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3. 12. 21. 선고 2022노6798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F이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근무일 18:00부터 20:00까지 실제 근무하였는지 여부가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나.

피고인은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근로에 대한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고 그 외 근로시간에 대해서는 근로자가 시간외 근로를 하지 않았다고 인식하였는바, 이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

2.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용산구 B건물 C호에 있는 D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의 실경영주로서 상시 근로자 150명을 사용하여 서비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하남시 소재 E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에서 2020. 3. 25.부터 같은 해 12. 31.까지 근무한 F의 2020년 4월 임금 34,36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임금 합계 1,047,98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판단의 요지

원심은, 18시부터 20시까지 휴게시간으로 보장되었음에도 근무자 1인은 18시 이후에 반드시 정문에서 경비 업무를 수행하도록 되어 있어 1일 2시간의 휴게시간을 부여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F에게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임금 합계 1,047,98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함으로써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1)

관련 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6. 5. 27. 선고 2006도735 판결 등 참조).

(2)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F과 D이 작성한 근로계약서에 따르면, F은 2020. 3. 25.부터 2020. 3. 30.까지는 주간(06:00~22:00) 5.5시간, 야간(22:00~익일06:00) 5시간(합계 10.5시간)을, 2020.

4. 1.부터 2020. 12. 31.까지는 주간 5.5시간, 야간 4시간(합계 9.5시간)을 각 휴게시간으로 하기로 D과 약정하였다.

(나)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이 2020. 4. 1. 경비원들에게 공지한 휴게시간은 “1) 08:00~09:00, 2) 11:00~13:30, 3) 18:00~20:00, 4) 22:00~02:00, 5) 02:00~06:00”이고, F이 같은 날 D에 제출한 것으로 보이는 휴게시간 고지확인서에도 주간(06:00~22:00) 휴게시간의 경우 08:00~09:00, 11:00~13:30, 18:00~20:00으로, 야간(22:00~익일06:00) 휴게시간의 경우 22:00~02:00라고 기재되어 있다. 한편, 위 휴게시간 고지확인서에는 “다. 근로자는 휴게시간이 고지 사실과 다를 경우 즉시 보고하여 연장근로에 대한 임금지급 등의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별도의 보고가 없는 경우 취업규칙 제17조 【근무시간 및 휴게시간】에 의거 상기와 같이 휴게를 사용하였음을 인정하며 퇴사 직전 또는 퇴사 후 이를 문제 삼지 않는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며, 위 휴게시간 고지확인서 하단에는 F의 서명이 존재한다.

(다)

F은 2020. 3.경 야간에 1시간씩 초과 근무를 한 사실을 D에 고지하였고 D과 위와 같은 내용이 기재된 “연장, 초과근로시간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이후 D으로부터 위 초과근무에 대한 대가로 38,655원을 추가 지급받았다.

(라)

이 사건 아파트의 경우, 관리사무소장이 경비원이 작성한 경비업무일지를 확인하고 결재하는 방법으로 경비원들의 야간 근무를 점검하였을 뿐이고 경비원들의 야간 근무에 대해서 상시적인 지휘·감독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3)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F이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근무일 18:00부터 20:00까지 추가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점을 피고인이 인식하였다고 보기 어려운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①

앞서 본 인정사실들에 비추어 보면, 약정된 휴게시간에 추가근로를 제공할 경우 이를 D에 고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F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그럼에도 불구하고 F은 D에 휴게시간인 18:00~20:00에 추가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퇴직 이후에도 위와 같은 사실을 피고인에게 알리지 않았다<1>. 또한, F 이외의 다른 경비원들도 D에 휴게시간인 18:00~20:00에 추가 근로를 제공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③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사후적으로 경비원들의 야간근무를 확인할 뿐 상시적으로 지휘·감독을 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경비원이 사전에 약정된 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할 경우 이를 고지하도록 되어 있다는 점에서 F을 포함한 경비원들이 18:00~20:00 사이에 추가근로를 제공한 사실을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알리지 않는 한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경비원들이 당초 약정한 근로계약 및 휴게시간과 달리 휴게시간인 18:00~20:00에 추가근로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인은 수사단계부터 이 법원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이 사건 당시 F이 휴게시간인 18:00~20:00에 추가근로를 한 사실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아파트 관리소장인 H은 2021. 4. 12.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에서 F과 대질조사를 받으면서 “F이 관리사무소 등에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한 적이 없고, 지난 10년 동안 휴게시간과 관련하여 문제된 적이 없다. F이 진정서를 제출한 것을 보고 휴게시간에 근무를 하였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는 과실범이 아니라 고의범으로서 사용자에게 임금지급의무가 있음에도 사용자가 그 지급의무를 불이행하는 것을 인식·용인하는 것이 요구되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에서 있어서 사용자인 피고인이 F에 대한 임금지급의무가 있음을 인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나아가 피고인이 그 지급의무를 불이행하는 것을 인식·용인하였다고 볼만한 증거도 존재하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들의 요지는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다.

2.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들은 위 제2.의 다.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동철(재판장) 조정민 김의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