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확정일로부터 3년간 위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B
피고인을 금고 10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금고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C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 및 벌금 3,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이 판결확정일로부터 3년간 위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D, E 주식회사
피고인 주식회사 D를 벌금 50,000,000원에, 피고인 E 주식회사를 벌금 50,000,000원에 각 처한다.
사건정보
울산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4고단3501
판결선고
2016. 9. 23.
울산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전제사실]
피고인 A은 주식회사 D의 대표이사로서 주식회사 D가 E 주식회사로부터 도급받은 물탱크 제작공사(계약물품명 : PR-MFB120 FIRE WATER TANK)를 실질적으로 총괄관리하는 사람이고, 피고인 B은 주식회사 D의 현장 기술팀장이고, 피고인 C은 E 주식회사가이 J 주식회사로부터 발주받이 폴리실리콘 생산공장 신축 공사(계약명 : J W-1 Project) 현장의 현장소장으로 소속 근로자뿐만 아니라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작업을 할 때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업무를 총괄관리하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 겸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이고, 피고인 주식회사 D는 철강제조립가공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피고인 E 주식회사는 토건, 포장 및 조경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피고인 E 주식회사는 2012. 3.경부터 울산 남구 K에서 J 주식회사로부터 발주받은 폴리실리콘 생산공장 신축공사를 진행하다가 2012. 11. 16.경 공장 신축공사 중 소방용 물탱크 제작 부분을 피고인 주식회사 D에 도급을 주었다.
[범죄사실]
피고인 A, B, C
피고인 A은 2013. 4. 18.경부터 울산 남구 K에 있는 J 주식회사 내에서 소속 근로자들로 하여금 물탱크 제작공사를 하도록 하였고, 위 작업현장의 현장소장으로 신규 입사한 주식회사 D 소속 근로자 L은 볼트 조립 방식의 물탱크 제작 경험이 없어 다른 작업 현장에서 볼트 조립 방식의 물탱크 제작 경험이 있었던 피고인 B을 작업현장에 투입시켜 위 L과 함께 현장에서 채용한 일용직 근로자들을 지시하도록 하였다.
당시 주식회사 D가 E 주식회사에 제출한 설계도면 중 일부가 볼트의 재질, 수량, 볼트체결 간격 등의 미적시로 인해 조건부 승인되어 있어 E 주식회사의 설계팀에서 주식회사 D에 설계도면에 대한 보완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경우 D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을 총괄·관리하는 지위에 있고, 물탱크의 설계 및 제작시방서를 직접 작성하였던 피고인 A에게는 구축물 또는 이와 유사한 시설물이 자중, 적재하중, 적설, 풍압, 지진이나 진동 및 충격 등에 의해 붕괴·전도·도괴·폭발하는 등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건설공사 시방서에 따라 시공하였는지 확인하여 사고를 미리 방지하여야 할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조치의무 및 현장에서 자신이 설계한 대로 적절한 부품을 사용하도록 지시·감독하여 사고를 미리 막아야 할 업무상의 주의의무가 있었고, 주식회사 D의 기술팀장이자 위 공사현장에서 볼트 등의 부품 관리를 담당하며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볼트를 나누어주며 조립을 지시하였던 피고인 B에게는 건설공사 시방서의 내용에 따른 적절한 부품을 근로자들에게 제공하면서 조립하도록 하여 사고를 미리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의 주의의무가 있었으며, E 주식회사의 현장소장으로서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을 총괄·관리하는 피고인 C에게는 구축물 또는 이와 유사한 시설물이 자중, 적재하중, 적설, 풍압, 지진이나 진동 및 충격 등에 의해 붕괴·전도·도괴·폭발하는 등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위 D 주식회사의 공사가 설계도서 및 건설공사 시방서에 따라 시공되고 있는지 확인하여 사고를 미리 방지하여야 할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조치의무 및 설계도면에 대한 보완이 모두 이루어져 설계도면이 최종 승인이 되는 것을 확인하여 물탱크 제작 공사를 진행하여야 할 업무상의 주의의무가 있었다.
