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책임은 AA 주식회사(이하 ‘AA’이라고 한다)의 현장소장에 불과한 피고인이 아니라, AA의 사장인 Z에게 있으므로, 피고인이 임금 체불에 관한 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8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수사기관 및 원심에서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자백하였다가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면서 사실오인 등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하였다.
그러나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사고로 AA의 공사가 중단되었다가 2021. 6.경 AA과 상의 없이 자신이 이 사건 근로자들을 고용하여 공사를 다시 진행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공사를 다시 진행하게 된 경위와 그 이유(Z로부터 공사완공시 수당 지급을 약속받았고, AA에서 일하면서 Z로부터 7~8천만 원 상당의 금원을 개인적으로 도움받은 사실이 있으며, 입주민들에게 책임지고 공사를 완공하겠다고 말을 한 사실이 있어 공사를 완공하고 싶었다), 피고인이 고용한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무기간, 임금 등 근로조건과 체불임금액 등에 관한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이 상당히 구체적인 점, ②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러 ‘AA의 사장인 Z의 종용에 따라 허위 자백을 하였다’고 주장하나, Z가 피고인에게 허위 자백을 종용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Z는 당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에게 허위 자백을 종용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점, ③ 피고인에게 타인의 범죄사실을 자신의 범죄사실이라고 허위로 자백할 만한 특별한 동기나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의 자백이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112조, 제36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인바, 근로기준법 제15조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기타 근로자에 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사업경영담당자라 함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고, ‘기타 근로자에 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5도8364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설령 피고인이 AA의 공사를 계속 진행하였다거나 그 분양대금을 AA에서 직접 수령하였다고 하더라도,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G, H, I, J을 대표하여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에 임금 체불을 진정한 F은 근로감독관의 조사에서 ‘피고인이 직접 전화를 하셔서 위 현장에서 일해달라고 해서 일하게 되었고, 피고인과 일당 280,000원으로 계산한 임금을 다음 달 5일이나 10일에 받기로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② M, N, P, L, O을 대표하여 임금 체불을 진정한 K도 근로감독관의 조사에서 ‘피고인의 소개로 일하게 되었고, 현장소장인 피고인에게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요청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③ 당시 F을 포함한 일부 근로자들은 AB에 소속되어 있었는데, AA에서는 2021. 7.경 피고인에게 ‘AB 동별 내용 및 금액 정리’를 요청하였던 점, ④ 피고인이 2022. 1.경 D를 비롯한 여러 근로자들에게 체불된 임금의 지급을 약속하는 내용의 각서들을 작성하여준 점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인 AA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에 해당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근로자들의 사용자, 즉 ‘기타 근로자에 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로서 임금 체불에 관한 책임을 부담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고,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조건과 원심판결의 양형이유를 대조하여 보면, 피고인과 검사가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원심의 양형에 고려된 것으로 보이고, 당심에 이르러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양형조건의 변화도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건강상태, 범죄전력 및 그 내용,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의 태도, 죄질, 범행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의 사정을 종합해보면, 원심의 형이 그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 너무 무겁다거나 가볍다고 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차웅(재판장) 신미진 오준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