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20. 9. 1.부터 2024. 4. 14.까지 D단체의 사무국장으로 근무하였다. 피고 B단체는 피고 본회 산하 시·도회 중 하나이다.
피고 B단체는 원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2024. 4. 11.자 보직대기발령(이하 '이 사건 보직대기발령'이라 한다) 및 2024. 7. 26.자 보직발령(이하 '이 사건 보직발령'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보직발령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E단체에 출근하지 않자, 피고는 2024. 8. 21. 원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해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임처분'이라 하고, 이 사건 보직대기발령, 보직발령과 합하여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피고 본회의 인사복무규정은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의 요지
원고는 직위해제를 당한 사실이 없어 인사복무규정 제21조의2 제1항 제1호에 해당하지 않고, 2024. 4. 11.을 기준으로 D단체의 직제가 변경된 사실도 없을 뿐 아니라, D단체 사무국장이라는 직책이 없어진 것도 아니며, 새로운 사무국장이 발령된 것도 아닌바 제2호의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보직대기발령은 그 사유가 부존재하고,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아도 무효이다.
이 사건 보직발령은 전보명령의 필요성이 전혀 없는 점, 원고로서는 급여 감소, 출퇴근의 어려움, 업무량 증가, 새로운 근무환경에의 적응 등 생활상 불이익을 입게 되는 점, 원고와의 실질적 협의도 거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반하고 원고가 근로자로서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권리남용으로서 무효이다.
이 사건 보직발령이 무효인 이상 원고로서는 E단체에 출근할 이유가 없었으므로, 이 사건 해임처분도 무효이다.
따라서 주위적 피고인 피고 B단체는 법인격을 가진 원고의 사용자이므로, 원고는 주위적으로 원고가 D단체 사무국장의 지위에 있음을 확인받고자 하고, 예비적으로 이 사건 각 처분에 대한 무효확인을 구하며, 이와 함께 피고 B단체의 인사권 남용으로 인해 원고가 받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1,000만 원의 지급을 구한다.
주위적 피고인 피고 B단체가 피고 본회의 산하기관으로서 법인격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경우에는 예비적 피고인 피고 본회가 원고의 사용자이므로, 원고는 주위적으로 원고가 D단체 사무국장의 지위에 있음을 확인받고자 하고, 예비적으로 이 사건 각 처분에 대한 무효확인을 구하며, 이와 함께 피고 본회의 인사권 남용으로 인해 원고가 받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1,000만 원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 B단체의 법인격 및 원고의 사용자 여부
관련 법리
법인의 산하단체로서 법인의 업무상 지도감독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규약에 근거하여 의사결정기관과 집행기관 등의 조직을 갖추고 있고, 기관의 의결이나 업무집행방법이 다수결의 원칙에 의하여 행하여지며, 구성원의 가입·탈퇴 등으로 인한 변경에 관계 없이 단체 그 자체가 존속된다면, 그 산하단체는 법인과는 별개의 독립된 비법인 사단이라고 볼 수 있으며, 사단의 실질을 구비한 이상 그 조직과 활동을 규율하는 규범이 상부 단체인 법인의 것이라 하여 사단성을 상실하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7다797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각 증거, 을가 제1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 B단체는 C단체법과 정관에 따라 피고 본회의 승인을 받아 광역시 및 도의 관할구역 내에 설치된 시·도회인 점, ② 피고 B단체는 회장, 부회장, 사무처장 등으로 구성된 총회와 이사회를 갖고 있고, 회장, 부회장, 사무처장, 이사, 감사 등이 임원으로서 사업을 집행하는 점, ③ 피고 B단체의 회장과 부회장은 피고 B단체의 관할구역 안에 거주하거나 위 회에 소속한 회원 중에서 피고 B단체의 총회를 통해 선임되는 점, ④ 피고 B단체의 총회와 이사회는 다수결의 원칙에 의하여 업무집행을 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점, ⑤ 피고 본회의 인사복무규정에 의하면, 피고 B단체의 회장은 소속 직원의 보직, 전보를 결정할 수 있고, 직원의 보수, 봉급, 수당 등을 결정할 수 있는 점, ⑥ 피고 B단체의 재정은 회비, 보조금 등으로 충당되고, 독립채산제를 채택한 점에 의하면, 피고 B단체가 피고 본회의 정관과 인사복무규정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전국단체인 피고 본회와는 별개로 일정한 목적 하에 조직적인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서 비법인 사단의 실질을 갖추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는 시·군·구회인 D단체의 사무국장이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들의 정관에는 시·도회장이 시·군·구회 사무국장에 대한 인사권을 가지며, 실제 시·도회장인 피고 B단체장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각 처분을 하였으므로, 원고의 사용자는 법인격을 가진 피고 B단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피고 B단체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보직대기발령에 관하여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직위해제는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중인 경우,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하므로 과거의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다(대법원 1996. 10. 29. 선고 95누15926 판결, 2005. 11. 25. 선고 2003두8210 판결 등 참조).
또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서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 불가결하므로,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며,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두8011 판결, 2005. 2. 18. 선고 2003다6302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5호증, 을가 제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D단체 사무국장으로서 D단체 회장 선거 당시 전임 회장의 위장 전입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전임 회장의 당선무효 및 주민등록법 위반 소송에까지 이르게 되었던 점, ② 원고는 위와 같은 전임 회장의 행위에 대해 D단체 또는 피고 B단체에 대한 보고 등 내부절차 없이 형사고발 등 외부적 문제해결을 통해 피고 B단체의 명예를 실추시킨 측면이 있는 점, ③ 이로 인해 원고는 D단체 임원들과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가 보직대기 상태에서 임금의 80%만 지급받기는 하였으나 이는 인사복무규정 제68조에 근거한 것으로 통상 감내해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에 의하면, 이 사건 보직대기발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보직대기발령을 무효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보직명령에 관하여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두11566 판결).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7. 7. 22. 선고 97다18165, 18172 등 참조). 그리고 사용자가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D단체의 직장질서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 인화 등을 위해 원고를 D단체 사무국장으로 복귀시키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는 E단체 사무국장으로 발령받아 기존과 동일한 직급이 유지된 점, ③ 원고가 주장하는 E단체로의 통근 거리·시간의 증가, 급여 감소, 업무량 증가, 근무환경의 악화 등이 사실이라고 볼 증거가 없고, 그 정도가 통상 감내해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④ 피고가 이 사건 보직발령에 앞서 원고와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인사위원회 의결을 거쳤던 점 등에 의하면, 이 사건 보직명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생활상 불이익이 사회적 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크다고 볼 수 없으며, 절차상 하자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이 사건 보직명령을 무효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해임처분에 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보직대기발령, 보직발령을 무효라고 보기 어려운 이상 원고는 위 발령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보직발령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이 사건 보직발령에 따른 E단체 부임을 거부하는 것에 대해, 피고가 인사복무규정에 따라 '계속하여 5일간 혹은 연간 20일 이상의 무단결근'을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임처분을 한 것을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소결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처분을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각 처분이 피고 B단체의 인사권 남용으로서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D단체 사무국장 지위 확인, 이 사건 각 처분의 무효 확인, 위자료 청구는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 본회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사용자는 피고 B단체이므로, 원고의 피고 본회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창민(재판장) 김경하 소민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