위 제작공사의 건설공사 시방서(Fabrication Procedure)에는 "탱크 겹치기 이음 부분에는 12mm 볼트를 사용하고, 볼트는 AWWA D103 또는 발주자 추천 규격인 H10.9T의 최소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볼트를 사용한다[Bolts used in tank lap joints shall be M12 rolled thread, and shall meet the minimum requirements of AWWA D103 or Vendor recommand(H10.9T)]", "볼트 재질은 최소 인장강도 1,000Mpa의 강도를 가져야 한다(Bolt Material - Tensile Streagth - 1,000Mpa Min.)", "모든 겹치기 이음용 볼트는 볼트의 나사부가 탱크 판넬 사이의 전단면에 노출되지 않도록 적절히 선택한다(All lap joint bolts shall be properly selected such that threaded portions of the bolts will not be exposed to the 'shear plane' between tank sheets)"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이와 같이 위 물탱크 제작공사에는 인장강도 1,000Mpa 이상인 고장력볼트가 사용되어야 함에도, 피고인 A은 2013. 5. 23.경 및 2013. 6. 17.경 2회에 걸쳐 L 및 피고인 B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에 있던 인장강도 500Mpa 이하인 일반볼트를 사용하기 위해 일반볼트 체결용 너트 각 2,000개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고는 일반볼트 체결용 너트 4,000개를 위 공사현장에 배송시켜 사용하도록 하고, 건설공사 시방서의 내용대로 시공이 이루어지는지 확인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1>.
피고인 C은 조건부 승인된 설계도면에 대한 보완조치가 이루어져 설계도면이 최종 승인이 되었는지 확인하지 아니하고, 건설공사 시방서의 내용대로 시공이 이루어지는지 확인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위와 같이 규격 미달의 볼트 및 너트가 물탱크 제작에 사용되도록 하였다.
피고인 B은 2013. 5. 23.경 및 2013. 6. 17.경 2회에 걸쳐 위와 같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 있던 일부 볼트의 나사산 형태가 볼트 몸통 전체에 있어 위 공사현장에서 사용해야 하는 고장력 볼트와 전혀 다름에도 불구하고 각 공사단계에서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전혀 확인하지 아니하고 위 L을 통해 4,000개의 일반볼트 체결용 너트를 주문하도록 피고인 A에게 요청하여 배송받은 후 현장 근로자들에게 물탱크 판넬 조립에 사용하도록 하였다.
2013. 7. 26. 17:25경 E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 M, N, 주식회사 D 소속 근로자인 L, O, P, Q, R이 조립이 완성된 물탱크 본체에 물을 채워 누수를 확인하는 '충수작업'을 하였고, 물탱크 내에 물이 거의 다 채워졌을 무렵 물탱크 아래쪽 판넬에 체결한 일반 볼트 일부가 수압을 견디지 못하여 파단되어 물탱크 내부에 있는 약 1,300톤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고, 물탱크 본체가 쓰러져 위 근로자들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결국 피고인 A, B, C은 공모하여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별지 일람표 제1번부터 제3번까지의 기재와 같이 피해자 M 등 3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별지 일람표 제4번부터 제15번까지의 기재와 같이 충수작업을 하던 피해자 N 및 물탱크 부근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하던 S 주식회사 소속 피해자 T 등 12명에게 상해를 입게 하고, 이와 동시에 피고인 A은 붕괴에 의한 위험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소속 근로자인 L, O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피고인 C은 붕괴에 의한 위험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소속 근로자인 M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C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 중 건설업의 사업주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2개월에 1회 이상 도급인인 사업주, 수급인인 사업주, 도급인 및 수급인의 근로자 각 1명으로 점검반을 구성하여 작업장에 대한 안전·보건점검을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3. 4. 18.경부터 2013. 7. 26.경까지 사이에 주식회사 D의 작업장에 대한 안전·보건점검을 실시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D
피고인의 대표자 A이 피고인 주식회사 D의 업무에 관하여 제1항에 기재된 것과 같이 붕괴에 의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소속 근로자 L, O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E 주식회사
피고인의 사용자인 C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항에 기재된 것과 같이 붕괴에 의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소속 근로자 M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제2항에 기재된 것과 같이 주식회사 D의 작업장에 대한 안전·보건점검을 실시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진술
