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 주식회사 D는 원고 A에게 11,000,000원, 원고 B, C에게 각 6,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10. 19.부터 2025. 11. 1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피고 주식회사 D에 대한 나머지 청구와 피고 E 주식회사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들과 피고 주식회사 D 사이에 생긴 부분은 각자 부담하고, 원고들과 피고 E 주식회사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망 F(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은 피고 주식회사 D(이하 '피고 D'라고 한다) 소속 근로자로, 화성시 G 소재 공장(이하 '이 사건 공장'이라고 한다)에서 자재조달 및 지게차 운전 업무를 수행하던 사람이다. 피고 D는 전자부품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피고 E 주식회사(이하 '피고 E'이라고 한다)은 이 사건 공장의 소유자이다.
망인은 2022. 10. 19. 11:06경 화성시 G 소재 피고 D 사업장 내에서 머리에 피를 흘리며 앉아 있는 상태로 발견되어 H병원으로 후송되었다가 I병원으로 전원하여 치료 중 2022. 10. 26. 19:38경 머리부위 손상으로 인한 외상성 경막하출혈, 뇌부종 등을 사인으로 사망하였다.
원고 A은 망인의 배우자, 원고 B, C은 망인의 자녀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10, 13 내지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 D에 대한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들의 주장 요지
망인은 2022. 10. 19. 아침에 이 사건 공장에 출근하여 팔레트를 옮기는 등 적재대 옆에서 화물 정리작업을 시작하였는데, 동료 근로자 없이 홀로 업무를 수행하던 중 같은 날 11:06경부터 11:14경 사이에 작업장 바닥 면의 적재대에 있는 철제 턱(이하 '이 사건 철제 턱'이라고 한다)에 걸려 넘어지면서 이 사건 철제 턱에 후두부를 충격하는 사고를 당하였다.
피고 D는 근로자인 망인의 사용자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및 산업안전보건기준에관한규칙에 따른 안전조치의무, 즉 원고에게 중량물 내지 화물을 취급하는 작업을 지시함에 있어서, ① 전도방지조치의무, ② 안전한 통로의 설치·유지의무, ③ 관리감독자에게 화물취급작업 시 유해·위험 방지업무를 수행시킬 의무, ④ 관리감독자에게중량물취급작업 시 작업 전 유해·위험 점검업무를 수행시킬 의무, ⑤ 점검결과 이상이 발견되면 즉시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 ⑥ 중량물취급작업 시 전도위험 예방 대책이 반영된 작업계획서를 작성할 의무, ⑦ 작업지휘자를 지정하여 작업계획서에 따라 근로자에게 작업을 지시할 의무, ⑧ 근로자가 넘어질 위험이 있는 경우 안전발판 등을 설치할 의무가 있었는데, 그와 같은 의무를 위반하였다. 피고 D는 위와 같이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망인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초래하였으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망인 및 망인의 상속인들인 원고들에 대하여 망인의 사망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출입이 빈번한 장소에 약 15cm에 달하는 철제 턱이 놓여 있다면 발이 걸려 넘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피고 D가 망인에게 안전모를 지급하고 착용하게 하였다거나, 철제 턱에 충격 방지 스티커 혹은 경사로를 설치하였다거나, 넘어짐 방지 주의 표지 등을 설치하고 교육하는 등의 간단한 조치를 취하기만 하였더라도, 위 사고는 손쉽게 회피할 수 있었고, 망인이 사망하는 결과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피고 D는 근로계약에 따른 부수적 의무로서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였고, 이로 인하여 위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에게 근로계약에 따른 채무불이행책임으로서 위 사고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피고 D는 이 사건 공장을 직접 점유하는 자로서, 이 사건 공장 건물의 내외 설비로서 공작물인 이 사건 철제 턱의 점유자이다. 이 사건 철제 턱은 이 사건 공장으로 들어가는 통로에 위치한 것으로서 공장 건물과 지면 사이에 일정한 단차를 두어 우천시 빗물이 들어가거나 먼지 등 오염물이 공장 내부로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용도로 설치된 것으로 보이고, 물건을 적재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는바, 망인을 포함한 근로자들은 상시 이 사건 철제 턱을 지나다닐 수밖에 없는 구조였고, 그 과정에서 지면으로부터 15cm의 단차가 있는 공작물에 걸려 넘어질 위험에 노출되었다. 