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5. 7. 16. 선고 2024가합12296 판결

주문

1.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3. 8. 1.자 전직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가.

17,104,541원 및 이에 대하여 2025. 3. 13.부터 2025. 7. 16.까지는 연 6%, 그 다 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나.

2025. 3. 1.부터 원고가 원직에 복귀하는 날까지 월 900,239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의 1/3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26,693,252원 및 이에 대하여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 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2025. 3. 1.부터 원고를 원직에 복귀시킬 때까지 월 900,239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2005. 10. 12. 설립되어 상시 149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 시내버스 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7. 7. 31. 피고에 입사하여 3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친 후 2017. 11. 1.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버스승무직(시내버스 운전기사)으로 업무를 수행하여 온 근로자이다.

2)

피고에는 3개의 노동조합이 있는데 교섭대표노동조합은 D단체 소속 E지부(조합원수 113명)이고, 원고는 기업별 노조인 'F조동조합'(조합원수 10명, 이하 '원고 가입 노동조합'이라 한다)에 가입되어 있다.

나.

교통사고의 발생 등

1)

원고는 2023. 1. 23. 18:40경 피고의 버스(차량번호 1 생략)를 운행하던 중 남원읍사무소 부근 편도 1차로에 주차된 차량을 인지하지 못하여 상대 차량을 충격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교통사고'라 한다)를 일으켰다.

2)

피고는 이 사건 교통사고에 관하여 최초 피해액을 80,457,960원으로 특정하였다가 최종 65,417,253원으로 확정하였다.

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전보 명령 및 1차 정직 징계 처분

1)

피고는 2023. 5. 17. 원고에게 이 사건 교통사고로 80,457,960원의 피해금액이 발생하였다며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에 따라 2023. 5. 26. 오전 10시 피고 회의실에서 인사위원회가 개최됨을 통보하고, 소명 기회를 부여하였다. 원고 가입 노동조합은 2023.5. 18. 피고에게, '원고로부터 인사위원회의 모든 일정을 위임받았다'고 통보하였고, 피고는 '피고와 원고는 개별적 근로관계로서 인사위원회에 관한 사항은 노동조합이 위임받아 행사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하였다. 원고 가입 노동조합은 2023. 5. 25. 피고에게 '노동조합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는 취지로 통보하였다.

2)

피고 인사위원회는 2023. 6. 2. 원고에게 '원고가 2023. 5. 26. 인사위원회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참하여 인사위원회가 진행되지 못하였으나 당사자가 참석하여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한 번 더 주기로 하였다. 2023. 6. 13. 인사위원회를 소집하여 소명기회를 부여할 예정인바, 불참할 경우 소명 기회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알렸다. 3) 피고는 2023. 6. 13. 원고가 불참한 가운데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게 권고사직을 권유하고 당사자가 수용하지 아니할 경우 징계양정에 대하여 재심의한다'고 의결하였다. 피고는 2023. 6. 14. 원고에게 최종 교통사고 처리금액이 65,417,250원임을 통보하면서 인사위원회 징계의결에 따라 2023. 6. 20.까지 권고사직에 관한 수용의사를 서면으로 제출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원고는 권고사직에 대한 수용의사를 밝히지 아니하였다.

4)

피고는 2023. 6. 21. 원고에게 '보직변경에 관한 면담이 있을 예정이니 2023. 6.26.까지 사무실로 필히 방문해 주기 바란다'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고, 원고는 이에 답변하지 않았다. 피고는 2023. 6. 29. 원고 가입 노동조합 위원장에게 '원고에 대한 보직변경에 대하여 원고 및 원고 가입 노동조합 위원장과 면담을 실시한다'고 알렸고, 원고 가입 노동조합 위원장은 2023. 7. 11. 피고와 면담을 진행하여 원고에 대한 보직변경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5)

피고는 2023. 7. 17. 원고의 보직변경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기술지원부(정비부)로 전보 발령할 것을 의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보 명령'이라 한다).

6)

피고는 2023. 7. 19. 원고에게 2023. 8. 1.자로 원고를 기술지원부(정비사 보조 업무 및 대차업무 운전기사)로 전보 발령하는 문서를 발송하였고, 인사발령문을 회사에 게시하였다.

