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5. 6. 18. 선고 2024가합25223 판결

주문

1.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1. 8. 11.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52,8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12. 12.부터 다 갚는 날까지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관계

피고는 골재선별 파쇄업, 토사석 채취 및 골재생산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20. 3. 9.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포크레인을 이용하여 돌산의 경사면에서 골재채취를 하는 업무(사면정리 업무)를 수행하였다.

나.

원고의 업무상 재해 발생

1)

원고는 2021. 8. 10. 피고 회사 공사현장에서 오전 작업을 하던 중 현장관리자의119 신고에 의하여 C병원에 후송되었고, 같은 날 상세불명의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원고는 2021. 8. 10.부터 2021. 9. 18.까지 뇌경색(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 치료를 위하여 병원에 입원하였다.

2)

근로복지공단은 원고에게 이 사건 상병으로 인한 보험급여로 요양기간 2021. 8.10.부터 2022. 9. 9.까지 396일(= 입원 40일 + 통원 356일)에 대하여 합계 70,495,290원(= 휴업급여 41,738,490원 + 요양급여 4,905,070원 + 장해급여 23,851,730원)을 지급하였다.

다.

원고에 대한 퇴직처리 및 원고의 퇴직급여 수령

1)

피고는 원고가 입원한 다음날인 2021. 8. 11. 원고에 대하여 퇴직처리를 마쳤다.2) 피고는 2021. 9. 16. D은행 퇴직연금사업부에 원고에 대한 퇴직급여 지급을 접수하면서 지급사유를 '자발적퇴직(중도)', 지급예정일을 2021. 9. 23.로 기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피고는 2021. 8. 11. 업무상 재해인 이 사건 상병으로 요양 중인 원고를 정당한 사유없이 해고하였고, 해고 당시 서면으로 해고사유 및 해고시기를 통지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의 2021. 8. 11.자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제2항 제27조 제1항, 제2항에 따라 무효이고,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여전히 근로관계가 존속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중 원고가 일부청구로 구하는 이 사건 상병으로 인한 휴업일 다음날부터 12개월분 임금 52,800,000원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피고는 원고가 사직의사를 밝힘에 따라 2021. 8. 11.자로 원고를 퇴직 처리한 것이다. 원고가 주장하는 해고는 존재하지 않는다.

2)

피고는 퇴직금을 수령하면서 아무런 이의를 유보하지 않았고, 조건도 제기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원고가 3년이 지난 후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3.

판단

가.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1)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는지 여부

가)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 해고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노무 수령 거부 경위와 방법, 노무 수령 거부에 대하여 근로자가 보인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가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확정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두57695 판결 등 참조).

나)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 을 제7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피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자발적으로 사직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증거들이 제출되지 않은 점, ②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상병일인 2021. 8. 10. 피고 대표이사 E에게 '더 이상 일을 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사직의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위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는 사실을 뒷받침할만한 객관적인 증거는 제출되지 않은 점, ③ 설령 원고가 그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취지는 당시 뇌경색을 진단받고 실어증 증세까지 보였던 원고의 건강상태로서는 곧바로 정상적인 업무 복귀를 하기 어렵다는 사정을 알리는 것으로 보일 뿐, 피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겠다는 확정적 의사의 표시로 보기는 어려운 점, ④ 그 외 원고가 '수원에서 농사나 짓고 살겠다'는 취지로 말한 바가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장래 업무에 복귀하여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⑤ 원고가 2024. 9. 2. 근로복지공단에 피고를 상대로 진정을 제기하기도 한 점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하였다고 볼 수 있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이 사건 해고의 효력

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해고를 제한하고 있다. 이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재해로 인하여 노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기간과 노동력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그 후의 30일간은 근로자를 실직의 위협으로부터 절대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같은 규정의 내용과 입법목적에 비추어 보면, 요양을 위하여 필요한 휴업에는 정상적인 노동력을 상실하여 출근을 전혀 할 수 없는 경우뿐만 아니라, 노동력을 일부 상실하여 정상적인 노동력으로 근로를 제공하기 곤란한 상태에서 치료 등 요양을 계속하면서 부분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부분휴업도 포함된다. 이 경우 요양을 위하여 휴업이 필요한지는 해고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업무상 부상 등의 정도, 치료 과정 및 치료 방법, 업무의 내용과 강도, 근로자의 용태 등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09다63205 판결,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8두43958 판결 등 참조).