피고 D는 출입구 앞 근로자들의 출입과 이동이 빈번한 장소에 15cm나 되는 날카로운 철제턱이 존재함에도, 안전을 위한 완충재를 부착하거나, 경사로를 마련하거나, 위험을 고 지하는 어떠한 표지도 하지 아니하고 방치한바, 이로 인하여 망인이 사망하는 손해가 발생하였다. 따라서 피고 D는 공작물인 이 사건 철제 턱의 점유자로서 원고들에게 그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로 인하여 발생한 위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따라서 피고 D는 불법행위 내지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내지 공작물책임에 기하여 원고 A에게는 망인 고유의 위자료 상속분 12,000,000원 및 원고 A 고유의 위자료 10,000,000원 합계 22,000,000원, 원고 B, C에게는 망인 고유의 위자료 각 8,000,000원 및 원고 B, C 고유의 위자료 각 6,000,000원 합계 각 14,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망인이 머리부위손상을 입게 된 원인에 대한 판단
민사소송에서 사실의 입증은 추호의 의혹도 있어서는 아니 되는 자연과학적 증명은 아니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 검토하여 어떠한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고, 그 판정은 통상인이라면 의심을 품지 않을 정도일 것을 필요로 하며, 막연한 의심이나 추측을 하는 정도에 이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8다72578,72585 판결, 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8다6755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각 증거들, 을 제1, 2, 3,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망인은 이 사건 당시 피고 D가 관리하는 작업장에 설치되어 있는 이 사건 철제턱에 걸려 넘어져 바닥면 등에 머리를 강하게 부딪히면서 머리부위손상을 입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사망에 이른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망인에 대한 사망진단서에는 사인이 미상으로 기재되어 있다. 또한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사고 상황이 촬영된 CCTV 영상 등이 존재하지 않고, 이 사건 사고를 직접 목격한 목격자도 존재하지 않아, 이 사건 사고 당시의 상황을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아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입은 머리부위손상은 이 사건 공장의 출입구 앞 바닥면에 가로로 설치된 약 15cm 높이의 이 사건 철제 턱에 발이 걸려 바닥면 등으로 넘어지면서 발생하였을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망인은 2022. 10. 19. 11:06경부터 11:14경 사이에 이 사건 공장 마당에 있는 이 사건 적재장의 적대재 옆에서 머리에 피를 흘리며 앉아 있는 상태로 발견된 후약 7일이 경과한 2022. 10. 26.경 사망하였다. 사망진단서상 사인은 '외상성 경막하 출혈, 뇌부종, 뇌간 압박'이고, 부검의는 망인의 사인을 머리부위손상으로 판단하면서, "망인의 의무기록 및 부검소견상 오른관자뼈, 뒤통수뼈 오른쪽, 머리뼈바닥 등에서 골절이 확인되는 것으로 보아 해당 부위에 강한 외력이 작용하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의무기록에서 확인되는 양쪽 이마엽 바닥면, 양쪽 관자엽 앞쪽 등의 뇌멍은 대측충격손상의 가능성이 고려되는바, 부검 및 의무기록을 통해 확인되는 망인의 머리부위 손상은 수사기록에 제기된 추정되는 정황(전도 등으로 머리를 바닥 또는 주위 구조물에 충격하는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상의 형태에 배치되지 않음"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2) 이 사건 철제 턱은 약 15cm 높이로 바닥면을 따라 가로로 길게 설치된 철제 단 형태로, 그 높이나 설치된 위치 및 형상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철제 턱에 발이 걸려 넘어질 경우 크게 고꾸라져 머리를 바닥면 등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고 보인다. 이와 같이 어떠한 장애물에 발이 걸려 바닥면 등에 강하게 고꾸라지지 않는 이상, 단순히 일어선 상태에서 바닥면 등에 넘어지는 것만으로 위 (1)항과 같은 형태의 머리부위손상이 발생되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당시 망인이 발견된 현장에는 이 사건 철제 턱 외에도 카트, 적재물, 종이박스, 버려진 목재 가구 등의 물건들이 있었기는 하나, 현장에 있던 위 물건 등은 대부분 그 높이가 이 사건 철제 턱에 비해 상당히 높고 부피도 커서 전도사고를 유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망인이 응급실로 이송된 직후 망인의 직장동료도 '15cm 가량 되는 단이 하나 있어 그 단에 걸려 넘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술하였는바, 이 사건 당시 망인이 발견된 곳에서 전도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물체가 이 사건 철제 턱이라는 것은 망인과 함께 근무한 다른 근로자가 보기에도 비교적 명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4) 망인은 이 사건 철제 턱 부근에 앉아 있는 상태로 발견되었다. 