증인 U, V, W에 대한 각 법정진술
공판조서 중 증인 X, Y, Z, AA에 대한 각 진술기재 부분(제4, 5, 6회 공판조서)
피고인 A, B, C에 대한 각 검찰 및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Q, AB, AC, AD, AE, AF, AG, AH, N, AI, AJ, AK, AL, AM, R, AN, AO, AP, AQ, AR, AS, AT, AU, AV, AW, AX, AY, AZ, BA, BB, BC, R, BD, BE, BF, BG, BH, BI, BJ, BK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업체견적 및 계약진행, 공사계획서, 법인등기부등본, 사업자등록증, 계약서, 회의록, 추가요청사항 및 관련 도면, 소방용탱크 입찰평가서, 회의록, 변경요구관련 이메일자료, 공사현장 안전보건일지, 도급사업합동안전보건점검, 설계도면, 제작절차서, 시험 및 검사계획서/절차서, 견적서, 발주서, 거래명세서, 구조계산서, 볼트분석결과, 마찰접착용볼트KS기준, D 소방용탱크 안전관리계획 및 작업일보, 소방용탱크 설계도면, 사전업무협의자료, 기술미팅회의록, 소방용탱크도면, 볼트샘플 사진, 감독결과보고서, 각 확인서, 각 발주서, 충수작업계획서, 배수계획, 사고현장설명사진, 주간주요업무, 탱크시험 및 검사계획서, 소방용물탱크 붕괴사고 원인분석 자료, 소방용물탱크도면 4매, 각 볼트사진, 볼트, 너트 와샤 결합 그림, 하도급계약변경계약서, 근로계약서, 각 사체검안서, 출장복명서, 거래명세서, 열처리 검사성적서 등, 재해조사의견서, 중대재해기술검토결과보고, 물탱크파열에 따른 연결볼트 시험의뢰결과보고, 감정서, 각 사실확인서, 각 운송장, Test Report, 시험의뢰신청서, 자재성적서, 제작절차서, 강도계산서, 작업현황메모, 합동안전점검보고서, 메모지, 장부사본
각 수사보고 및 내사보고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A : 각 형법 제268조, 제30조(각 업무상과실치사·상의 점), 각 구 산업안전보건법(2013. 6. 12. 법률 제118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1조, 제66조의2, 제23조 제3항(각 안전상 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치사의 점)
피고인 B : 각 형법 제268조, 제30조(각 업무상과실치사·상의 점)
피고인 C : 각 형법 제268조, 제30조(각 업무상과실치사·상의 점),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6조의2, 제23조 제3항(각 안전상 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치사의 점),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0조, 제29조 제4항(안전·보건점검 미실시의 점)
피고인 주식회사 D : 각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6조의2, 제23조 제3항
피고인 E 주식회사 :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6조의2, 제23조 제3항(안전상 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치사의 점),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70조, 제29조 제4항(안전·보건점검 미실시의 점)
상상적 경합
피고인 A, C : 형법 제40조, 제50조(판시 각 안전상 조치의무 위반 치사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와 업무상 과실치사죄 사이에, 형이 더 무거운 판시 각 안전상조치의무 위반 치사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형의 선택
피고인 A, C : 각 안전상 조치의무 위반 치사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대해서는 각 징역형 선택, 각 업무상과실치상죄에 대해서는 금고형 선택(다만, 피고인 C의 안전·보건점검 미실시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는 법정형이 벌금형뿐임)
피고인 B : 금고형 선택
1.경합범가중
피고인 A, B, C, E 주식회사 :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2항, 제50조(피고인 C에 대하여는 형법 제38조 제1항 제3호 추가하여 벌금형을 병과)
노역장유치
피고인 C :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집행유예
피고인 A, B, C : 형법 제62조 제1항(피해회복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점, 피해자 측과 원만히 합의한 점, 잘못을 뉘우치며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들의 각자 가담 정도 및 전과관계 등 참작)
[유죄판단의 이유]
피고인 A, B의 업무상과실치사상의 점에 대하여
