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16. 5. 27. 선고 2016노320 판결

주문

피고인들의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들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해자는 비록 피고인 B주식회사(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의 소속 근로자이나 F 주식회사(이하 'F'이라 한다)의 요청으로 L 주식회사(이하 'L'라 한다)의 작업현장에 지원 나가서 L의 지시에 따라 작업하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으므로, 피고인들이 위 사고와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함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해 유죄로 의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각 벌금 70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피고인 A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1)

산업안전보건법에서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 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사업주'란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를 각 의미하고(제2조 제2호, 제3호), 산업안전보건법은 원칙적으로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된다(제3조 제1항).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L는 F으로부터 F이 건조 중인 H(H, 2만 톤급 석유시추선)의 승강기 설치공사를 도급받아 위 공사를 진행하였는데, 그 준공시기가 다가오면서 신규 작업인원 투입이 어렵게 되자 F에 인력지원을 요청하였다.

나)

피고인 회사는 F과 사이에 위 석유시추선의 시운전업무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당초 도급계약의 업무범위에는 엘리베이터 내부 케이블정리작업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다)

F은 피고인 회사에 L 작업공정에 관한 인력지원을 요청하였고, 피고인 회사는 이를 받아들여 2014. 10.경부터 그 소속 근로자 1명 내지 4명으로 하여금 L의 작업현장에 가서 근무하도록 지시하였다.

라)

피고인 회사 근로자들은 피고인 회사에 출근한 뒤 L 작업현장에 투입되는 인원으로 선정되면 L 작업현장에 가서 L 관리자로부터 당일 수행할 작업배치를 받고 그 지시에 따라 작업을 수행하였다. 위 인원들은 처음에는 엘리베이터 하중 체크를 위한 추 운반 등의 작업을 하다가 2014. 12. 중순경(늦어도 2014. 12. 24.경)부터 엘리베이터 내부 케이블 정리작업을 하였다.

마)

이 사건 사고 당일 L 작업현장에는 L 소속 근로자 5-6명, 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 2명이 작업하였는데, 모두 L 관리자의 지시에 따라 작업을 수행하였다.

바)

L의 작업현장에 투입되었던 피고인 회사 인원들은 작업을 수행한 뒤 피고인 회사의 '일일작업계획 및 실적현황'에다가 해당 작업내용을 기재하였고, 특히 2014. 12. 24. 및 같은 달 27. L 작업현장에 투입된 피해자와 J의 '일일작업계획 및 실적현황'의 작업내용란에는 'Elevater Trunk Cable 정리'라고 기재되어 있다.

사)

피고인 회사는 L의 작업현장에 소속 근로자들을 투입하면서 L와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L로부터 인력지원에 따른 대가를 지급받지 않았다(오히려 해당 인원들은 타임시트에 기재된 작업시간에 따라 급여를 지급받은 것으로 보인다<1>.

3)

위 인정 사실과 더불어, 피고인 회사의 근로자들이 L 작업현장에 투입된 기간은 당초 정해져 있지 않았고 F의 요청이 있을 때마다 투입된 점, 그 작업 내용도 엘리베이터 하중 체크를 위한 추 운반 등의 작업이나 엘리베이터 내부 케이블정리작업 등과 같이 사전에 이미 정해진 것이 아니라 작업현장에 투입될 당시 그 필요에 따라 정해진 것으로 보이는바, 결국 피고인 회사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인 승인에 따라 본래의 시운전업무와 다른 업무에 종사한 점<2>까지 종합하면, 판시 석유시추선 내의 엘리베이터 설치공사가 비록 수급인인 L의 사업에 해당하지만, 피고인 회사가 F과 사이에 그 소속 근로자를 L의 작업현장에 투입하기로 합의하고 인원투입에 따른 대가를 지급받았으므로, 위 설치공사 중 피고인 회사 소속 인원들이 투입된 부분은 L 뿐만 아니라 피고인 회사의 사업범위에도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인 회사 인원들이 L의 지시에 따라 작업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위 작업 부분이 피고인 회사의 사업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4)

따라서 피고인 회사는 사업주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 및 제4항<3>,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62조<4>가 규정하고 있는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하고, 피고인 A도 피고인 회사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위와 같은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한편 피고인들과 변호인은 피해자가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파견근로자에 해당하므로 L가 사용사업주로서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피고인 회사와 L 사이에는 어떠한 계약관계도 성립되어 있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근로자파견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한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나.

피고인들과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들의 주장과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주장을 함께 살펴본다.

피고인들이 L와 함께 피해자의 유족에게 4억 6천만 원을 지급하여 원만히 합의하였고 이에 따라 피해자 유족들이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해자가 L의 작업현장에 투입된 경위에 있어서 피고인들에게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피고인 A은 이 사건 범행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은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해자가 비록 구체적인 작업에 있어서는 L의 지시를 받았으나, 피고인들도 피해자를 고용한 사업주 또는 피해자에 대한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피해자가 근무하는 작업장의 안전확보를 소홀히 한 책임이 가볍다고 볼 수 없는 점, 당심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책임을 부인하는 등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인지 의문이 드는 점, 원심에서 이미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여러 정상들을 감안하여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이고 그 이후에 새롭게 양형에 참작할 만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이 있지 않은 점, 그 밖에 피고인 A의 나이, 성행, 가족관계 및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공판과정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A에 대한 원심의 형이 지나치게 가볍거나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 회사에 대한 원심의 형도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과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연화(재판장) 권순범 김범진

각주1) 피고인 회사의 총무 I는 원심에서 증인으로 나와 'H 공사에서 인원들이 일을 한 근무시간을 타임시트에 적어서 선주에게 올리고, 선주가 타임시트를 보고 싸인을 하면 돈이 지급된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소송기록 72쪽).

각주2) I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 회사는 소속 근로자들이 처음에 엘리베이터 하중 체크를 위한 추 운반 등의 작업에 투입되고 있음을 알고 있었으나, 엘리베이터 내부 케이블정리작업의 경우에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야 비로소 피해자를 포함한 근로자들이 위 작업에 투입된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보이는바, 엘리베이터 내부 케이블정리작업은 피고인 회사의 묵시적인 승인에 따라 투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각주3)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안전조치)

②

사업주는 굴착, 채석, 하역, 벌목, 운송, 조작, 운반, 해체, 중량물 취급, 그 밖의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④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라 사업주가 하여야 할 안전상의 조치 사항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다.

각주4)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62조(조립 등의 작업)

①

사업주는 사업장에 승강기의 설치·조립·수리·점검 또는 해체 작업을 하는 경우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

각주5) 1. 작업을 지휘하는 사람을 선임하여 그 사람의 지휘하에 작업을 실할 것

각주6) 2. 작업을 할 구역에 관계 근로자가 아닌 사람의 출입을 금지하고 그 취지를 보기 쉬운 장소에 표시할것

각주7) 3. 비, 눈, 그 밖에 기상상태의 불안정으로 날씨가 몹시 나쁜 경우에는 그 작업을 중지시킬 것

②

사업주는 제1항 제1호의 작업을 지휘하는 사람에게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이행하도록 하여야 한다.

각주8) 1. 작업방법과 근로자의 배치를 결정하고 해당 작업을 지휘하는 일

각주9) 2. 재료의 결함 유무 또는 기구 및 공구의 기능을 점검하고 불량품을 제거하는 일

각주10) 3. 작업 중 안전대 등 보호구의 착용상황을 감시하는 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