7)

피고 인사위원회는 2023. 8. 21. 원고에게 '2023. 8. 20. 현재까지 권고사직에 대한 수용 또는 불수용의 의사가 명시된 서면에 본인이 직접 서명하여 2023. 8. 31.까지 제출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 2023. 9. 4. 원고에게 '2023. 9. 11. 인사위원회에서 징계양정에 대하여 최종 결정을 할 것이니 참석하여 소명할 것'을 알렸다.

8)

피고 인사위원회는 2023. 9. 11. 원고 및 원고 가입 노동조합 위원장이 불참한 가운데 원고에 대하여 정직 6개월 이상 해고까지의 처분을 요청하는 징계의결 요구서를 작성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2023. 1. 23.자 이 사건 교통사고에 대하여 정직 6개월의 징계(이하 '1차 정직 징계'라 한다)를 한다는 인사위원회 의결 통보서를 송부하였다.

라.

원고의 제주지방노동위원회에 대한 구제명령 신청 결과

원고는 제주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전보 명령과 1차 정직 징계에 대하여 부당전보 및 부당정직 구제명령을 신청하였다. 제주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1. 16. 1차 정직 징계는 그 사유는 인정되나, 징계양정이 과다하여 위법하고, 이 사건 전보 명령은 정당하다고 판정하였다.

마.

피고의 2차 정직 징계 처분

피고 인사위원회는 1차 정직 징계 처분을 취소하고 2023. 12. 26. 원고에게 정직 3개월 16일(2023. 9. 16.부터 2023. 12. 31.까지)의 징계(이하 '이 사건 정직 처분'이라 한다)를 재의결하였고, 피고는 원고에게 위 징계를 통보하였다.

사.

관련 단체 협약 및 피고 인사규정, 취업규칙 등

1)

피고 단체 협약 중 관련 부분은 다음과 같다.

2)

단체협약 중 인사규정 관련 부분은 다음과 같다.

3)

피고 취업규칙 중 관련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 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 번호 호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2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1)

이 사건 정직 처분처분 관련

피고는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하여 3천만 원 이상의 사고금액이 발생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3개월의 정직 징계를 하였는바, 이 사건 정직 처분은 단체협약에서 정한 징계양정보다 무거워 무효이다.

2)

이 사건 전보 명령 관련

근로계약서상 원고의 직종은 '버스 운전직'으로 특정되었음에도 피고는 원고의 동의없이 원고를 정비직으로 전보하였으므로 이 사건 전보 명령은 위법하여 무효이다.

3)

이 사건 정직 처분 및 이 사건 전보 명령으로 인한 미지급 임금 청구

이 사건 정직 처분 및 이 사건 전보 명령은 모두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로 인하여 원고가 피고로부터 받을 수 있었던 임금 26,694,252원[= 부당정직으로 인하여받지 못한 임금 9,588,711원 + 2022. 8. 1.부터 2025. 2. 28.까지 부당전보로 인하여 받지 못한 임금 차액 17,104,541원(= 900,239원 × 19개월)]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 및 원고가 원직에 복귀하는 날까지 월 900,239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이 사건 전보 명령 무효 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 다만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등을 할 수 없는데(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는 해당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처분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측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업무상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처분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지 않으면 전직처분등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고,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는 정당한 이유의 유무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두44162 판결,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0다253744 판결 등 참조). 나아가 근로계약에서 근로 내용이나 근무 장소를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전보나 전직처분을 하려면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참조).

2)

원고의 근로내용이 시내버스 운전업무(버스승무직)으로 특별히 한정되었는지 여부 가) 앞서 든 증거, 갑 제10, 11호증, 을 제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원고의 근로내용을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보직을 변경하는 이 사건 전보 명령을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원고의 동의가 있어야 하나 피고는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전보 명령은 근로자의 동의 없이 근로계약의 본질적인 내용을 변경한 것으로서 부당한 전직처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①

피고의 사원 직종은 관리직, 사무직, 차량정비직, 버스승무직으로 구분되고 2023.11. 8. 기준 피고의 사무직은 5명, 차량정비직 4명, 운전기사는 135명이다. 취업규칙 제9조 제2항 제4호는 채용기준으로 운전사인 사원에 대하여는 자동차 대형면허 소지자, 차량정비 사원의 경우 차량정비에 필요한 자격증을 소지한 자여야 한다고 정한다.

