기간을 2021. 1. 4.부터 2022. 1. 3.까지로 하고, 급여는 매출정산금(강의로 인한 총매출액에서 마케팅비용, 학원버스 운임비용, 교실임차비용, 복사기 임대료, 복사용지 등 제반비용을 선공제한 금액)의 32%로 하는 내용의 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계약의 계약서 제7조는 "'피고는 퇴직일로부터 1년간, 원고의 사업장 반경 500m 거리 내에서 개원하거나 경쟁학원에 취업하지 않는다."라고 하고, 제11조 3항은 "피고는 7조를 위반시 원고에게 12개월치의 평균임금을 배상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이하 '경업금지약정'이라고 함).
피고는 2021.초부터 위 수지분원에서 근무하다가 2021. 10. 29. 퇴직하였다.
피고는 위 퇴직 직후인 2021. 11.경부터 위 수지분원과 불과 40m 거리에 있는 용인시 수지구 E건물 6층에 'F'이라는 상호로 영어학원(이하 '피고 학원'이라고 함)을 개설하여, 초등학교 6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를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증거 : 갑 1, 2, 3, 4, 6, 7, 8, 11, 17호증, 을 10, 11, 25호증, 다툼 없는 사실, 변론 의 전취지]
주장과 판단
경업금지약정 위반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 학원 수지분원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날인 2021. 10. 29.로부터 1년 이내인 2021. 11.경 위 수지분원에서 500m 이내(40m)의 장소에서 피고 학원을 개설, 운영하기 시작하였는바, 이는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경업금지약정을 위반한 것이므로(원고는 강사의 최종근무지를 기준으로 경업금지약정을 적용한다고 한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손해배상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피고 주장에 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 근로자인 피고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므로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주장한다.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경업금지약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약정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하며, 이와 같은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에 관한 판단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근로자의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말하는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라 함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정한 '영업비밀'뿐만 아니라 그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였더라도 당해 사용자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로서 근로자와 이를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이거나 고객관계나 영업상의 신용의 유지도 이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채용증거와 갑 제9, 10, 11, 12, 13, 14, 15, 16호증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 학원은 대상 학교들의 내신시험에 대비한 자료를 준비하기 위하여 별도의 내신자료 제작 및 수업지원을 위한 콘텐츠사업부를 운영해 왔고, 이 콘텐츠사업부에서 각종 학교의 자료들(기출문제, 교과서자료 등)을 수집하고, 수집한 자료를 분석, 가공하여 출제예상문제 등 각종 수업자료를 제작하였으며, 이런 자료들을 소속 강사들에게 배포하여 수업에 사용하도록 하였다(위 수지분원도 2005년 개원 이래 다수의 강사진을 바탕으로 용인지역 25~30여개 중학교의 시험기출문제 및 예상문제 등을 축적해 왔고, 콘텐츠사업부에서 위와 같이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 · 정리하고, 학교별 기출경향, 예상문제 등을 만들어 수업에 활용해 왔다). 피고도 원고 학원에서 근무하는 과정에서 위 콘텐츠사업부(부서장인 G 이사)에 여러 학교들의 내신시험준비 등을 위한 각종 자료(학교별 및 교과서종류별 기출문제파일, 교과서 암기지, 문법파일, 내신교재파일, 예상문제 및 답지, 어휘파일 등)를 제공해 줄 것을 자주 요청하였고, 위 콘텐츠사업부로부터 요청자료를 제공받은 사실이 있다. 이러한 원고 학원이 수집, 정리, 개발한 자료들과 원고 학원의 커리쿨럼, 관리시스템은 원고 학원의 보호할 가치 있는 이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이 사건 계약서 제9조에서 '1. 피고는 본 계약을 수행함에 있어서 취득한 정보 및 일체의 비밀을 원고의 서면동의 없이 제3자에게 누설 또는 공개해서는 안 된다. 2. 피고는 원고가 제작한 교재 등 지적제작물에 대하여 원고의 서면동의 없이 유출, 배포, 사용할 수 없다'고 약정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원고가 수집, 정리, 개발한 자료들은 원, 피고 사이에 이를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으로서 보호가치 있는 이익이라 할 것이다).
