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3. 6. 13. 선고 2022가단509607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전제되는 사실

①

원고는 2012. 6.경부터 2018. 6. 30.까지는 피고 학교법인 C(이하 ‘피고 C’이라 한다)과 민간위탁용역계약을 체결한 주식회사 D에 고용되어, 2018. 7. 1.부터는 피고 C과 무기계약직원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피고 C의 화성캠퍼스에서 통학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다.

②

피고 B는 원고의 위 근무기간 중에 피고 C에서 차량관리자로 근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3호증, 을나 1, 2, 6, 1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 B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 B는 원고의 상급자이자 차량관리자의 직책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원고에게 아래와 같이 적정 업무범위를 벗어나는 부당한 지시를 수행하도록 강요하였고, 직장 내 우위를 이용하여 원고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가하였다.

1)

피고 B는 2012. 6.부터 2018. 12.경까지 당시 같은 사업장에서 학교미화원으로 근무하고 있던 자신의 장모의 출·퇴근 편의를 위하여 원고에게 학교공용차를 운행하여 화성시 E에 있는 위 피고의 장모 집 근처로 가서 장모를 태워주도록 매일같이 지시함으로써 원고에게 법률상 의무 없는 일을 강요하였다.

2)

피고 B는 2012. 6.경부터 2020. 11.경까지 통학버스 운전업무를 주된 업무로 하는 원고에게 소속부서도 아닌 학교 전체 부서의 우편물 발송을 하도록 우체국에 다녀오는 업무를 원고의 휴게시간에 하도록 부당하게 지시하였고, 자신의 개인물품 구매를 하는 일을 위하여 원고의 근무시간에 운전을 수행하도록 하였으며, 병원 등 사적용무를 보기 위해 이동할 때마다 원고에게 수행비서일을 시키기도 하였고, 자신의 퇴근 후술 약속을 위해 원고에게 자신 소유의 차량을 자신의 집 앞까지 가져다 놓도록 하는 등의 행위로서 수차례 원고를 강요하거나 직장 내 우위를 이용하여 괴롭혀 왔다.

3)

피고 B는 피고 C의 차량관리자로서 학교법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으면서, 원고에게 약 2년간 주유보관증을 끊어달라고 부당하게 지시함으로써 매월 70L 이상의 주유보관증을 주유소에서 학교법인카드로 대신 끊어서 피고 B에게 전달하여 주도록 하는 방법으로 피고 C으로부터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손해를 가하는 업무상 배임을 함에 있어 원고를 이용하였다.

위와 같은 피고 B의 강요 및 직장 내 괴롭힘 행위 등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 B는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된 정신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서 3,000만 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판단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할 때, 피고 B가 같은 사업장에서 학교미화원으로 근무하고 있던 자신의 장모의 출퇴근을 위해 원고에게 공용차량으로 자신의 장모를 태우도록 한 사실, 원고에게 우편물 발송 등의 업무를 지시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인정사실 및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B가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할 정도로 원고에게 부당한 지시를 강요하였고,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원고와 피고 C이 체결한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학교 차량 운영 및 관리 등 운전원 업무’ 외에 ‘시설 운영 관리 지원에 관한 사항’이 원고의 수행 업무로 명시되어 있기도 하다).

한편 원고가 주장하는 피고 B의 나머지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갑 4 내지 8, 13 내지 16, 19, 20, 22, 23, 25 내지 29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러므로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다.

3.

피고 C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휴게시간 미부여 관련 청구

1)

원고의 주장

원고의 근로계약서에는 휴게시간이 4시간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원고는 학생들의 등·하교시간의 통학버스를 운행하는 시간 외 대부분은 피고 B의 강요에 의한 우체국 출장 등의 각종 업무지시를 받았고, 자신의 휴게시간이 언제인지도 명확히 알지 못한 채 언제 내려질지 모르는 업무지시를 위해 항상 대기해야 했다.

결국 원고는 2020. 10.경까지 휴게시간 4시간 중 점심식사와 생리현상을 위한 약 1시간 30여분을 제외한 나머지 2시간 30분에 대해서는 상급자인 피고 B의 지휘·감독을 벗어나 자유로운 휴식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업무지시를 수행하였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50조 제3항의 근로시간에 해당하므로, 피고 C은 이에 상응하는 체불임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017. 11.부터 2020. 10.까지의 미사용 휴게시간에 대한 체불임금액을 산정하면 약 18,491,334원이며, 그 내역은 아래 기재와 같다.