②

원고는 2002. 9.부터 약 20여 년간 버스 기사로 근무하여 왔다. 원고는 2017. 11. 1. 피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취업직종을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명시하였고, 이 사건 전보 명령이 발령되기까지 줄곧 시내버스 운전 업무만을 담당하였다.

③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서 피고 근로자들이 버스승무직 외 차량정비직이나 사무직으로 순환보직을 할 것을 예정하고 있지 않다. 실제로 피고의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던 사람들 중 기술지원부로 보직 변경된 직원은 없다.

④

피고는 2023. 7. 19. 원고에게 이 사건 전보 명령을 통보하면서, 2023. 7. 31.까지전보발령에 대한 근로계약서를 변경하여 작성할 것을 요구하였다. 피고도 버스승무직과 본질적으로 다른 차량정비직의 업무를 부과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내용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거나 원고의 동의를 요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⑤

취업규칙 제6조는 '피고가 사원의 채용, 배차, 전보, 징계를 행하는 등 사원에 대한 인사권을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이를 가리켜 피고에게 원고가 근로계약에 따라 시내버스 운전기사(버스승무직)로서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을 본질적으로 다른 내용으로 변경할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3)

이 사건 전보 명령이 업무상 필요에 따른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

가)

설령 원고의 근로내용이 특정되지 않았거나 원칙적인 동의가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보더라도, 아래와 같이 이 사건 전보 명령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불이익은 중대하다고 보이는 반면, 합리적인 업무상 필요성은 인정되기 어렵다고 보이고 나아가, 피고가 원고에게 불이익한 이 사건 전보 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원고와 협의하거나 그 의견을 들으려는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였다고 보기도 부족하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 명령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

기초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전보 명령에 합리적인 업무상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①

피고 인사위원회의 보직변경 사유, 2023. 7. 17.자 인사(징계)위원회 회의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를 시내버스 운전직에서 정비사 보조 및 대차 업무 기사로 전보한 주된 이유는, '원고가 2021년경 발생시킨 사고 및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하여 회사에 상당한 손해를 끼쳤고, 이 사건 교통사고에 피고의 과실이 90% 이상이므로, 노선 운행기사 업무에서 배제하여야 할 필요성이 요청된다'는 것이다.

②

그러나 피고 인사위원회는 2023. 6. 13. 이미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권고사직을 권유하기로 하는 등 징계 절차를 진행하던 중이었고, 결국 2023. 9. 11. 원고에 대하여 정직 6개월 이상 퇴직의 처분을 요청하는 징계의결을 하여 피고가 이에 따라 정직 6개월의 이 사건 1차 정직 처분을 내린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정직 처분만으로도 원고를 일정 기간 동안 시내버스 운전직에서 배제하려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원고가 차량정비에 필요한 자격증을 소지하지 아니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원고는 2024. 2. 7. 중앙지방노동위원회 심문에서, '2023. 8. 1. 기술지원부(정비부)로 전보 발령된 이후 주로 정비 보조 업무만을 수행하였다. 냉각수 보충 및 오일 체크 등 간단한 정비 업무만 할 줄 안다. 이 사건 전보 명령 후 6개월 동안 승객 없는 차량의 대차 운행을 12번 정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뚜렷한 정비 능력을 갖추지 못한 원고를 정비사 보조 및 대차 업무 기사로 보직을 변경함으로써 업무능률의 증진을 이루었다고 보기 어렵고, 실제 보직변경 사유 및 인사(징계)위원회 회의록 내용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전보 명령을 하면서 업무능률 증진을 고려하였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달리 이 사건 전보 명령이 피고 주장처럼 효율적인 인력 운영을 위한 측면이 있음을 알 수 있는 구체적인 증거는 찾기 어렵다.