이 사건 물탱크 제작공사의 시방서 등에 의하면, 그 시공에 있어 인장강도 1,000Mpa 이상인 고장력볼트가 사용되어야 함에도, 위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일반볼트가 일부 사용됨에 따라 이 사건 물탱크 파열의 사고가 발생하였는바, 피고인 A은 이 사건과 같은 볼티드 공법(용접이 아닌 볼트를 이용한 탱크 제작공법을 말함)에 의한 탱크제작의 전문가이자 이 분야에 독자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는 자로서, 이 사건 물탱크의 설계도 및 시방서를 직접 작성한 자일뿐만 아니라, 물탱크 제작을 하도급받은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직접 시공현장에 3 내지 4회 정도 찾아가 현장소장 및 기술팀장 등에게 구체적으로 탱크제작에 관한 작업을 지시함과 아울러 수시로 그들로부터 제작과정을 보고받는 등 이 사건 물탱크의 제작을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피고인 A은 대표이사로서 일반적인 관리감독 이외에 시공현장에서의 볼트사용 등에 관한 구체적인 작업상황에 대해서는 지시한 바가 없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물탱크 제작공정의 특성(제작공정이 볼티드 공법에 따른 것으로서, 무엇보다 탱크조립에 사용되는 볼트의 인장강도가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규모(연 매출 20억 원 내지 40억 원, 대표이사 포함 직원 수가 10명 내외 등, 피고인 A의 진술에 따름)와 피고인 스스로도 수사기관에서 '현장소장을 포함한 직원들에게 작업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고, 또 수시로 현장소장 등으로부터 작업상황에 관한 보고를 받고 직접 지시를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 A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피고인 B 역시, 그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현장소장의 직책에 있지는 않았으나, 이전에 볼티드 공법으로 이루어진 탱크 제작 현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많았으며, 이러한 경험으로 인해 그와 같은 경험이 없던 현장소장 L을 돕기 위해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된 점, 피고인 B은 L을 도와 그와 함께 현장근로자들에게 작업지시를 하고 현장관리업무를 담당하였던 점, 이 사건 물탱크 제작에 필요한 시방서에는 일반볼트보다 인장력이 큰 고장력볼트를 사용하게 되어 있었는데, 위 피고인의 경력과 이 사건 공사현장 내에서의 피고인의 직책 및 업무범위 등에 비추어 피고인 B은 이 사건 물탱크 제작에 고장력볼트가 아닌 일반볼트가 사용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특히 피고인 B은 현장에서 자재관리업무도 담당하였는데, 이 사건에서 문제 되는 일반볼트의 체결에 사용되는 일반너트를 주문하여 현장 근로자들로 하여금 이를 사용하게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은 자신의 부주의로 현장 근로자들에게 사용되어서는 안되는 일반볼트를 사용하게 하거나, 또는 현장관리업무를 소홀히 하여 근로자들이 고장력볼트가 아닌 일반볼트를 혼용하여 작업하는 것을 제지하지 못한 업무상의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공동정범은 고의범이나 과실범을 불문하고 의사의 연락이 있는 경우면 성립하는 것으로서 2인 이상이 서로의 의사연락 아래 과실행위를 하여 범죄가 되는 결과를 발생하게 하면 과실범의 공동정범이 성립하는 것인바(대법원 1994. 5. 24. 선고 94도660 판결 참조), 판시 각 증거를 종합하면, 피고인 A은 이 사건 물탱크 제작을 하도급 받은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설계 및 시방서를 직접 작성함과 아울러 제작공정을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한 자이며, 피고인 B은 현장의 기술팀장으로서 현장소장과 더불어 설치작업을 현장에서 관리·감독한 자로서 위와 같이 사용되지 말아야 할 일반볼트가 사용되게 함으로써 그들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였고, 그로 인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판시 범죄사실은 그 증명이 충분하다.
피고인 A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관련 법리
구 산업안전보건법(이하 '법'이라고 한다)은 제23조 제3항에서 사업주로 하여금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등 작업수행상 위험발생이 예상되는 장소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4항에서 제3항에 의하여 사업주가 하여야 할 안전상의 조치사항을 노동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고, 그 위임을 받은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2013. 3. 23. 시행 고용노동부령 제78호, 이하 '규칙'이라고 한다)은 작업의 종류 등에 따라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취하여야 할 필요한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법 제66조의2에서 사업주가 위와 같은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은 규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사업주에 대한 법 제66조의2, 제23조 제3항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법 제23조 제3항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과 관련하여 규칙이 정하고 있는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지시하거나, 그와 같은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고, 단지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이루어졌다는 사실, 또는 규칙에서 정한 안전조치 외의 다른 가능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위 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8874 판결,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2010. 11. 11. 선고 2009도13252 판결 등 참조).