이 사건 계약에는 피고가 경업금지약정을 원인으로 하여 금전적 보상을 받기로 하는 명시적인 내용은 없으나, 이 사건 계약에 따라 피고는 수강생이 납부하는 수강료를 일정 비율에 따라 배분받아 왔으므로, 경업금지약정만을 따로 떼어 피고에게 불리한 내용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원고와 피고의 경업금지약정은 2019. 4. 계약을 체결할 당시 처음 도입되었는데, 그 전까지는 급여조건이 고정급(2015. 2.부터는 월 250만원, 2015. 10.부터는 월 280만원, 2016. 4.부터는 월 320만원, 2016. 10.부터는 월 350만원, 2017. 10.부터는 월 380만원, 2018. 10.부터는 월 400만원)이고 경업금지약정이 없다가 2019. 4. 용역계약에서 급여조건을 고정급에서 기본급을 보장하는 비율제로 변경하여 급여조건을 상승시키면서 경업금지약정을 추가하였고[2019. 4.부터 비율 27%(보장 400만원), 2019. 12.부터 비율 29.5%(보장 350만원), 2020. 12.부터 비율 32%], 비율제의 비율도 27% → 29.5% → 32%로 계속 상승하였다. 따라서 위와 같은 급여조건의 상승으로 경업금지약정에 대한 대가가 어느 정도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피고가 퇴직한 사유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한 것이었고, 원고의 의사에 의한 퇴직이 아니었다.
피고는 퇴직하기 이전에 원고 학원 대치본원에서 2년, 영통분원에서 4년간 근무하였고(그중 2년간은 팀장), 2021.초부터 수지분원에서 근무하여 총 6년 9개월 정도 근무하였다. 특히 2017년에는 1년간 원고 학원의 최고레벨의 강의인 'H'를 담당하기도하였는데, 위 H는 원고 학원의 최상급 강사들이 해당 학원의 최상급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과정이었다. 피고는 피고 학원에 자신이 원고 학원에서 '중등탑반, 중등팀장'으로 근무했던 사실 등을 강조하여 홍보하였다.
피고가 원고 학원을 그만두고 인근에 동종의 학원을 개설하거나 경쟁학원으로 이직하여 강의를 할 경우 일부 수강생들이 피고를 따라 학원을 옮겨 등록할 가능성이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경우 피고는 원고가 제공한 유 · 무형의 시설, 서비스 등을 통해 형성한 인지도를 이용하여 이익을 얻는 반면, 원고는 수강생 감소로 인한 손해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과 같이 원고 학원과 상당히 가까운 장소에 피고가 새로운 학원을 설립하는 경우라면 기존 학원의 이익이 더 침해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반면, 피고는 이 사건 경업금지 약정에 의하여 일정한 범위 내에서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받기는 하나, 그 기간은 1년, 장소는 원고 학원(최종근무지)에서 500m 이내로 제한되어 있어서 피고로서는 위 금지된 범위 외에서 학원 개설 또는 강의를 할 수 있으므로, 직업선택의 자유 제한의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손해배상의 범위
앞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계약서 제11조 3항은 "피고는 7조를 위반시 원고에게 12개월치의 평균임금을 배상한다"라고 약정하였는바, 이는 손해배상의 예정이라 할 것이다.
평균임금이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인바(근로기준법 제2조 6호), 갑 5호증에 의하면 피고의 퇴직 전 3개월 동안 지급된 임금총액은 15,676,741원이므로 1일 평균임금은 170,340원(15,676,741원 ÷ 92일)이고 12개월치의 평균임금은 61,322,400원[(170,340원 × 30일) × 12개월]로 계산된다 할 것이다(원고의 계산에 따른다).
한편,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이 이를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부당히 과다한 경우'라고 함은 채권자와 채무자의 각 지위, 계약의 목적 및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동기, 채무액에 대한 예정액의 비율, 예상 손해액의 크기, 그 당시의 거래 관행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일반 사회관념에 비추어 그 예정액의 지급이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뜻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한편 위 규정의 적용에 따라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한지 및 그에 대한 적당한 감액의 범위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는, 법원이 구체적으로 그 판단을 하는 때 즉, 사실심의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그 사이에 발생한 위와 같은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7. 28. 선고 99다38637 판결, 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6다52265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계약에서 약정된 위 손해배상의 예정액은 부당히 과다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손해배상액은 위 61,322,400원의 1/2인 30,661,200원으로 감액함이 합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30,661,2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2. 2. 17.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8. 2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는 기각한다.
판사 곽동우
각주1)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1. 10. 28. 선고 2020가단129078 판결, 2심인 수원지방법원 2023. 4. 12.선고 2021나97498 판결, 3심인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3다232885 판결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