2)

판단

가)

먼저 2018. 7. 1. 전의 체불임금 청구에 관해서 본다.

2018. 7. 1. 원고와 피고 C이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전에는 원고와 위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 관계가 있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는 주식회사 D에 소속되었던 2018. 6. 30.까지의 체불 임금에 관해서도, 피고 C이 직접고용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서 위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뒤에 나.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피고의 직접고용의무 위반 사실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2018. 7. 1. 이후의 체불 임금 청구에 관하여 본다.

원고와 피고 C의 근로계약서는 시업 시간을 07:00으로, 종업 시간을 19:00으로 정하고, 위 시간 중 원고의 휴게시간을 4시간으로 정하고 있다.

이는 통학 버스 운전원으로서 등하교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간헐적으로만 부수 업무를 수행하는 원고의 특수한 근무 형태를 고려하여 원고의 소정근로시간을 8시간으로 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원고의 청구는 원고가 위와 같은 소정근로시간 8시간을 초과하여 매일 10.5시간을 근무하였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나, 주된 업무인 통학버스 운행에 소요되는 시간이 약 4시간이고, 부수적인 업무 수행은 간헐적으로 이루어지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통학버스 운행 시간 외의 시간에 일부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사정 및 2020. 12. 1. 변경근로계약 체결 전에는 근로계약에 원고의 휴게시간의 시작과 종료시간이 명시되지 않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위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러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나.

직접고용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2. 6. 7.부터 2018. 6. 30.까지 파견근로자로서 피고 C의 사업장에 근무하였고, 2018. 7. 1.부터 피고 C에 직접 고용되었다. 원고가 근무를 시작한 2012. 6. 7.부터 2년이 지난 2014. 6. 7.에 피고 C에게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으로 약칭한다)에 따라 원고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한다.

피고 C은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날인 2014. 6. 7.부터 원고를 직접 고용한 날의 전날인 2018. 6. 30.까지의 기간에 관하여 원고에 대한 직접고용의무 위반에 따른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그 손해배상책임 범위는 원고가 위 기간 동안 주식회사 D에서 받았던 임금과 피고 C에게 직접 고용되었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의 차액인 13,181,446원이다.

2)

판단

원고가 주식회사 D에 고용된 기간에 파견법에 따른 파견근로자에 해당하였는지에 관하여 본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해당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해당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해당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93707 판결,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4다211619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과 증거들 및 을나 19, 20, 24 내지 2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및 사실을 종합하면, 원고와 주식회사 D, 피고 C 사이의 법률관계가 파견법이 정한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①

원고의 주된 업무인 통학버스 운전 및 차량 관리는 정해진 노선에 따라 정형화된 업무를 혼자 수행하는 것이다. 피고 C은 정해진 운행노선을 주식회사 D에게 통보하는 외에는 원고가 운행 및 차량관리 업무를 할 때마다 원고에게 직접 작업 지시를 하거나 지휘․명령을 할 필요가 없다.

②

원고는 피고 C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지 않았다. 주식회사 D은 시설, 경비, 기숙사 사감, 식당, 운전 업무에 관한 용역을 피고 C에게 제공하였고, 주식회사 D이 제공하는 위 용역 업무와 동일한 업무를 함께 수행하는 피고 C 소속 근로자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

③

피고 C은 주식회사 D과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설, 경비, 기숙사 사감, 식당, 운전 업무 별로 각 업무에 상시로 투입할 인원을 계약으로 정하는 외에는,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에 관여하지 않았다. 주식회사 D은 독자적으로 원고 등 직원들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였고, 휴가 등 인사관리 및 징계권을 행사하였으며, 경비원, 기숙사 사감의 경우 자체적으로 근무 날자를 결정하는 등 소속 직원의 근무형태를 결정하였다.

④

피고 C과 주식회사 D의 용역계약은 위와 같이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어 있고, 주식회사 D 소속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피고 C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된다.

⑤

주식회사 D은 1990. 11.에 설립되어 피고 C과 2012년 최초 용역계약을 체결할 당시에 20여년의 사업 실적을 보유하고 있었고, 2012년도 매출이 약 124억 원, 2013년도 매출이 약 128억 원에 이르렀으며, 피고 C 외에도 시설관리계약을 하였던 업체가 2014년 기준으로 58개에 이르렀다. 이에 비추어 볼 때, 주식회사 D은 용역계약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 등을 갖추고 있었다.

그렇다면,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파견법이 적용되어 피고 C에게 파견법에 따른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그 손해액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김용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