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제기한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과 반소로 인한 비용은 모두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제1심판결 주문 제1항 중 “피고 B”을 “원고 B”으로 경정한다.
이유
본소, 반소를 함께 보기로 한다.
본소 청구에 대한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중 제2쪽 제13행의 “명목으로”를 삭제하고, 제3쪽 제13행의 “F지부와 사이에” 다음에 “1일 2교대제의 근로형태,”를, 제17행의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앞 부분에 “1일 2교대, 출차와 입차 간격은 오전, 오후 각 12시간 배차하는”를, 제4쪽의 [증거]란에 “갑 제14호증, 당심 증인 H의 일부 증언”을 각 추가하고, 제7쪽 제12행의 다음에 피고가 이 법원에서 강조하거나 추가하는 주장에 대하여 아래에 “2. 추가판단”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하기로 한다.
추가판단
피고는, 택시요금인상으로 인하여 근로시간과 근로형태의 양적·질적 변화가 있었고, 콜서비스, I택시 호출서비스의 이용으로 인한 근로시간 및 근로형태의 변화가 있었으므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 이 사건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을 제4조증의 기재에 의하면, 경기도의 경우 2009년, 2013년, 2019년 각 택시요금이 인상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택시요금 인상으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사납금을 벌기 위한 운행시간이 어느 정도 단축되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경기도의 택시요금 인상 시기와 소정근로시간의 단축시기가 일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기도 택시의 평균주행거리 및 영업시간이 단축된 것보다 피고의 각 변경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이 훨씬 더 단축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자마자 소정근로시간을 2010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6시간 40분에서 3시간 20분으로 급격하게 단축하는 것으로 합의한 점, 피고는 1일 2교대제, 출차와 입차 간격은 오전, 오후 각 12시간 배차방식을 계속 유지해왔으므로 근로형태 및 근로시간 변경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을 제22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콜서비스,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호출서비스 이용으로 인해 택시운전 근로자들의 근무형태의 변경이나 실제 근로시간이 단축되었다고 볼 만큼의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또, 사납금 인상을 최소화하는 대신 소정근로시간을 축소하고 초과운송수입금의 극대화를 원하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입장을 반영하여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이루어졌다거나 2010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이 형식적으로 정한 것에 불과하다고도 주장한다.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자발적인 합의에 의한 것이라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취지를 회피하기 위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유효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의 취지를 잠탈하기 위한 행위 그 자체일 뿐인데도 역으로 이러한 합의를 중시하여 유효하다는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강행법규가 보호하는 이익을 보호의 대상자가 스스로 포기하기로 하였다고 하여 강행법규의 취지와 규범으로서의 효력이 부정될 수는 없는바(위 대법원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이 사건 특례조항에 따라 사납금이 인상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합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합의가 유효하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2010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을 형식적으로 정해둔 것에 불과하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반소 청구에 대한 판단
반소 청구원인의 요지
주위적 반소 청구원인
이 사건 각 변경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라면, 사납금을 인상하지 못한 것 역시 무효이므로, 정상적으로 임금협정이 되었을 경우 피고가 받을 수 있었던 정상적인 사납금과 원고들이 피고에게 지급한 사납금의 차액 중 우선 각 100만 원씩의 지급을 구한다.
예비적 반소 청구원인
이 시간 특례조항이 실시되자 피고는 소정근로시간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그와 유사하게 하되 사납금 인상을 요구하였으나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고정급이 인상되어도 세금 및 4대 보험료가 늘어나 오히려 실질임금이 감소한다며 초과운송수입금에 대해 누리던 세금 및 4대 보험료 탈루관행 내지 사실상 비과세혜택을 유지하고자 사납금 인상을 완강히 거부하거나 정상적인 사납금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사납금 부담이 낮아진 점을 감안하여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해달라며 피고를 압박하였는바, 피고가 이에 응하지 않으면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회사를 그만두게 되므로 가동율 유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원고들이 위와 같이 탈법적인 요구를 하지 아니하였다면 피고는 정상적인 사납금을 받아 종전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최저임금 이상의 고정급을 지급할 수 있었을 것인데, 원고들의 요구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하여 피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으므로 손해배상금으로 우선 각 100만 원씩의 지급을 구한다.