④

피고는, 원고에 대한 전보 명령의 사유로 특정노조 대표자를 비방하는 협박성 발언이 있었다는 민원이 제기된 사정을 적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2023. 11. 16. 제주지방노동위원회 심문과정에서 '동료 근로자 비방 부분은 민원 제기자 주장에 대하여 원고에 대한 조사 등 추가적인 사실관계 파악을 하지 않았다. 징계사유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원고에게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는바, 실제 위 사유가 이 사건 전보 명령의 사유를 구성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동료 간 불화나 갈등이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발견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전보 명령이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⑤

피고는, 버스 노선이 줄어들어 승무원 인력을 감축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었고, 이 사건 전보 명령 전 기술정비 및 대차업무 인원이 결원 상태였으므로 원고를 기술지원부로 전보하여야 할 업무상의 필요성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은 이 사건 전보 명령의 사유에 포함되어 있지 않고, 실제 인사위원회에서 논의되지도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이를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를 찾기 어렵다.

다)

설령, 이 사건 전보 명령에 업무상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그 업무상 필요에 비하여 원고가 이 사건 전보 명령으로 인하여 겪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현저하게 크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원고는 이 사건 전보 명령으로 인하여 시내버스 운전기사에서 정비사 보조 및 대차업무 기사로 그 직위가 변경되었고, 그에 따라 월 임금이 100만 원 정도 감소(월 임금의 1/4 정도 감액)되었는바, 그 생활상의 불이익을 작게 볼 수 없다.

②

원고는 이 사건 전보 명령 직후인 2023. 8. 25. 정신과의원에 방문하여 중증도 우울에피소드, 심한 스트레스에 대한 기타 반응 등의 진단을 받고 2024. 12.까지 정기적으로 상담 및 약물치료를 받아왔다. 원고는 이 사건 전보 명령으로 인하여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아온 것으로 보인다.

③

원고의 생활상의 불이익에는 직급의 변화, 임금의 변동, 근무지의 변동 등 신분상·경제상의 불이익뿐만 아니라 변경된 근로의 종류와 내용, 업무의 지속성 여부, 전문성과 경력 발휘의 기회 등 업무상·직무상의 불이익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는 피고에 시내버스 운전기사로서 입사하여 버스승무직으로서만 근무하여 왔던 점, 원고의 경력과 피고 입사 경위에 비추어 보면, 원고로서는 자신이 시내버스 운전기사로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적합한 직무에 종사하리라고 기대할 수 있고, 그 기대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한 점, 원고는 이 사건 전보 명령에 의하여 근무 경험도 없고, 그 동안의 경력과도 구분되는 별개의 직역에 부수적·보조적 역할로 근무하게 된 점, 피고는 이 사건 전보 명령이 일시적인 것이며 보직변경에 대한 추가조치사항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하였으나 원고는 이 사건 전보 명령 이후 약 2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도 여전히 버스승무직으로 복귀하지 못하였고, 별다른 인사상 추가조치가 이루어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수행하는 업무의 종류와 내용이 본질적으로 변경됨으로써 원고가 입은 불이익이 중대하다고 볼 수 있다.

라)

나아가 ① 원고가 권고사직에 대한 수용의사를 서면으로 제출하지 아니하자, 피고는 그 다음날 곧바로 원고에게 보직변경에 관한 면담에 참여할 것을 고지한 점, ② 피고는 원고 가입 노동조합 위원장과 1차례 면담을 진행하였을 뿐이고, 이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에게 보직변경의 구체적인 사유와 내용을 사전에 고지하고 원고측의 동의를 구하는 등으로 협의를 위한 실질적인 절차를 거쳤다고 보기에는 부족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 측과의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4)

소결론

이 사건 전보 명령은 합리적인 근거와 정당한 이유를 결여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확인의 이익도 인정된다.

나.

이 사건 정직 처분이 무효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근로자에 대한 징계의 정당성이나 징계사유의 존재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에게 있다(대법원 1995. 2. 14. 선고 94누5069 판결 등 참조).

