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원고들의 각 무급휴직 무효확인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복합비료, 원예비료, 완효성비료, 질산 등 비료 및 질산화합물 제조업 등을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비료의 구성분인 인산을 생산하는 울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원고 A은 1988. 10. 4., 원고 B은 1996. 9. 9. 각각 피고에 입사하여 울산공장 인산생산팀에서 근무하던 사람이다.
원고들의 무급휴직 및 퇴직 경위
피고는 경쟁업체와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될 소지가 많아 인산공장 가동중지 결정을 하고, 2013. 3. 8.과 2013. 3. 12. 2회에 걸쳐 현장 직원들을 상대로 인산공장 가동중지(비료사업합리화) 배경에 대한 설명회를 실시하였다.
피고는 D노동조합과 10회(2013. 3. 7. ~ 같은 해 6. 26.)에 걸쳐 노사특별회의를 하였으며, 5회(2013. 5. 28. ~ 같은 해 6. 19.)에 걸친 실무회의를 통하여 2013. 6. 27. 인산공장 가동중지에 따른 잉여인력에 대한 협의를 하였고, 2011. 9. 평가한 2011년도 근무평가와 2012. 9. 평가한 2012년도 근무평가를 근거로 종합평가(2011년도 40%, 2012년도 60%)하여 2013. 6. 28. 잉여인력 22명에 대한 전출, 무급휴직 대상자명단을 공고하였고, 위 22명 중 3명은 E로 전출, 8명은 2013. 7. 한 달간 무급휴직 후 다른 부서로 전환 배치, 원고들을 포함한 11명은 2013. 7. 1.부터 2013. 12. 31.까지 무급휴직 처분(이하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다.
한편, 원고들은 2013. 12. 13. 피고로부터 2013. 7. 1.자 시행한 이 사건 무급휴직과 관련하여 2014. 3. 31.까지 3개월을 추가로 연장한다는 통지를 받았으며, 2014. 3. 14. 재차 2014. 4. 30.까지 1개월을 추가로 연장한다는 통지를 받았다.
피고는 2014. 3.경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 이후 피고의 경영상 사정이 전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는 경영상 이유로 원고들에게 사직을 권유하였고, 원고들이 제출한 사직서를 수리하면서 권고사직으로 처리하였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의 특수한 사정(무급휴직 동의서 및 사직서 제출 경위)
원고들은 최초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이 있을 무렵인 2013. 7. 18. 회사의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로 위와 같이 회사에서 실시하는 무급휴직에 동의한다는 취지로 동의서를 제출하였고, 이 사건 무급휴직의 기간이 만료될 무렵 2013. 12. 13. 재차 무급휴직의 기간을 3개월 추가로 연장하는 것에 동의하였으나 다시 원고 B만이 2014. 3. 14. 무급휴직의 기간을 1개월 연장하는 것에 동의하였다.
원고들은 이 사건 무급휴직 기간이 만료될 무렵 피고로부터 사직 권유를 받자 2014. 4. 30. 피고에게 2014. 4. 30.자로 사직을 원한다는 내용으로 사직서를 자필로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같은 날짜로 퇴사처리되었으며 그때부터 원고들은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지 아니하였다.
원고들은 2014. 4. 30. 퇴사하면서 피고로부터 퇴직금을 이의 없이 수령하였다.
선행소송의 결과
원고들 외에 원고들과 함께 무급휴직처분을 받은 F, G, H, I, J은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울산지방법원 2013가합6472호)를 제기하여 2014. 5. 21. 승소판결을 선고받았고, 이에 피고가 부산고등법원 2014나3818호로 항소하였으나 2015. 3. 25. 항소기각판결이 선고되었고, 이에 피고가 재차 대법원 2015다24843호로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18. 4. 12. H는 정년이 지나 확인의 이익이 없어 위 H의 부분만을 파기하여 각하하되,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여 위 제1심판결은 2018. 4. 12. 확정되었다.
또한, 위 F, G, H, I, J에다가 K는 위 무급휴직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 외에 해고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울산지방법원 2014가합4190호)를 제기하여 2016. 1. 21. 승소판결을 선고받았고, 이에 피고가 부산고등법원에 2016나714호로 항소하였으나 2018. 9. 19. 정년이 지난 H의 해고무효확인 부분을 각하하고, K에 대한 무급휴직처분 및 F, G, I, K에 대한 해고처분이 모두 무효라는 전제로 원고들 일부 승소 판결을 선고하여 위 판결은 2018. 10. 12. 확정되었다(이하 통틀어 ‘이 사건 선행소송’이라 한다).
피고의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
피고의 단체협약에서는 ‘무급휴직’을 별도로 규정하지 않고, 휴직과 관련된 규정은 아래와 같다.
