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16. 5. 26. 선고 2016노168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E 운영의 F에서 수영강사로 근무하였던 G, H의 근로자성이 인정되고, 피고인은 위 E 이사장의 지위에서 위 강사들이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으므로, 위 강사들이 퇴직한 후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아야 함에도 원심이 이와 달리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울산 중구 D에 있는 E(이하 'E'이라 한다) 이사장으로 상시 근로자 350명을 사용하여 서비스업(공공시설물관리업)을 경영하는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였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F에서 2010. 3. 1.부터 2012. 3. 22.(공소장에 기재된 '2013. 3. 22.'는 '2012. 3. 22.'의 오기임이 기록상 명백하다)까지 수영강사로 근로하고 퇴직한 G의 퇴직금 7,426,900원과, 같은 수영강사로 2009. 10. 1.부터 2012. 9. 30.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H의 퇴직금 2,168,350원 등 근로자 2명의 퇴직금 합계 9,595,25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대한 당사자 간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 판단

1)

근로자성에 대한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들, 즉 ① 강사 G와 H의 수영강습과 관련된 강의종목과 강의시간 및 강의장소 등을 모두 E에서 지정한 점, ② 위 강사들에 대해 지문인식 시스템을 통하거나 출퇴근부에 출·퇴근 시각을 기재하는 방법으로 출퇴근관리가 이루어진 점, ③ E에서 킥보드 등 강의에 필요한 교보재를 제공한 점, ④ 강사료가 수강생 수에 따라 정해지지 않고 강의시간에 따라 정해진 점, ⑤ 위 강사들은 E 직원의 허락 없이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강의를 대신하도록 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강사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E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한편 ① 강사료는 강사 G와 H의 강의시간에 비례하여 지급되는 것으로서 일정하지 않았고 계약 중이더라도 폐강 등으로 인하여 강좌가 개설되지 않으면 강사료를 지급하지 않았던 점, ② 위 강사들은 자신들의 강사료 수입에 대해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E도 이들의 강사료 수입에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고 사업소득세를 공제한 점, ③ 위 강사들은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이른바 '4대 보험'에 E의 사업장 근로자로 가입되어 있지 않았던 점, ④ E이 위 강사들에 대하여 취업규칙, 복무규정 등 일체의 규정을 적용하지 않았던 점, ⑤ 위 강사들이 E으로부터 강의내용이나 방법 등에 관한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은 점 등의 사정은 사용자인 E이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임의로 정한 것이거나 강의 업무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일 뿐이어서 위와 같은 사정들만으로는 위 강사들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 여부

원심은 ① 강사료의 경우 위 강사들의 강의시간에 비례하여 지급되는 것으로서 일정하지 않았고 계약 중이더라도 폐강 등으로 인하여 강좌가 개설되지 않으면 강사료를 지급하지 않았던 점, ② 위 강사들은 자신들의 강사료 수입에 대해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E도 이들의 강사료 수입에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고 사업소득세를 공제한 점, ③ 위 강사들은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이른바 '4대 보험'에 E의 사업장 근로자로 가입되어 있지 않았던 점, ④ E이 위 강사들에 대하여 취업규칙, 복무규정 등 일체의 규정을 적용하지 않았던 점, ⑤ 위 강사들이 E으로부터 강의내용이나 방법 등에 관한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은 점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E 이사장이었던 피고인으로서는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있고, 결국 피고인이 위 강사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근로자성 여부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 판시 사정들 및 그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E과 위 강사들 사이에 '근로계약'이 아니라 '수영시간강사 강의계약'이 체결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명칭과 관계없이 계약 내용의 실질을 바탕으로 근로자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 점, ② E이 위 강사들에게 매일 강습일지를 작성하도록 하고, '명절 때 회원으로부터 금품 및 향응을 받지 말 것, 휴게시간에 잠자지 말 것' 등과 같이 강사들이 지켜야 할 태도를 지시하여 왔으며, E과 위 강사들 사이에 작성된 '수영시간강사 강의계약서'에도 '강사는 E측 관리자의 업무상 정당한 지시를 이행할 의무를 가진다'고 명시해 놓은 점, ③ 수강생들을 상대로 한 위 강사들에 대한 설문평가와 E의 자체적인 감독평가를 통하여 그 평가결과에 따라 강사들의 재고용 여부를 결정하고 있는 점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강사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E에 소속되어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로 봄이 상당하므로, 이 부분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

2)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에 대한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 판시 사정들 및 그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E은 위 강사들이 퇴직금 지급을 요구한 이후에야 E의 고문노무사와 고문변호사에게 위 강사들의 근로자성 여부에 대한 법적 검토를 요청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위 강사들과 E 사이에 작성된 '수영시간강사 강의계약서'에는 급여조건으로 시간당 강사료만 기재되어 있을 뿐 퇴직금에 대한 별도 규정은 없었던 점, ③ 위 강사들 역시 수영장을 그만둔 후 상당 기간 동안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가 2013. 12.경에야 퇴직금 청구를 한 것으로 보아 퇴직 당시에는 E으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하여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검사 주장과 같이 과거 E이 강사들의 퇴직금 문제에 대하여 퇴직금에 준하는 금원을 다른 명목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왔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설령 위 강사들의 근로자성이 인정되어 E이 위 강사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이를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우현(재판장) 우정민 송명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