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사기의 점과 관련하여, 피고인에게 사기의 고의가 없었다.
구체적으로 피고인에게 사기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는 다음과 같은 사정이 있다.
피해자 B에 대한 2020. 9. 24.경 범행
피고인은 광주시 F 전원주택 신축공사의 건축주와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피해자 B와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피해자 B와 하도급계약을 체결할 당시 위 공사 진행이 불가능할 경우 피해자 B가 다른 현장의 공사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특약사항을 부가하였으며, 실제 위 공사 진행이 불가능해져서 서울 강북구 BF에서 건물 신축공사를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피해자 B에 대한 2020. 11. 11.경 범행
피고인은 시행사로부터 들었던 내용대로 PF 대출이 이미 진행되어 공사비가 확보되어 있다고 피해자 B에게 말한 것이다. 충주시 H 근생·주택 신축공사는 시행사와 토지 소유자 사이 갈등으로 진행되지 못하였던 것일 뿐이다. 피해자 B로부터 차용한 5,000만 원을 설계비, 감리비 등의 명목으로 시행사의 요구에 따라 전부 지출하였다.
안산시 I에 있는 'J' 철거 공사 관련 각 범행
피고인은 위 철거 공사 진행 중 예상치 못한 폐기물이 대량 발견되어 발주자에게 이를 설명하고 추가 공사비를 받기로 하였으나, 발주자로부터 추가 공사비를 받지 못하여 피해자들에게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
광명시 M 인테리어 공사 관련 각 범행
피고인은 자신의 구속으로 인해 발주처로부터 잔금을 지급받지 못하여 피해자들에게 자재비 및 노무비를 지급하지 못한 것이고, 피해자들에게 공사 진행 중 자재비를 지급하기도 하는 등 중간 정산을 한 바 있으며, 당시 다른 현장 공사대금 채권을 보유하는 등 지급의사와 충분한 능력이 있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3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 판단
관련 법리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 제1호가 필요적 국선변호인 선정사유 중 하나로 정하고 있는 '피고인이 구속된 때'라고 함은 피고인이 해당 형사사건에서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경우에 한정된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이 별건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집행되거나 다른 형사사건에서 유죄판결이 확정되어 그 판결의 집행으로 구금 상태에 있는 경우 또한 포괄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4. 5. 23. 선고 2021도635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한편 형사소송법 제282조에 규정된 필요적 변호사건에 해당하는 사건에서 제1심의 공판절차가 변호인 없이 이루어져 피고인신문과 증거조사 등 심리가 이루어졌다면, 그와 같은 위법한 공판절차에서 이루어진 피고인신문과 증거조사 등 일체의 소송행위는 모두 무효이므로, 이러한 경우 항소심으로서는 변호인이 있는 상태에서 소송행위를 새로이 한 후 위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항소심에서의 진술 및 증거조사 등 심리결과에 기하여 다시 판결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4. 25. 선고 94도2347 판결, 2002. 9. 24. 선고 2002도2544 판결 등 참조).
판단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원심 공판 진행 당시인 2023. 11. 30. 별건으로 구속되어 구금되었고 2024. 1.경 국선변호인이 선정되었으나 2024. 4.경 사선변호인을 선임함에 따라 위 국선변호인 선정이 취소된 사실, 원심은 2024. 5. 23. 제5회 및 2024. 7. 15. 제6회 공판기일에 피고인의 사선변호인이 출석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피고인만 출석한 상태에서 공판절차를 진행하여 판결을 선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형사소송법 제282조, 제33조 제1항 제1호에 정하여진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피고인의 사선변호인이 출석하지 않거나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지 않은 채 개정된 원심 제5, 6회 각 공판기일에 이루어진 소송행위(증거결정, 증거조사 등)는 모두 무효이다. 따라서 이 법원은 변호인이 있는 상태에서 필요한 소송행위를<1> 한 다음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새로운 심리 결과에 따라 다시 판결을 하여야 하므로,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살펴본다.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피해자 B에 대한 사기 범행에 관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통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 B에게서 돈을 빌리더라도 피해자 B에게 광주시 F 전원주택 신축공사 및 충주시 H 근생·주택 신축공사를 일괄 하도급 주거나 위 빌린 돈을 피해자에게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원심판결에 피고인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2020. 9. 24.자 범행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피고인이 항소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설령 피해자 B로 하여금 다른 공사현장에서 공사를 할 수 있도록 해주었더라도, 피고인의 기망행위와 기망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이 피해자 B에게 광주시 F 전원주택 신축공사 발주자라고 한 AA(주식회사 BG)는 피고인과 도급계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피고인이 공사계약서를 작성해주면 며칠 내로 1~2억 원을 빌려올 수 있다고 하여 작성하여 준 것인데, 피고인이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계약서를 회수하여야 했으나 미처 그러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2>
그런데 피고인은 피해자 B에게 '건축주가 착공하고자 하는 토지에 문제(압류)가 생겨 공사가 지연된 것이며 곧 해결될 것이다'라는 취지로 말하였다.<3> 그러나 착공하려는 토지(광주시 BH)에는 2020. 9.경 압류 등 문제가 없었다.<4>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2020. 9. 24. 피해자 B로부터 차용한 2,000만 원 중 1,500만 원은 발주자인 AA에게 주었고, 나머지 500만 원은 업무추진비로 사용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실제로는 1,000만 원은 딸 BI에게, 200만 원은 처 BJ에게, 100만 원은 BK에게, 500만 원은 BL에게 각 이체하는 등 피고인의 피해자 B로부터 차용한 금원의 사용처에 관하여도 허위로 진술하였다.<5>
2020. 11. 11.경 범행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피고인도 피해자 B로부터 2020. 11. 11.경 5,000만 원을 받을 당시 PF 대출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임을 알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피고인은 피해자 B에게 PF 대출도 이루어져 공사비도 확보된 공사라고 거짓말하면서 일괄하도급 해주겠다면서 5,000만 원을 빌려달라고 요구하였다.
