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1. A]
피고인 A를 징역 6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2. B]
피고인 B을 징역 6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3. C]
피고인 C를 금고 4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4. 주식회사 D]
피고인 주식회사 D를 벌금 4,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 5 E 주식회사]
피고인 E 주식회사를 벌금 4,000,000원에 처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4고단6869
판결선고
2025. 7. 18.
범죄사실
피고인 주식회사 D는 건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수원시 F에 있는「G 근생 및 공동주택(아파트) 신축공사」를 주식회사 H로부터 도급받은 시공자이고, 피고인 E 주식회사는 위 공사 중 토목공사 부분을 주식회사 D로부터 공사금액 5억 6,100만 원에 하도급받아 시공하고 있는 사업주이다.
피고인 A는 주식회사 D의 현장소장 겸 안전보건 총괄책임자이고, 피고인 B은 E 주식회사의 현장소장 겸 안전보건 총괄책임자이며, 피고인 C는 E 주식회사에 고용되어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차수 작업에 종사하였던 천공기 기사이고, 피해자 I(남, 70세)은 E 주식회사에 일용직으로 고용되어 피고인 C의 차수 작업을 보조하였던 근로자이다.
피고인 A, B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업무상과실치사 및 피고인 C의 업무상과실치사
피고인 A는 2023. 7. 14.경 위 신축공사 현장에서 흙막이 공사 단계 중 굴착 장소로 유입되는 지하수를 차단하기 위해 시설물을 설치하는 차수 작업을 계획한 후 피고인 B에게 차수 작업을 지시하여 2023. 7. 26.경 천공기가 공사 현장에 반입되게 하였고, 피고인 B은 2023. 7. 29.경 15:40경 공사 현장 좌측 코너 구간에서 피고인 C에게 천공기를 이용하여 차수 장소 천공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였다.
천공기는 차량계 건설기계로서 공사 현장에서 이를 운전할 경우 근로자가 차량계 건설기계에 접촉되어 부딪칠 위험이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1) 작업을 지시, 관리, 감독하고 현장의 안전을 책임지는 피고인 B에게는 ①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차량계 건설기계의 종류 및 성능, 차량계 건설기계의 운행경로, 차량계 건설기계에 의한 작업방법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하며, ② 기계의 운전을 시작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면 근로자 배치 및 교육, 작업방법, 방호장치 등 필요한 사항을 미리 확인하고, 일정한 신호방법과 해당 근로자에게 신호할 사람을 정하여, 신호방법에 따라 근로자에게 신호하도록 하여야 하며, ③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하여 작업 시 운전 중인 해당 차량계 건설기계에 접촉되어 근로자가 부딪칠 위험이 있는 경우 근로자를 출입시켜서는 아니되는 등 불량한 작업방법 등에 의한 위험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조치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고, (2) 도급인인 주식회사 D의 현장소장인 피고인 A에게는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자신의 근로자와 관계수급인 근로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조치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으며, (3) 천공기 운전 기사인 피고인 C에게는 작업 보조자인 피해자가 기계 주변에 위치해 있을 수 있으므로 천공기 상부 몸체를 회전시키는 과정에서 사전에 회전반경에 사람이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는 등 신중하게 장비를 운전 및 조작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이를 게을리 한 채, (1) 피고인 B은 차수 작업을 위해 천공기를 이용하여 천공 작업을 진행하면서 사전에 아무런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고, 천공기 운전 작업 전에 신호수를 배치하지도 않았으며, 천공기 작업 중 근로자의 출입을 통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 C로 하여금 만연히 천공 작업을 하게 하였고, (2) 피고인 A는 피고인 B에게 차수 작업을 지시함으로써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천공기가 반입되어 공사 현장 코너에서 천공 작업이 진행될 것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사전 작업계획서 작성이나 신호수 배치, 출입 통제 등 안전조치를 하거나 수급인의 안전조치를 점검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 B을 통하여 이 사건 천공 작업이 진행되도록 하였으며, (3) 피고인 C는 천공기 운전·조작 당시 주변을 살피지 않은 채 천공기를 그대로 회전시켜 때마침 천공기 뒤에서 천공기 아웃트리거와 지면 사이에 천공기 약액 주입 호스가 깔리지 않도록 정리하고 있었던 피해자의 배 부위가 천공기 아웃트리거와 지면 사이에 끼이게 함으로써, 피해자로 하여금 같은 날 16:11경 수원시 영통구 J에 있는 K 병원에서 배 부위 손상(허리뼈 골절, 창자 간막 및 혈관 파열, 혈액 복막)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업무상 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함과 동시에 피고인 A, B은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D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피고인은 그 업무에 관하여 피고인의 직원인 A가 제1항 기재와 같이 그 사업장에서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근로자인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E 주식회사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피고인은 그 업무에 관하여 피고인의 직원인 B이 제1항 기재와 같이 그 사업장에서 불량한 작업방법 등에 의한 위험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근로자인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 B, C의 법정진술 및 피고인 A의 일부 법정진술