한편 법 제66조의2, 제23조 제3항상 벌칙규정의 적용대상은 '사업주'임이 그 규정 자체에 의하여 명백하나, 법 제71조는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66조의2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각 본조의 벌금형을 과한다'고 양벌규정을 두고 있고, 이 규정 취지는 각 본조의 위반행위를 사업주인 법인이나 개인이 직접 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행위자와 사업주 쌍방을 모두 처벌하려는 데에 있으므로, 이 양벌규정에 의하여 사업주가 아닌 행위자도 사업주에 대한 각 본조의 벌칙규정의 적용대상이 된다(대법원 1995. 5. 26. 선고 95도23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과 관련된 사업주의 "안전조치 의무" 조항
이 사건 사고와 같이 물탱크 파열과 관련이 있는 법 제23조의 안전 유지의 조치에 관하여 살펴보면, 위 법 제23조 제4항의 위임을 받아 제정된 규칙 제51조에서는「사업주는 구축물 또는 이와 유사한 시설물에 대하여 자중(자중), 적재하중, 적설, 풍압(풍압), 지진이나 진동 및 충격 등에 의하여 붕괴·전도·도괴·폭발하는 등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 1. 설계도서에 따라 시공했는지 확인, 2. 건설공사 시방서(시방서)에 따라 시공했는지 확인, (이하 생략)」라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인이 A이 규칙 제51조에서 규정한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
이 사건에서 피고인 A은 사업주는 아니므로, 피고인 A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법 제71조 소정의 '행위자'에 해당하여야 하며, 앞서 본 바와 같이 '행위자'가 되기 위해서는 법 제23조 제3항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과 관련하여 ① 규칙이 정하고 있는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지시하거나, ② 그와 같은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경우이어야 한다.
살피건대, 피고인 A은 앞서 본 바와 주식회사 D의 대표자이자 실질적으로 이 사건 공사를 관리감독한 자로서 법 제71조 소정의 '행위자'로 봄이 상당하고,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A은 "시방서대로 시공했는지"(즉, 시방서대로 이 사건 물탱크 제작에 고장력볼트가 사용되는지, 또는 사용되었는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시운전(물탱크에 물을 채우는 충수작업)을 시켰다고 할 것이고, 이는 규칙 제52조에서 정하고 있는 안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므로, 판시 범죄사실은 그 증명이 충분하다.
피고인 C, E 주식회사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피고인 C은 E 주식회사의 현장소장으로서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을 총괄·관리하는 자로서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일시, 장소에서 구축물 또는 이와 유사한 시설물이 자중, 적재하중, 적설, 풍압, 지진이나 진동 및 충격 등에 의해 붕괴·전도·도괴·폭발하는 등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위 D 주식회사의 공사가 설계도서 및 건설공사 시방서에 따라 시공되고 있는지 확인하여 사고를 미리 방지하여야 할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조치의무를 위반하여, 소속근로자인 M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고, 피고인 주식회사 E 주식회사는 사용자인 C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이 위험방지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소속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것이고, 한편 검사는 피고인 C, E 주식회사의 위와 같은 행위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6조의2, 제23조 제3항에 해당한다고 의율하였다(피고인들의 변호인은, E 주식회사는 도급인으로서 법 제23조 제3항의 사업주는 아니므로 법령의 적용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E 주식회사는 사업주로서, 피고인 C은 행위자(현장소장)로서, 규칙 제51조에서 정한 안전유지의무를 위반하여 그 소속 직원 M의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의 위반행위에 대한 것으로서,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부분 