㈜AD로부터 충주시 H 근생·주택 신축공사를 수주한 시공사 AB AC은 수사
기관에 '피고인과 공사계약을 체결하기 전 건축주 ㈜AD와 BM조합 사이에 PF 대출 협의 중이었으나, 2020. 9.경 PF 대출 브로커로부터 공사가 어느 정도 진행된 다음에야 대출이 가능하다고 전달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6>
피고인과 AB 사이에 2020. 11. 4. 체결된 공사계약 조건에는 '만약 PF가 안 될 경우 주식회사 E(피고인)이 종합건설사를 선정하여 PF를 할 수 있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은 2021. 1.경 피해자 B에게 '발주처에서 공사비를 증액해주기로 하여 계약금을 상향 조정해 주겠다'라고 하며 피해자 B와 사이의 하도급계약의 계약금액을70억 원에서 77억 원으로 증액해주었다.<7> 그런데 AB AC은 수사기관에 '당시 발주처에서 공사비를 증액해 주겠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다.<8>
피고인은 피해자 B로부터 차용한 5,000만 원을 시행사[(주)AD, 대표이사 BN] 요구에 따라 설계비, 감리비 등으로 모두 지출했다고 주장했으나, 시행사 측에 전달하기 위해 BO에게 송금한 3,0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2,000만 원은 피고인의 신용카드대금, 피고인의 사무실 가구 구입대금으로 지출하는 등 피고인 주장도 일부 사실과 달랐다.<9>
안산시 I에 있는 'J' 철거 공사 관련 범행에 관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통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안산시 I에 있는 'J' 철거 공사 현장에서 발주자로부터 공사대금을 받더라도 피해자들에게 제때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사실
을 인정할 수 있다.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원심판결에 피고인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피고인에게 위 철거 공사를 맡긴 AF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작업을 하는데 비용이 더 필요하다는 등의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고,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대금을 주지 않았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10>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회사 사정이 녹록치 못해 다른 공사 현장에서 순수익이남으면 피해자들에 대한 미지급 대금을 지급하려고 했다'고 진술하였다가 '해당 공사현장에서 토목공사까지 하게 될 경우 8억 원의 수익이 예상되므로 공사를 계속 진행했다면 피해자들에 대한 대금을 지급할 수 있었고, 토목공사는 봄에 진행하려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는 등 피해자들에 대한 미지급 대금 지급에 관한 뚜렷한 계획 및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11>
한편 AF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에게 위 현장에 관한 토목공사와 건축공사를맡긴다고 한 사실이 없는데, 피고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하고 다닌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12>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위 토목공사는 2022년 봄에 진행될 예정이었으므로 피해자들에게 대금을 지급하기로 한 기한(피해자들이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후 1개월 후인 2021. 11.경이나 2021. 12.경)까지 토목공사 대금 등을 받아 피해자들에게 철거 공사대금을 지급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피고인과 위 AF 사이에 2021. 12. 19. 작성한 이행확약서에 따르면, 위 철거 공사와 관련한 미지급금 및 장
비대금은 피고인이 책임지고 정리하기로 하였다.<13>
광명시 M 인테리어 공사 관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통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광명시 M 인테리어 공사 현장에서 발주자로부터 공사대금을 받더라도 피해자들에게 제때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원심판결에 피고인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피고인은 앞서 2020년 피해자 B에 대한 각 사기 범행, 2021년 안산시 I에 있는 J 철거 공사 관련 각 범행 내용처럼 다수의 피해자들에게 수천만 원 씩 변제하지 못하고, 다수의 공사현장 근로자들에게 임금도 체불하여 근로감독관의 연락을 수차례 받았으며, 결국 형사고소까지 되어 수사기관의 출석요구를 받는 상황에서 위와 같이 이미 발생한 채무 변제조차 하지 못한 채 2022. 2.경부터 2022. 4.경까지 M 인테리어 공사를 각 피해자들에게 의뢰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작업을 끝내주면 대출 받아서라도 대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하였다는데,<14> 2021년 하반기 무렵부터 2022년 상반기 무렵까지 기간에 이미 국세청과 고용노동부 등에 2억 7,000만 원 내지 3억 3,000만 원 상당을 체납한 상태였고,2021. 1. 기준 및 2022. 4. 기준 신용등급이 최하위인 10등급(신용점수 각 350점)이었다.<15>
결론
원심판결은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