망인은 발견 당시 얼굴 전체에 피가 많이 묻어 있었고, 머리 뒤통수 부위에도 피가 많이 묻어있었으며, 망인이 발견된 현장의 이 사건 철제 턱 부분과 바닥 부분에 상당한 양의 망인의 혈흔이 묻어 있었다. 이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이 사건 철제 턱이나 그 부근에서 넘어져 머리를 부딪히는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피고 D는 망인이 이 사건 당시 이 사건 철제 턱 근처에 누워있는 모습이 찍힌 블랙박스 영상 캡처 사진 등을 근거로, 망인이 다른 장소에서 불상의 이유로 머리 부분에 상해를 입은 후 이 사건 철제 턱 근처로 와서 바닥에 누워 있다가 다시 몸을 일으켜 이 사건 철제 턱 쪽으로 이동하여 상당시간 피를 흘리며 그 곳에 앉아 있던 중 경비원에게 발견되었고, 이에 따라 이 사건 철제 턱이나 그 부근 바닥에서 혈흔이 발견된 것일 뿐이므로, 이 사건 철제 턱은 망인에게 발생한 머리부위손상의 원인과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망인의 직장동료 J의 진술에 의하면 망인은 위와 같이 피를 흘리며 발견되기 약 2~30분 전인 2020. 10. 19. 10:40경까지도 직장동료와 정상적으로 담배를 피웠다는 것인바, 망인이 넘어진 때와 피를 흘리며 발견된 때까지의 간격은 최대 약 20~30분을 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이 입은 머리부위손상의 정도가 매우 중하여, 병원으로 후송된 직후 반혼수상태에 빠지고 수일 후 사망에 이른 점, 망인을 처음 발견한 경비원 K은 망인이 공장 좌측 출입문 앞에 앉아 있으면서 움직임이 둔해 보였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머리부위에 회복불가능한 외상을 입고 나서 오래 지나지 않은 사이에 피를 흘리며 발견되기 전까지 사이에눕거나 일어서는 등 자세를 변경한 사실이 있더라도 그 행동반경은 망인이 발견된 이 사건 철제 턱 부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정도에 그쳤을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망인이 입은 머리부위손상은 넘어짐으로 인한 외상에 해당하는데, 피고 D의 주장과 같이 망인이 이 사건 철제 턱이 있는 장소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넘어져 중한 머리부위손상을 입었고 이미 그와 같은 머리부위손상이 발생된 이후에 이 사건 철제 턱 부근으로 이동해 와서 앉아 있었을 뿐이라면, 망인의 혈흔이 다른 장소에서도 다량 발견되었어야 할 것인데, 망인이 발견될 당시 혈흔이 있던 곳 외의 다른 장소에서 망인의 혈흔이 발견되었다고 볼 만한 정황은 보이지 않는다.
망인은 이 사건 발생 전인 2017. 10.경 보행자 교통사고 인한 외상성 거미막밑출혈로 치료받은 바 있으나, 2017. 12. 20. 검사 결과 안정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된다. 또한 망인은 이 사건 발생 전에 약 2년간 음주로 인해 발생된 알콜성간염, 알콜성간경변증 등으로 치료받은 사실이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부검의는 내부 실질 장기에서 머리부위손상에 우선하는 사인이 될 만한 질병을 발견하지 못하였다는 의견을 밝혔는바, 망인이 이 사건 당시 위와 같은 기왕증으로 인한 병증으로 넘어지게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망인에게 음주 습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 사건이 발생되기 약 20~30분전에 망인과 담배를 함께 피우고 대화를 나눴다는 동료직원 J의 진술에 비추어 보더라도, 망인이 이 사건 당시 음주로 인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여 넘어져 다치게 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관련 법리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사용자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 행위가 불법행위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1997. 4.25. 선고 96다53086 판결,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등 참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있어 가해자의 불법행위만에 의하여 손해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행위 기타 귀책사유 등이 경합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가해자의 불법행위가 손해 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면 가해자는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참조).