공소사실에 적용된 피고인 C의 안전유지의무 위반행위는 '피고인 C이 D 주식회사의 이 사건 물탱크 제작공사가 설계도서 및 건설공사 시방서에 따라 시공되고 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구체적으로, 시방서에는 고장력볼트를 사용하게 되어 있음에도 일부 일반볼트가 사용되어 시공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지 못한 것)'이고, 위 위반행위에 대응하는 규칙의 조항은 앞서 본 규칙 제51조 제1, 2호의 각 규정이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물탱크 제작공사의 도급형태는 일명 "조달발주"로서 E 주식회사 본사 사업팀에서 직접 주식회사 D에게 공사를 발주하여 설계도서, 시방서 등 공사관련 자료를 검토하여 승인한 후, 현장에서는 E 주식회사가 발주자 측에서 제공한 관련 자료대로 시공되는지 관리하는 형태인 점(증거기록 제1권 제65면 참조), ② 그에 따라 E 주식회사 소속 망 M, N, AE이 이 사건 물탱크 제작공정을 전반적으로 관리하였던 점, ③ E 주식회사는 그가 J 주식회사로부터 발주받은 폴리실리콘 생산공장 신축공사 전체를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 일부씩 각 하도급업체에게 도급주어 그 하도급업체들이 공장 전체를 직접 시공하고, E 주식회사는 도급인으로서 이 사건 사고 현장을 포함한 공사현장 전체를 관리·감독하였던 점, ④ E 주식회사는 위와 같은 하도급방식에 따라 주식회사 D로부터 이 사건 물탱크의 설계도 및 시방서 등을 제출받아 관리하였고, 그 소속직원인 망 M 등이 이 사건 물탱크가 설계도 및 시방서에 따라 시공되는지를 관리감독 하였던 점, ⑤ 이 사건 물탱크 제작공사에 사용되는 자재는 E 주식회사의 물류팀에서 검사하여 승인되어야 사용되는데, 이 사건 물탱크 제작에 사용되는 자재 중 볼트와 너트에 대해서는 E 주식회사의 물류팀에서 승인절차를 거치지 않았던 점, ⑥ 이 사건 물탱크 제작에 사용되는 설계도면 및 시방서는 E 측에 미리 제공된 것으로 보이고, 그 시방서에는 명백히 고장력볼트를 사용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피고인 C은 수사기관에서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즉「이 사건 물탱크 설계도나 시방서는 모두 이 사건 현장에 비치하고 있었고, 망 M 수석이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고, 볼티드 공법에 따른 물탱크 작업을 처음 하다 보니 물류검사팀에서 자재검사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인다. 물류검사팀에서 볼트와 관련한 확인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문제점이 있다. 시방서대로 작업이 이루어지는 여부와 시방서에 표기된 재료를 사용하는지 여부의 확인은 현장에 상주하는 E의 공사관리파트와 품질관리파트에서 최종적으로 담당하며, 이를 총괄관리하는 자는 E의 현장소장이다. 물탱크 공사기간 동안 기계팀 등 공사담당자로부터 볼트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보고를 받은 적이 전혀 없고, 그에 관한 지시를 한 적도 없다. 물류팀이 규정에 따라 전수 또는 샘플검사를 하는데, 이 사건 물탱크와 관련해서는 볼트 검사가 누락되었다는 사실을 사고 후에야 보고받았다」, 수사기록 제11권 제886면 이하, 제1468면 이하 참조), ⑦ 피고인 C은 이 사건 당일인2013. 7. 26. 08:00경 망 M 수석으로부터 이 사건 물탱크에서 누수가 일어난다는 보고를 받고도 곧바로 작업을 중단시키고 구조적 안전성 검사 내지 시방서대로 시공이 되었는지 등의 안전진단 절차 등을 진행하지 않고 그대로 예정된 작업을 진행시켰던 점(피고인 C은 수사기관에서, '누수지점을 확인하였을 때 당시 물류팀에서 볼트에 관한 검사를 당연히 하였을 것으로 생각하여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증거기록 제11권 제1469면 참조), ⑧ E 주식회사 측은 주식회사 D로부터 "일일작업허가서" 등을 받는 등 실질적으로 이 사건 물탱크 제작공정을 관리감독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⑨ 이 사건 사고 당시 E 측의 현장 담당자인 망 M, N가 주식회사 D 현장 직원들과 함께 시운전(충수작업)을 참관하며 관리감독업무를 수행하였던 점, ⑩ E 주식회사와 주식회사 D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물탱크 도급계약서에 의하면, 변호인 주장과 같이 설계에서부터 시공까지를 수급인이 일괄 수행하는 "턴 키 계약(Turn Key Contract)"에 따른 측면도 있지만, 공사대금을 기성고 등에 따라 순차적으로 지급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는바, E 주식회사는 실질적으로 기성고를 확인하는 등의 수급인의 공사진행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관리감독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주식회사 