L, M, N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현장 및 검시 사진, 감정서, 감정의뢰 회보, 현장사진, 각 도면, 위험성 평가자료, 메모, 재해조사 의견서
부검감정서, 시체검안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A :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67조 제1항, 제63조(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피고인 B :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2항(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피고인 C :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피고인 주식회사 D :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호, 제167조 제1항, 제63조(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피고인 E 주식회사 :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호,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2항(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상상적 경합
피고인 A, B :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피고인 A, B : 징역형 선택
피고인 C : 금고형 선택
집행유예
피고인 A, B, C : 형법 제62조 제1항
피고인 A 및 그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
피고인 A(이하 본 판단 부분에서 ‘피고인’이라고만 한다. 다른 피고인은 이름만 기재)에게 사고발생과 관련된 주의의무 위반이나 예견가능성이 없었고, 피고인의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도 없었다.
판단
피고인의 주장 취지는, 당시 피고인이 휴가를 떠나면서 주말인 토요일에는 작업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하였는데 B, C 등이 보고 없이 사고일인 2023. 7. 29. 토요일에 작업을 하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형사책임을 지울만한 주의의무 위반이나 예견가능성, 사고와의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살피건대, 피고인이 휴가를 떠나면서 O회사 관리이사인 N에게 토요일에 작업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 취지는 주말에 공사를 하게 되면 민원이 많았기 때문이지 토요일에 공사를 하는 경우 작업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사고 역시 범죄사실에 기재된 안전조치가 미흡하였기 때문에 발생하였던 것이지 공사가 토요일에 진행되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1> 한편, 피고인이 위와 같이 사고일에 휴가를 떠났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휴가를 가기 전 이미 차수 공사를 위해 천공기 등이 반입된다는 점을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O회사 관리이사인 N에게 인수인계를 하면서 N의 현장 경험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사고발생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지 않았으며(N은 공사 현장 경험이 많이 없어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여야 하는지, 신호수나 유도자를 배치해야 하는지 등에 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상태였다. 피고인은 N에게 ‘신호수를 배치하라’는 이야기를 하였다고 주장하지만, N은 ‘그에 대한 특별한 기억은 없고, 기계가 위험하다고 한 부분은 있지만 피고인이 특별히 강조하거나 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2>), 사고 이전 공사를 하면서도 작업계획서를 작성해 오지 않는 등 지속적으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바 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이 사건 작업 당시 사전에 작업계획서가 작성되지 않거나 신호수 배치, 출입 통제 등의 안전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진행되게 되었고, 그로 인해 피해자가 사고를 당하여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주의의무위반 및 피해자의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들의 안전조치의무 위반 등의 과실로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가 발생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들의 죄책이 가볍지 않으나, 피고인 A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 A에게는 별다른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피고인 B, C의 경우도 벌금형을 넘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유족과 원만하게 합의하여 그들도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하고 있지 않은 점, 그 밖에 이 사건 범행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가정환경 등 제반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하되, 피고인 A, B, C에 대해서는 그 형의 집행을 유예하기로 한다.
판사 장재용
각주1) 한편, B과 C의 진술에 따르면, 공사 현장에서 일요일을 제외한 토요일에도 작업을 하는 경우가 있고, 당시 비도 많이 왔고 공기도 늦어진 면이 있어서 토요일인 사고일에 공사를 하였다는 것이므로, 현장책임자 중 한 사람인 피고인으로서도 토요일에 공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전혀 예견할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볼 수는 없다.
각주2) N이 작성한 메모(증거목록 순번 38번)에도 안전조치와 관련이 있는 내용은 그다지 찾아보기 어렵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