판단
주위적 반소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각 변경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무효이더라도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 사이의 임금협정에서 정한 사납금에 관한 부분까지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주위적 반소 청구는 이유 없다.
민법 제137조는 임의규정으로서 의사자치의 원칙이 지배하는 영역에서 적용된다고 할 것이므로, 법률행위의 일부가 강행법규인 효력규정에 위반되어 무효가 되는 경우 그 부분의 무효가 나머지 부분의 유효․무효에 영향을 미치는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개별 법령이 일부무효의 효력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야 한다(대법원 2004. 6. 11. 선고 2003다1601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 제15조 제1항은 ‘이 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에 따라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들은 민법 제137조에 대한 특칙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각 변경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에 따라 무효이더라도 임금협정의 다른 내용까지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민법 제138조가 무효행위의 전환을 인정하는 근거는 ‘그 무효를 알았더라면 다른 법률행위를 하는 것을 의욕하였으리라는 당사자의 의사’에 있다. 이러한 당사자의 의사는 가정적 효과의사로서, 법원으로서는 그 가정적 의사를 함부로 추단하여 당사자가 의욕하지 아니하는 법률효과를 불합리하게 강요하는 것이 되지 아니하도록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09다50308 판결 참조). 나아가 헌법이 근로자에게 노동3권을 보장하고 있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집단적 노사 관계를 규율하는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과정에서 당사자의 자유로운 교섭을 보장하며, 자신의 의사를 관철할 목적으로 노동조합의 파업 등과 같은 쟁의행위를 통한 집단적 실력행사를 예정하고 있고, 사용자의 대항행위로서 직장폐쇄까지 긍정하고 있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참조).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면, 당사자들의 가정적 의사를 밝혀 계약 관계를 유지하려는 무효행위 전환 이론을 집단적 실력행사까지 가능한 노사 간의 단체협약에 적용하는 데에는 더욱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예비적 반소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당심 증인 H의 일부 증언만으로 피고가 이 사건 각 변경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한 것이 원고들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예비적 반소 청구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본소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고, 이 법원에서 제기된 피고의 반소청구는 전부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기로 하며, 제1심판결 주문 제1항 중 ‘피고 B’은 ‘원고 B’의 오기임이 명백하므로 이를 경정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미리(재판장) 안동철 이차웅
각주1) 피고는 2023. 6. 19. 자 반소장에서 주위적으로는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라면, 정상적으로 임급협정이 체결되었을 경우 인상되었을 사납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한다.’, 예비적으로는 ‘원고들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탈법적으로 요구함으로써 사납금을 인상시키지 못한 것임에도 피고는 본소청구 인용금액에 따른 손해가 발생하였으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구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데, 위 각 주위적, 예비적 반소청구는 모두 이 사건 본소청구가 인용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예비적 반소’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항소심에서 제기된 피고의 반소 청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으나 반소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한편, 피고는 위 반소장에서 각 반소 청구원인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 ‘주위적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예비적 청구를 구한다’라며 ‘예비적 병합’의 취지로 주장하나, 청구의 병합 형태가 선택적 병합인지 예비적 병합인지는 당사자의 의사가 아닌 병합청구의 성질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0다278873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위 주위적 반소청구와 예비적 반소청구는 서로 양립 가능한 청구로서 성질상 선택적 병합 관계에 있다. 다만 성질상 선택적 관계에 있는 두 개의 청구를 당사자가 주위적, 예비적 청구 병합의 형태로 제소함으로써 그 심판의 순위와 범위를 한정하여 청구하는, 이른바 부진정 예비적 병합 청구의 소도 허용되므로(대법원 2022. 11. 17. 선고 2022다220571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주위적 반소청구와 예비적 반소청구를 부진정 예비적 병합으로 보아 피고가 구하는 심판의 순위에 따라 판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