구체적인 판단
앞서 든 각 증거들, 갑 제20, 22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 D는 사용자로서 망인이 이 사건 공장 출입구 앞에 설치된 이 사건 철제 턱 부근에서 적재물을 이동시키는 등의 작업을 함에 있어서 관련 법령이 정한 안전조치를 위반하는 등 망인에 대한 안전배려 내지는 보호의무를 소홀히 하였고, 이로 인하여 망인이 이 사건 철제 턱에 걸려 머리부위외상을 입게 된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D는 원고들에게 불법행위(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용자로서의 부수적 주의의무 위반) 또는 채무불이행(사용자로서의 부수적 주의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인 및 원고들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망인은 이 사건 공장에서 지게차 운전 및 각종 자재 적재, 화물 정리 작업, 팔레트 및 카트 이동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자재 관리 및 지게차 운전 업무의 특성상 이 사건 공장의 출입구 앞을 자주 오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망인은 자재등을 적재하여 손으로 끌거나 밀어서 이동시키는 바퀴가 달려 있는 이동식 대차 내지 운반용 카트를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적재물 이동 작업 등을 수행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이 망인은 작업 과정에서 이동식 대차 등을 이용하여 이 사건 공장 출입구 앞을 자주 오갈 수밖에 없었는데, 이 사건 공장 출입구 앞에는 이 사건 철제턱이 설치되어 있었다. 이 사건 철제 턱은 약 15cm 높이로 바닥면을 따라 가로로 길게 설치된 철제 단 형태로, 그 높이나 설치된 위치 및 형상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동식 대차를 이용하여 적재물을 이동시키다가 이 사건 철제 턱과 바닥면과의 단차로 인해 바닥에 떨어지거나 전도될 위험이 있었고, 이 사건 철제 턱 인근에서 작업을 하다가 이 사건 철제 턱에 발이 걸려 넘어질 경우 고꾸라져 머리를 바닥면 등에 부딪힐 위험도 있었다고 할 것이다. 또한 이 사건 철제 턱은 모서리가 뾰족하고 표면이 거친 형태로서, 사람이 넘어져 그에 부딪히게 되면 다칠 위험이 있었다. 피고 D가 제출한 사진에 의하면 이 사건 철제 턱 일부분에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 사건 공장의 출입구 및 통로의 너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은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었고, 망인은 이 사건 당시 경사로가 설치되지 않은 이 사건 공장의 출입구 앞 통로 부분에서도 적재물 정리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이 사건 사고 현장 사진에 의하면, 이 사건 공장의 출입구 앞 통로에 자재가 많이 쌓여 있는 모습이 확인되고, K은 망인의 업무에 관하여 '공장 출입문 주변에 자재들이 많이 쌓여 있는데 주로 자재들을 정리하고 공장 안에 자재가 필요하면 공장 안으로 공급해주는 일'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등에 비추어 볼 때, 망인이 이동식 대차 등을 이용하여 자재를 옮기거나 이 사건 적재장과 이 사건 공장 내부를 오가는 과정 또는 이 사건 공장의 출입구 앞 통로 부분에서 적재물 정리 작업 등을 하는 과정에서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이 사건 철제 턱 부분에 걸려 넘어지거나 다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고 할 것이다(다만, 후술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철제 턱 일부에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었고 망인 외에는 이 사건 철제 턱에 걸려 넘어진 적이 없었다는 등 피고 D가 주장하는 사정들은 피고 D의 책임을 제한하는 사유로 고려한다).
피고 D는, 이 사건 철제 턱이 차량 및 지게차를 통해 물건의 하역 및 이동을 할 때 차량 및 지게차가 턱을 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근로자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시설물에 해당할 뿐 위험요소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철제 턱이 위와 같은 목적으로 설치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 D로서는 이 사건 철제턱 설치로 인해 보행에 장애가 있는 상황에서 적재물 이동 작업을 하여야 하는 망인에게 발생할 수 있는 생명, 신체, 건강상의 위험 또한 고려하여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였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러나 피고 D가 이 사건 당시 망인에 대하여 이와 관련한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등 위와 같은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한편, 아래와 같이 피고 D는 망인이 적재물의 이동 작업 등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될 수 있는 위험과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법령에 의한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였고[피고 D 내지 그 대표자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으로 기소되거나 처벌받은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피고 D가 산업안전보건법령에 부합하는 안전조치를 이행하였는지 여부는 그와 별개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는 이 사건 사고 발생의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은 "사업주는 굴착, 채석, 하역, 벌목, 운송, 조작, 운반, 해체, 중량물 취급, 그 밖의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사업주에 대하여 근로자가 중량물 취급작업을 할 때 위험 방지를 위한 안전조치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그런데 산업안전보건법 관련 규정에는 중량물의 정의나 기준에 관한 규정이 없다. 위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의 문언이나 입법취지 등을 고려할 때 위 법률 규정의 '중량물 취급작업'이라 함은 근로자가 불량한 작업방법 등으로 작업을 할 경우 근로자에게 위험이 발생하는 작업 중에서 작업 대상인 물건의 무게가 주요 원인이 되어 근로자에게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작업을 의미하고, 따라서 근로자가 특별한 보조수단 없이 자신의 힘으로 그 물건을 손쉽게 취급할 수 있다면 그 물건은 중량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20도1408 판결 및 그 원심 판결인 수원지방법원 2020. 