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6. 5. 21. 선고 2025가합11600 판결

해고무효확인

주문

1.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5. 5. 10. 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83,530원 및 2025. 5. 1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25일에 월 2,589,4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용인시 수지구 C아파트 관리동에 위치한 D어린이집(이하 '이 사건 어린이집'이라 한다)의 원장이다.

나.

원고는 2022. 6. 23.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근무하여 왔다.

다.

원고는 2025. 5. 9. 퇴직예정일을 '2025. 5. 9.'로, 면담자 의견란에 자필로 '개인 사정으로 인하여 상담 후 면직을 결정함'이라고 기재한 사직서(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라.

피고는 2025. 5. 10. 이 사건 사직서를 수리하고, 2025. 5. 25.경 원고에게 2025년 5월분 급여 751,760원을 지급하였다.

마.

2025. 3. 1.부터 원고의 월 급여액은 2,589,400원이고, 지급기일은 매월 25일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7, 8호증, 을 제1,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

원고는 사직의 의사가 없었음에도 피고의 사직 종용 및 사직서 제출 지시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는바, 피고가 이 사건 사직서를 수리한 행위는 실질적으로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 으로서 정당한 이유 없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5. 5. 10. 자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한다.

나아가 피고는 원고에게 2025년 5월분 임금으로 751,760원을 지급하였는바, 2025년 5월분 미지급 임금 1,837,640원(= 월 급여액 2,589,400원 - 751,76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부당해고기간의 임금으로 2025. 5. 1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2,589,4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매월 25일에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는 자발적으로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여 사직한 것일 뿐 피고의 강요나 종용으로 사직한 것이 아니므로, 피고가 이 사건 사직서를 수리한 행위는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3.

판단

가.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사직서 수리 및 퇴직 처리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하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 이때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사용자 측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서를 제출하지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앞서 든 증거, 갑 제4,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 제2, 6,7, 12, 14, 15호증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원고는 2025. 4. 17. 이 사건 어린이집 1세반에서 한 아동이 들고 있던 식판을 선생님 쪽으로 밀쳐서 음식이 주변으로 튀자 "너! 야!", "그거 하지 마! 밥 먹지 마!","어디 지금!", "앉아! 앉아!", "이렇게 하면 못 먹어, 진짜!"라고 소리를 질렀다.

②

위와 같은 상황을 녹음한 파일을 전달받은 1세반 다른 아동의 학부모 F는 2025. 5. 9. 오후 5시경 피고를 찾아가 해당 파일을 들려주면서 원고가 보육교사로서 자질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므로 원고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③ 위 학부모 면담 이후 같은 날 오후 7시경 피고는 원고와 같은 반 보육교사인 증인 E 및 G, H를 불러 교사 회의(이하 '이 사건 회의'라 한다)를 소집하였다. 피고는 위 회의에서 '학부모가 담임 선생님을 보기가 너무 어려울 것 같다고 한다. 이 부분 해결을 요청하고 있다. 나는 이 엄마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다', '원고의 행위는 아동학대에 해당한다. 경찰에 아동학대로 신고한다는데 어떻게 할 거냐'는 취지로 말하였다. 이에 G, H는 '저희도 이 엄마 이야기를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원고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라고 말하였다.

④

이 사건 회의 종료 후 약 20분 뒤 피고는 1세반 교실에서 대기하고 있던 원고를 따로 불러 미리 준비한 사직서 양식을 제시하였다. 원고는 위 사직서에 퇴직사유로 '개인사정으로 인한 퇴사'란을 체크하고, '면담자 의견'란에 '개인 사정으로 상담 후 면직을 결정함'이라고 기재한 뒤 서명 후 피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⑤

원고는 2025. 5. 11. 피고에게 '제가 금요일에 제출한 사직서는 철회해 주세요. 현재 원에서 발생된 이 상황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때까지 처리를 보류해 주시기 바랍니다. (중략) 저는 제 의지로 사직한 것이 아닌 이건 사실상 원장님의 강요에 따른 해고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원장님은 해고에 있어서 객관적이며 구체적인 해고 사유를 제시하셔야 합니다'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⑥

원고는 2025. 5. 14. 피고에게 '이 사건 사직서 제출은 피고의 강박으로 인한 의사표시였으므로 이를 취소한다. 또한 원고의 진의가 아니었다는 점에서도 무효이다'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다.

