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사출성형기용 주변기기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3. 11. 1. 피고의 <직책명>으로 채용되어 현재까지 피고 소속 근로자로서 근무하는 사람이다.<각주1>
원고에 대한 2019. 5. 23.자 전보발령 및 구제판정
피고는 2018. 9. 11. 원고를 J영업소 ○○부문 K팀 <직책명>으로 발령하였으나, 원고는 위 인사발령을 거부하였다. 이에 피고는 2018. 9. 14. 원고에게 대기발령을 명하고 K팀 직무교육을 실시한 후 2019. 1. 1. 원고를 본사 K팀 <직책명>으로 발령하였다.
피고는 2019. 5. 23. 원고를 J영업소 ○○부문 K팀 팀원으로 발령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보'라 한다). 원고는 2019. 8. 14. 이 사건 전보에 대하여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보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0. 11. 이 사건 전보를 부당전보로 판정하였다.
원고에 대한 2019. 11. 25.자 해고 및 구제판정
원고는 2019. 9. 5. 피고의 거래처인 G 주식회사의 울산공장에서 기계 설치작업을 하던 중 볼트를 떨어뜨려 아래쪽에서 작업 중이던 L 대표 F의 머리에 상처를 입혔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피고는 2019. 10. 7.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작업 중 본인의 부주의로 타인에게 상해를 입히고 사후조치 및 보고를 태만하게 하여 회사의 명예 및 신용을 실추시키고 유무형의 손해를 발생하게 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해 징계해고를 의결하고, 2019. 11. 21. 원고에게 2019. 11. 25.자 징계해고 처분을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는 2020. 1. 14. 이 사건 해고에 대하여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4. 10. 이 사건 해고를 부당해고로 판정하였다.
피고는 2020. 5. 4. 위 판정문을 송달받고, 2020. 5. 22. 원고에게 2020. 5. 25.자로 원직 복직한다는 복직통지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3호증, 을 1, 14,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및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전보 및 해고는 권고사직을 거부하는 원고를 괴롭히려는 행위로서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32,729,096원[=이 사건 전보로 인한 재산상 손해 17,729,096원(=원룸비용 2,388,860원 + 교통비 3,298,200원 + 이동시간 연장수당 상당 손해 6,154,008원 + 노동위원회 관련 비용 5,888,028원) + 이 사건 전보 및 해고로 인한 정신적 손해 15,000,00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보인사가 법령이 정한 기준과 원칙에 위배되거나 인사권을 다소 부적절하게 행사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그 전보인사가 당연히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는 없고, 사용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한 보복감정 등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음이 명백한 경우 등 전보인사가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그 전보인사는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당해 사용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6다16215 판결의 취지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해고 한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 해고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따라서 해고가 불법행위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위와 같은 요건을 구비하여야 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3. 10. 12. 선고 92다43586 판결, 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6다17355 판결, 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6다33999 판결 참조).