E은 주식회사는 주식회사 D가 하도급받은 이 사건 물탱크 제작에 관한 실질적인 관리·감독하였고, 또한 피고인 C은 E 주식회사 소속 직원으로서 이 사건 공사현장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업무를 총괄관리하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 겸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충분히 유죄로 인정된다(변호인은 '턴 키 계약' 방식으로 이루어진 이 사건 하도급공사의 특성에 비추어 시방서대로 시공되었는지 확인할 의무는 하도급인에게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앞서 든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도급인인 E 주식회사에게도 이 사건 하도급 부분이 시방서대로 시공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 C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상의 점에 대하여
위 3.항에서 본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 C이 이 사건 공사현장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업무를 총괄관리하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 겸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의 지위에서 이 사건 물탱크 제작공사에 대한 관리감독의무(구체적으로, 조건부 승인된 설계도면에 대한 보완조치가 이루어져 설계도면이 최종승인이 되었는지 확인하지 아니하고, 또한 건설공사 시방서의 내용대로 시공이 이루어지는지 확인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계속하여 공사를 진행하게 한 과실, 특히 피고인 C은 이 사건 물탱크 제작의 관리업무를 담당한 망 M로부터 충수작업 도중인 이 사건 발생 하루 전인 2013. 7. 25. 11:00경 최초 누수보고를 받았고, 그 다음 날인 08:00경 재차 누수보고를 받고 직접 현장에 나아가 누수 현상을 목격했음에도, 단순히 주식회사 D의 현장소장 L으로부터 '누수부위의 볼트를 조이면 된다'는 보고만 받은 채 그대로 충수작업을 계속 진행시켜, 결국 같은 날 17:25경 이 사건 물탱크 조립에 사용된 일반 볼트 일부가 수압을 견디지 못하여 파단되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게 되었다)를 게을리 한 산업안전보건법 및 형법상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업무상 과실이 있고, 그와 같은 과실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이 부분 공소사실 역시 충분히 유죄로 인정된다.
판사 반병동
별지
각주1) 검사는, 피고인 A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 피고인의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의 안전조치위반 행위로, '피고인 A의 지시에 따라 문경 공사현장에서 보관하던 일반볼트 약 6,500개가 이 사건 공사현장으로 배송되어 사용되었다'는 내용도 포함시키고 있으나, 이는 일반볼트가 현장에 반입된 경위에 관한 것으로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문경 공사현장에 있던 일반볼트 약 6,500개가 이 사건 현장에 배송되었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한편 이 사건 물탱크 제작과정에서 현장에 있던 일반볼트가 일부 사용된 사실은 인정되나, 위 현장에 일반볼트가 반입되게 된 경위(검사는 문경 현장에서 반입되었다고 주장하고, 피고인 A, B은 울산의 다른 현장, 또는 볼트 제작업체에서부터 고장력볼트와 썩여 배송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가 증거에 의하여 밝혀지지 않은 이 사건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의 일부인 '피고인 A의 위와 같은 배송 지시'를 범죄사실로 인정할 수 없다. 한편 피고인 A, B은 이 사건 물탱크 제작과정에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있던 일반볼트가 사용된 점에 관해서는 다투고 있지 않다. 따라서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 부분 공소사실(즉, '피고인 A의 지시로 문경현장에 있던 일반볼트가 이 사건 현장에 반입되었다'는 것)을 삭제하고, 또 '이 사건 물탱크 제작과정에서 이 사건 공사현장에 있던 일반볼트가 일부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추가하더라도 피고인 A, B의 방어권에 실질적인 불이익이 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위와 같이 범죄사실을 일부 수정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