(2)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회의 당시 2025. 4. 17. 상황에 관한 CCTV 영상 열람 등의 객관적인 사실 확인 절차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원고에게 아동학대 여부에 관한 소명의 기회도 부여되지 않은 것 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는 아동을 학대한 보육교사로 지목된 상태에서, 어린이집의 원장인 피고와 다른 보육교사들이 '원고를 더 보기 어려울 것 같다는 학부모의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자 강한 퇴사의 압박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사직서 작성 당시 원고는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되는 등의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한 점, ④ 이 사건 사직서 양식은 피고가 원고에게 먼저 제공한 것으로, '본인은 상기와 같은 내용으로 퇴직하고자 하오니 허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는 점, ⑤ 이 사건 회의 이전까지 원고가 자발적으로 이 사건 어린이집을 그만두려 한 정황이나 사정을 전혀 찾을 수 없는 점, ⑥ 원고가 이 사건 사직서 제출 이틀 후인 2025. 5. 11. 일요일부터 피고에게 사직 철회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한 점, ⑦ 원고와 같은 반에서 근무하였던 증인 E는 '원고가 피고의 강압에 의하여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갑 제3호증)를 작성한 이후부터 피고로부터 퇴사를 종용받았으며, 증인 또한 피고로부터 사직서 양식을 제시받아 피고가 불러주는 대로 사직서를 작성·제출한 후 퇴직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원래 자발적인 사직의 의사가 없었음에도 피고로부터 퇴사의 압박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였다고 판단되므로, 이는 실질적으로 피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2)

이 사건 해고의 효력

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정당한 이유라 함은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존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것을 말하며(대법원 1994. 1. 11. 선고 93다49192 판결 등 참조),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은 사용자가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8. 14. 선고 91다29811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나)

피고가 이 사건 해고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여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에 관하여도 아무런 주장·증명이 없는바,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7조를 위반한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피고가 이 사건 해고의 존재 여부에 관하여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도 인정된다.

나.

임금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무효인 경우, 근로자는 근로계약관계가 유효하게 존속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근로제공을 하지 못한 셈이므로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그 기간 중에 근로를 제공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반대급부인 임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94. 10. 25. 선고 94다25889 판결 등 참조).

2)

피고의 임금지급의무

가)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가 2025. 5. 10. 이후 피고에게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계속 근무하였다면 피고로부터 받을 수 있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가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지급의무가 발생할 임금 부분을 미리 청구할 필요도 있다.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해고 무렵 원고에게 매월 25일 월 급여로 2,589,400원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 다음 날인 2025.5. 11.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매월 25일에 월 2,589,4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원고는 또한 2025년 5월분 미지급 임금으로 월 급여액 2,589,400원에서 기지급 임금 751,760원을 공제한 나머지 1,837,640원(= 2,589,400원 - 751,760원)의 지급을 구한다.

원고의 2025. 5. 1.부터 2025. 5. 10.까지의 임금은 835,290원(= 2,589,400원 ×10/31일,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이라고 할 것인데, 피고가 이 사건 해고 당시 2025년 5월분 임금으로 원고에게 지급한 금액은 751,760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25.5. 1.부터 2025. 5. 10.까지의 임금 차액 83,530원(= 835,290원 - 751,76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나머지 2025. 5. 11.부터 2025. 5. 31.까지의 임금 1,754,110원(= 2,589,400원 × 21/31일) 부분은 위 가)항의 청구 범위와 중복되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창민(재판장) 소민욱 김리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