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3. 11. 22. 선고 2022나81230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의 '1. 사실의 인정'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1일 평균 7시간 이상을 운행하였으므로, 실제 근로시간은 적어도 7시간이 되고,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없었음에도, 2010년 단체협약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4.5시간'으로 정하고, 2015년 및 2018년 단체협약을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1일 3시간'으로 단축하였다. 이것은 원고들의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최저임금의 지급을 피하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정한 것일 뿐만 아니라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무효이다. 별지 기재와 같이 최저임금 미달액의 지급을 청구한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E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2010년 단체협약을 통하여 정한 소정근로시간이 무효인지 여부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2010년 단체협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1일 4.5시간, 격일 1근무 9시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거나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목적에서 정해진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근로자가 근로의무를 부담할 것을 약정하고, 사용자가 그 근로의무의 이행에 관하여 임금을 지불하기로 약정한 시간인 소정근로시간은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수당 등을 산정하기 위한 전제가 되는 통상임금의 계산, 최저임금법상 비교대상 임금의 시간급 환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금 제도의 설정의무 존부 결정 등을 위한 도구 개념으로 이용되고 있는 반면, 판례는 근로기준법 제50조가 정한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아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 즉 실근로시간을 말한다고 하고 있어, 소정근로시간과 실근로시간은 개념상 구분되는 것으로, 양자가 양적으로 반드시 일치해야만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유효하다고 할 수는 없다.

②

2010년 무렵 피고 소속 택시근로자들이 피고의 택시를 운행하여 일하면서 승객들로부터 받은 수익을 관리하였고, 이른바 정액사납금제에 따라 택시근로자들이 승객들로부터 받은 운임 중 일정액을 피고에게 지급하고 나머지 수입은 택시근로자들이 갖는 방식으로 일하였다. 택시근로자들의 운행시간 중 사용자인 피고가 그 소속 택시근로자들의 근로 여부나 행태를 실질적으로 지휘 · 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택시 운수업의 특성에 비추어 보면,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이 있고, 노사합의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위에서 본 법리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③

원고들이 2010년 단체협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1일 4.5시간, 격일 1근무9시간)이 형식에 불과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는 주된 근거는 위 소정근로시간과 당시 피고 소속 택시근로자들의 실제 근무시간 사이에 현저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2010년을 전후로 한 피고 소속 택시근로자들의 구체적인 근무시간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부족하다.

④

이 사건 특례조항이 공포된 것은 2007. 12. 27.이고, 피고의 본점 소재지인 용인시에 이 사건 특례조항이 적용된 때는 2010. 7. 1.이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된 이후인 2010. 8. 13. 2010년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4.5시간(격일 1근무 9시간)으로 정하였는데, 이는 그 전 소정근로시간인 격일 1근무 7시간 40분보다 오히려 1시간 20분을 늘린 것으로 보이고, 달리 2010년 단체협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이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목적에서 정해진 것으로 볼 만한 증거가 없다.

3)

2015년 및 2018년 단체협약을 통하여 정한 소정근로시간이 무효인지 여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2015년 및 2018년 단체협약을 통하여 이루어진 소정근로시간(1일 3시간, 격일 1근무 6시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거나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목적에서 정해진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된 후인 2010. 8. 13. 2010년 단체협약을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그 전보다 오히려 연장하여 1일 4.5시간(격일 1근무 9시간)으로 정한 점, 위와 같이 2010년 단체협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그 후 매년 최저시급이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2015년 단체협약을 체결할 때까지 약 5년 간 변경이 없었던 점에다가 앞서 본 택시운수업의 특성, 택시기사의 근무형태, 임금지급방식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가 2015년 단체협약을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종전 1일 4.5시간(격일 1근무 9시간)에서 1일 3시간(격일 1근무 6시간)으로 단축하였다는 사정만으로 2015년 단체협약을 통하여 이루어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곧바로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②

원고들은 2015년 단체협약을 통하여 이루어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면서도, 피고 소속 택시근로자들의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이 별다른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이 단축되었다는 것 외에 그러한 단축이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할 의도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별다른 주장 · 입증을 하지 않고 있다(원고들은 피고 소속 택시근로자들의 실제 근로시간이 1일 7시간 이상이라는 것에 방점을 두고 변론을 하고 있다). 오히려 2015년 단체협약 및 그에 따른 임금협정서(을 제5호증)에 따르면 근무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인 근로자의 경우 피고 소속 택시근로자들에게 지급된 급여 중 최저임금 미달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비교대상임금은 662,416원으로(= 기본급 425,000원 + 승무수당 195,000원 + 근속수당 7,000원 + 상여금 35,416원) 위 금액을 2010년 단체협약에 따른 월 소정근로시간인 117시간(= 격일 1근무 9시간 × 격일제 하에서 월 소정근무일 13일)으로 나눈 금액 5,661원(= 662,416원/117시간, 원 미만 버림)이 2015년 당시 적용되던 최저시급 5,580원을 상회하는바, 2015년 단체협약을 통하여 이루어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에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사납금의 상승을 원치 않는 택시근로자들의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사납금을 상승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는 고정급을 줄이기 위한 의도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판단된다(실제 운행시간이 별다른 변경이 없는 경우 사납금이 줄어들면 택시근로자들이 가져가는 초과운송수입금은 증가하게 된다).

③

2018년 단체협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2015년 단체협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과 동일한 1일 3시간(격일 1근무 6시간)으로서 소정근로시간 단축 자체가 없었다.

④

원고들은 2020년 6월의 디지털운행기록 등에 근거하여 원고들의 실제 근로시간이 1일 7시간 이상이므로, 2015년과 2018년 단체협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형식에 불과하여 무효라는 취지의 주장도 하고 있으나, 피고가 2020년부터 전액관리제를 시행하면서 근무형태를 격일제에서 1일 2교대제로 변경한 점에 비추어 보면, 2020년 6월의 디지털운행기록 등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그 이전에 정액사납금제도 하에 격일제로 근무한 원고들의 실제 근무시간이 7시간 이상이라고 쉽게 추단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택시근로자들의 경우 실제 근무시간과 소정근로시간(1일 3시간, 격일 1근무 6시간)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사정만으로 소정근로시간이 형식에 불과하여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

라.

소결

위와 같이 2010년, 2015년 및 2018년 단체협약을 통하여 이루어진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전부 무효라고 볼 수 없는 이상, 사용자와 근로자가 합의한 소정근로시간이 최저임금 지급의 기준이 되므로, 소정근로시간과 다른 실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최저임금 미달액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유랑(재판장) 김나연 박준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