1. 9. 선고 2019노865 판결 참조).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운반하거나 정리 업무를 수행한 자재 등은 망인이 이를 운반하거나 정리하는 작업을 할 때 그 무게와 크기 등으로 인하여 신체에 상당한 부담을 가질 수 있는 물건에 해당한다고 보이고, 이에 따라 망인은 이동식 대차 등의 보조 수단을 사용하여 위와 같은 작업을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위 물건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에서 규정하는 그 취급작업 시 안전조치가 요구되는 중량물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안전보건규칙'이라고 한다) 제38조 제1항 제11호는 '사업주는 중량물 취급작업을 하는 경우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별표 4에 따라 해당 작업, 작업장의 지형·지반 및 지층 상태 등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기록·보존하여야 하며, 조사결과를 고려하여 별표 4의 구분에 따른 사항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별표 4에서는 중량물 취급작업을 위한 작업계획서에 추락위험, 낙하위험, 전도위험, 협착위험, 붕괴위험을 각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2항은 '사업주는 제1항에 따라 작성한 작업계획서의 내용을 해당 근로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안전보건규칙 제39조 제1항에 의하면, 사업주는 안전보건규칙 제38조 제1항 제11호의 작업계획서를 작성한 경우 작업지휘자를 지정하여 작업계획서에 따라 작업을 지휘하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각 규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D는 사업주로서 망인이 자재 등을 운반하는 등 그 취급작업을 할 때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중량물 취급 작업계획서를 작성할 의무가 있었고, 작업지휘자를 지정하여 작업계획서에 따라 작업을 지휘하도록 할 의무가 있었다고 할 것인데, 그와 같은 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안전보건규칙 제35조 제1항에 의하면, 사업주로 하여금 관리감독자에게 당해 현장에서의 유해,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일정한 업무를 수행하게 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그 내용 중 '화물취급작업'에 관하여는 같은 규칙 [별표2]의 13항에서 '작업방법 및 순서를 결정하고 작업을 지휘하는 일' 등을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 D는 사업주로서 망인이 화물취급작업을 함에 있어서 관리감독자로 하여금 작업방법 및 순서를 결정하고 작업을 지휘하는 일 등을 수행하게 하도록 하였어야 할 것인데, 그와 같은 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책임의 제한
앞서 든 각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피고 D는 이 사건 철제 턱 일부에 경사로를 설치해 두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당시 외관상 명백하게 이 사건 철제 턱의 존재가 인식되었을 것으로 보이고, 망인 외의 다른 근로자가 이 사건 철제 턱에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바, 망인으로서는 전도의 위험성을 고려하여 작업하는 등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하고 사고를 방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어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한 잘못이 크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과실이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및 손해의 확대에 기여하였다고 할 것인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형평의 원칙상 피고 D의 책임을 2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위자료
이 사건 사고 발생 경위와 경과, 망인의 연령, 망인의 과실비율, 원고들의 인적관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망인의 위자료를 14,000,000원,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 A의 위자료는 5,000,000원, 원고 B, C의 위자료는 각 2,500,000원으로 인정한다.
원고 A의 상속지분은 3/7, 원고 B, C의 상속지분은 각 2/7이므로, 원고 A에게 지급할 위자료는 망인의 위자료 상속분 6,000,000원, 고유의 위자료 5,000,000원 합계11,000,000원이 되고, 원고 B, C에게 지급할 위자료는 망인의 위자료 상속분 각 4,000,000원, 고유의 위자료 각 2,500,000원 합계 각 6,500,000원이 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 D는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원고 A에게는 11,000,000원, 원고 B, C에게는 각 6,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22. 10. 19.부터 피고 D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11. 1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들의 주위적 청구에는 공작물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가 포함되어 있으나, 그 청구가 인용된다 하더라도 그 인용금액이 위 인용금액을 넘지 아니하므로, 이에 관하여 판단하지 않는다. 또한 원고들은 예비적으로 피고들에 대하여 공동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하나, 위와 같이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를 일부 받아들이는 이상,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 D에 대한 주위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원고들의 피고 D에 대한 나머지 청구와 피고 E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전보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