2)

기초사실,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하여 최종적으로 피고에게 65,417,253원(= 상대방 공제 처리금액 5,577,000원+ 원고가 운행한 피고 소유의 (차량번호 1 생략) 버스 수리금액 59,840,253원)의 대물피해가 발생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단체협약 인사규정표 제2조 벌점부과기준 및 징계수위중 제2호'고의 또는 과실로 인사 및 대물 피해액이 3,000만 원 이상'인 경우에 해당하여 인사위원회 징계절차 회부 사유가 된다. 따라서 이 사건 정직 처분에 관한 징계사유는 인정되고, 그에 따른 징계 양정이 단체협약에서 정한 징계양정보다 무겁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에 관하여는 다른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교통사고의 피해액에 관한 피고 제출 견적서(을 제4호증의 3, 4), 전자세금계산서에 기재된 수리비 액수는 믿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피고의 2023. 5. 17.자 인사위원회 통보서에는 수리비가 74,880,960원으로 기재되어 있고, 그와 부합하는 견적서(갑 제4호증의 3)가 교부된 사실, 피고가 제주지방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체신청절차에서 수리비용이59,840,253원으로 기재된 견적서(을 제4호증의 4)를 제출하였고, 최종적으로 이 사건 교통사고 차량의 수리비를 59,840,253원으로 확정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② 피고는 위 최초 견적서 금액이 과다하여 공업사와 협의를 통하여 감액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그와 같은 과정에 따라 견적서가 감액되어 다시 작성된 것이 특별히 이례적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점, ③ 이 사건 교통사고 차량은 수리 당시 이미 단종되어 부품의 수급이 원활하지 아니하였고, 폐차된 동종 차량의 부품을 떼어다가 수리하여야 하였으므로 견적서상 부품비 항목은 0원인 반면, 공임비가 전부를 차지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고, 그에 따라 피고 주장처럼 수리비를 조정할 여지도 상당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차량이 수리가 완료된 시점으로 보이는 2023. 3. 7.로부터 2개월 뒤에 세금계산서가 발행된 사정이 있기는 하나, 이 사건 교통사고 차량의 수리비가 상당한 고액이고, 피고가 실제 5월이 되어서야 수리비를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면세금계산서의 발행이 뒤늦게 이루어진 점을 수긍할 수 있는 점, ⑤ 위 견적서의 발행처인 H와 피고는 상시적 거래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와 같은 사정과 원고가 근거로 드는 녹취록(갑 제16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위 수리비에 피고의 다른 차량의 수비리 등의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를 찾을 수 없는 점, ⑥ 오히려 H 대표와 원고의 통화녹취록(갑 제6호증), 이 사건 교통사고 차량 수리 당시 사진(을 제44호증)에 의하면, 이 사건 교통사고 당시 피고가 운행하였던 차량의 전면부 우측 부분 유리창, 차체, 범퍼 부분이 완전히 파손되었고, 차량 부품의 조달 등의 문제로 위 차량의 수리에 한 달 정도가 걸린 것으로 보여 그에 따른 비용도 작게 보기는 어려운 점, ⑦ 그 외 이 사건 교통사고 차량에 관한 견적서의 구체적인 항목이 과다하게 산정되었다고 평가할 만한 뚜렷한 사정을 찾을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교통사고 차량의 수리비는 피고가 최종적으로 확정한 59,840,253원으로 봄이 타당하고,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과 그 제출 증거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임금 차액 청구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정직 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임금 차액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정직 처분에 관한 징계 사유가 인정되고, 그에 따른 징계 양정이 단체협약에서 정한 징계양정보다 무겁다고 보기 어려운 점은 앞서 판단한 바와 같다. 따라서 이 사건 정직 처분은 유효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결국 받아들일 수 없다.

2)

이 사건 전보 명령의 무효에 따른 임금 차액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전보 명령이 무효인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시내버스 운전기사로서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피고로부터 받을 수 있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가 이 사건 전보 명령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피고가 원고를 복직시키는 날까지 지급의무가 발생할 임금 부분을 미리 청구할 필요도 있다.

나)

을 제38, 3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22. 8. 1.부터 2023. 7. 31.까지 수령한 월평균 급여는 4,096,476원인 사실, 원고는 이 사건 전보 명령으로 인하여 기술지원부에서 일하면서 월 평균 3,196,237원을 지급받았으며, 그 차액은 900,239원인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2023. 8. 1.부터 2025.2. 28.까지 미지급 임금 차액 17,104,541원(= 월 900,239원 × 19 개월)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 다음날인 2025. 3. 13.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7. 16.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2025. 3. 1.부터 원고가 원직으로 복귀하는 날까지는 월 900,239원의 비율로 계한 돈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맹준영(재판장) 한지숙 윤상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