나)

근로복지공단이 원고의 요양기간을 2021. 8. 10.부터 2022. 9. 9.까지로 인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는 2021. 8. 10. 뇌경색 등을 진단받고 2021. 9. 17.까지 40일 동안은 입원치료를, 그 이후로 2022. 9. 9.까지는 계속하여 외래진료를 받았는바, 원고에게는 뇌경색의 치료 등 요양을 위하여 휴업을 할 객관적인 필요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상 해고가 제한되는 휴업기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법하다.

3)

피고의 신의칙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사용자로부터 해고된 근로자가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 아무런 이의의 유보나 조건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그로부터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소를 제기하는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그렇지만 근로자가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이를 다투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거나 그 외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상황 아래에서 퇴직금을 수령하는 등 반대의 사정이 있음이 엿보이는 때에는, 명시적인 이의를 유보함이 없이 퇴직금을 수령한 경우라고 하여도 일률적으로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4. 9. 4. 선고 2014다210074 판결 등 참조).

나)

원고가 2021. 9. 23.경 퇴직금을 수령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21. 11. 26. 피고 직원 F에게 질병 등으로 인한 퇴사 확인서를 송부하여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한 사실이 인정되며, 원고가 그로부터 3년이 지난 후인 2024. 11. 29.에야 비로소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하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에게 명시적인 퇴직의사를 밝힌 사실이 없는 점, ② 원고는 2021. 8. 10.부터 2022. 9. 9.까지 업무상 질병으로 치료를 받는 요양상태에 있었던 점, ③ 원고는 급여에만 의존하는 근로자로서 업무상 질병으로 1년 1개월 동안 요양 및 휴업함으로써 장기간 소득이 단절되었을 것으로 보이고, 이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은 어렵지 않게 예상되는 점, ④ 공무상 질병으로 인한 요양과 그로 인한 노동 수입의 단절이 장기화된바, 원고가 퇴직금을 수령하지 않을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므로, 단지 퇴직금을 수령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피고와의 근로관계를 단절하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명시적인 이의를 유보하지 아니하고 퇴직금을 수령하거나, 피고 직원에게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한 사실만으로 이 사건 해고를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거나 이에 승복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피고로서도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의 결과를 더 이상 다투지 아니할 것이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가 이 사건 소로써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실효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소결론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을 위반하여 무효이고, 해고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이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한 유효 적절한 수단이 되는 이상 확인의 이익도 인정된다(원고의 위 주장을 인정하는 이상, 이 사건 해고에 대한 다른 무효 사유 주장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다).

나.

임금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였으나 그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인 경우에 근로자는 그 부당해고기간 동안에 정상적으로 일을 계속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모두 지급받을 수 있다. 해고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무를 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해고가 무효인 이상 그동안 사용자와의 근로관계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고,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무를 하지 못한 것은 근로자를 부당하게 해고한 사용자에게 책임있는 사유로 인한 것이기 때문이다(대법원 1981. 12. 22. 선고 81다626 판결, 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1다95519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갑 제6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원고의 임금은 매월 440만 원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명시적 일부 청구로 구하는 원고의 휴업기간 말일의 다음날인 2022. 8. 10.부터 2023. 9. 10.까지의 12개월분 임금 52,800,000원(= 1개월분 임금 4,400,000원 × 12개월)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날인 2024. 12. 1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맹준영(재판장) 한지숙 윤상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