이 사건 전보 및 해고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의 성립 여부
위 인정사실 및 증거들, 을 2 내지 8, 10 내지 13, 15, 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하고 있는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전보 및 해고가 인사재량권의 남용으로서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해당한다거나 아무런 필요성이나 징계사유도 없이 원고에 대한 보복감정 등 다른 의도나 오로지 원고를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⑴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이 사건 전보를 부당전보로 판정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가 위 전보가 있기 전까지 본사에서만 근무하다가 위 전보로 인하여 지방(J)에서 근무하게 됨으로써 원거리 근무로 인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① 이 사건 전보 당시 피고가 경영상 어려움으로 외주 인력이 아닌 자체 인력으로 J영업소 ○○부문 K팀의 인원을 충원할 필요성이 있었던 점(경기지방노동위원회도 위와 같은 인원 충원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인원선택의 합리성이 결여되어 업무상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구제판정을 하였다), ② 원고는 이 사건 전보 전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주변 직원들과 잦은 마찰을 겪었고 업무 성과도 좋지 않았으므로, 피고가 직장질서의 유지, 주변 직원들과의 융화 및 분위기 쇄신이라는 측면에서 위와 같은 문제의 개선을 위하여 원고 업무의 재배치를 시도하여 볼 필요성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③ 원고가 이 사건 전보 이후 기존에 주로 담당하였던 영업관리팀 등의 업무와 유사성이 적은 K팀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지만, 피고는 원고에게 일정 기간 K팀 직무교육을 실시한 후 본사에서 K팀 <직책명>으로 근무하게 하는 등 위 전보 전 K팀 업무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 점(한편 원고는 현재까지도 본사에서 이 사건 전보 전후 수행하였던 K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④ 피고가 이 사건 전보 이후에도 본사에서 지방으로 소속 근로자에 대한 전보인사를 한 사례가 존재하는 점, ⑤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이 사건 전보가 원고에 대한 보복감정 등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부당전보로 판정하지는 않은 점(원고는 부당전보 구제신청 사건에서 권고사직 거부에 대한 보복성 인사로 이 사건 전보가 이루어졌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전보가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해당한다거나 전보의 필요성이 전혀 없음에도 원고에 대한 보복감정 등 다른 의도만을 가지고 이루어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⑵ 경북지방노동위원회가 이 사건 해고를 부당전보로 판정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①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 중 '원고가 부주의로 인해 타인에게 상해를 입힌 점'은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있지만 '사후조치 및 보고를 태만하게 하여 회사의 명예 및 신용을 실추시키고 유무형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점'은 이를 인정할 구체적인 자료가 제시되지 않아 징계사유로 인정하기 어렵고, 다만 위와 같이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는 징계양정이 지나치다는 이유로 위 해고를 부당해고로 판정한 점, ② 경북지방노동위원가 이 사건 해고가 원고에 대한 보복감정 등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부당해고로 판정하지는 않은 점(원고는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에서 명예퇴직 권고 거부에 대한 보복성 인사로 이 사건 해고가 이루어졌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③ H은 이 사건 사고로 순간적으로 기절하였을 뿐만 아니라 약 4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었으므로, '원고가 부주의로 인해 타인에게 상해를 입혔다'는 징계사유의 비위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은 점, ④ H이 이 사건 사고 후 피고에게 보낸 2019. 9. 11.자 징계요청공문(을 12호증)에는 '자신이 이 사건 사고 후 정신을 차리고 나서도 원고가 아무런 구급조치도 취하지 않고 사과도 하지 않았다. 자신이 어떻게 사과를 하지 않느냐고 따지니 원고가 똑같이 하라고 하여 너무 어이가 없었고, 웃고 있는 모습을 보니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는데, 원고가 피고 소속 근로자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사고를 야기하였음에도 위 기재 내용과 같이 대처한 것을 두고 법률전문가들로 구성되지 않은 피고의 인사위원회에서 회사의 명예와 신용을 실추시킨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도 무리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가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해당한다거나 아무런 징계사유도 없이 오로지 원고를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이루어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⑶ 한편 원고는 이 사건 해고와 관련한 인사위원회 개최 공지(을 14호증의 1)에 첨부된 '인사위원회 Time table'이라는 제목의 2019. 9. 18.자 문서의 기재 내용 비추어 이 사건 전보 및 해고가 원고를 괴롭혀 원고로 하여금 사직하게 할 의도로 이루어졌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문서는 주로 원고에 대한 해고가 부당해고 판정을 받게 될 경우 후속 조치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이 있은 후에도 피고가 원직으로 복직한 원고에 대하여 위 문서에 기재된 내용을 실제 행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고, 여기에 위 ⑴, ⑵항에서 본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위와 같은 내용의 문서가 작성된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전보 및 해고가 원고 주장과 같은 의도로 이루어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 및 해고가 피고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까지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남
각주1) 원고는 2013. 11. 11. I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근무를 계속하였으나, 피고가 2019. 7. 1. I 주식회사와 합병하였으므로, 피고와 I 주식회사를 구분하지 않고 합병 전 I 주식회사가 한 행위도 피고가 한 행위로 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