피고의 취업규칙에서 관련 규정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8호증, 을 제3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피고가 무급휴직의 회피 노력을 다하지 않았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무급휴직처분의 대상자를 선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하였고 위와 같은 내용의 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원고들에 대한 2013. 7. 1.자 무급휴직처분이 무효라는 확인을 구하며, 원고들의 사직서 제출은 원고들의 진정한 의사에 기한 것이 아니라 피고가 이 사건 선행소송의 결과에 따라 선행소송에서 승소하면 원고들을 복직시켜주겠다고 하면서 사직서 작성을 강요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사실상 해고에 해당하므로 원고들에 대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어 해고가 무효라는 확인을 구하고, 위 각 무급휴직기간 및 퇴사 이후부터 다 갚는 날까지 임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원고들의 무급휴직처분 무효확인 및 이에 따른 임금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소 중 원고들의 무급휴직처분 무효확인 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
직권으로 원고들의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 무효확인 청구 부분이 확인의 이익이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확인의 소에서 '확인의 이익'이란 당사자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위험이 있고 이를 제거함에는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 인정되므로, 이행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데도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불안제거에 실효가 없고 소송경제에 반하여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다1264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들은 이 사건 소 제기 전인 2014. 4. 30. 피고에게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이에 피고가 같은 날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사직서를 수리하면서 권고사직처리를 하여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사직서의 수리가 해고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 무효확인 소송의 제기 전에 원고들과 피고의 근로관계가 종료된 이상 이 사건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하여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 신분을 가지고 있지 아니하다.
따라서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그 무효확인의 소는 과거 법률관계의 확인청구에 지나지 않고, 설령 무급휴직으로 임금이 지급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무급휴직처분의 유․무효에 따라 피고로부터 받아야 할 미지급 임금 액수가 달라지는 것에 대하여는 아래 나.항에서 보는 임금지급 청구 소송의 전제로서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이 무효임을 주장하여 직접적으로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으므로, 무효확인 소송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 될 수 없고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 방법도 아니어서 원고들의 이 사건 소 중 무급휴직처분 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무급휴직 무효에 따른 임금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휴직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회사가 경영상의 필요를 이유로 휴직의 인사명령을 한 경우 이것이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휴직명령 등의 경영상 필요성과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경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휴직명령 대상자 선정의 기준이 합리적이어야 하며,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과의 협의 등 그 휴직을 명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두10440 판결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 피고가 원고들에게 경영상의 필요를 이유로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을 하면서 원고들에게 위 무급휴직처분에 대하여 동의할 것을 권유하자 원고 A은 2013. 7. 18., 원고 B은 2013. 7. 8. 무급휴직에 대한 동의서를 직접 작성하여 피고에 제출한 사실, ㉡ 이 사건 동의서에는 ‘상기 본인은 회사의 긴박한 경영상 이유로 위와 같이 회사에서 실시하는 무급휴직에 동의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 원고들은 2013. 7. 1.부터 무급휴직상태에 있었고, 당초 휴직 기간으로 정해졌던 5개월이 만료될 무렵 피고에 의하여 무급휴직 기간이 3개월 연장된다는 통지를 받고, 피고의 요청으로 원고들은 동의서를 제출하였으며, 다시 또 3개월이 만료될 무렵 무급휴직 기간이 1개월 더 연장된다는 통지를 받자 이에 원고 B만이 동의서를 제출한 사실, ㉣ 원고들과 함께 무급휴직처분을 받았으나 이에 동의하지 않았던 동료들은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을 받자마자 무급휴직처분의 대상자 선정이 합리적이지 않다거나 공정하지 않다는 이유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 무급휴직 구제신청을 하면서 2013. 9.경 이 사건 선행소송을 제기하였고, 위 구제신청이 2013. 11.경 기각된 사실이 각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무급휴직 처분을 통지받은 후 자발적으로 이에 동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무급휴직처분을 하여 위 휴직처분이 객관성과 합리성을 일탈하여 무효라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에 대한 무급휴직처분이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상 이를 전제로 하는 임금지급 청구는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의 각 무급휴직 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고,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임금지급 청구 역시 이유 없다. 4. 원고들의 해고 무효확인 및 이에 따른 임금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해고 무효확인 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사용자의 그 수리행위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고,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2다108290 판결 등 참조). 이때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사용자 측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사직의 의사 없이 피고의 강요에 의하여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ㆍ제출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사직서 제출 당시 원고들이 사직의 의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 측의 강요에 의하여 어쩔 수 없이 사직서들을 제출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든 증거 및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 피고는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이 2차 연장될 것임을 통지했던 그 무렵 원고들에게 권고사직을 권유하면서 이를 받아들일 경우 기본급 3개월의 퇴직위로금과 실업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음을 고지하였고, 특히 원고 A은 마지막 무급휴직처분의 연장에 동의하기를 거부하였음에도 같은 시기 이 사건 사직서를 자필로 작성하여 제출한 것으로 보아 피고의 경영상황이 좋지 않아 복직을 기대할 수 없는 이상 피고의 계열사인 E로 전출을 수락하고, 스스로 권고사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는 점, ㉡ 관련하여 원고들은 피고의 관리팀장으로부터 사직서 작성을 종용받았고, 관리팀장이 만일 선행소송에서 근로자들이 승소하면 원고들도 이 사건 선행소송의 결과대로 똑같이 복직시켜주겠다는 말에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해주었다고 주장하나 실제로 이 사건 선행소송의 원고들이었던 F, G, H, I, J, K는 원고들과 같이 2014. 4. 30.자로 해고처분을 받았고, 위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는 이 사건 사직서가 작성된 이후인 2014. 6. 23. 제기된 것으로서 원고들이 이 사건 선행소송의 경과에 따라 복직을 추진시켜주겠다는 취지로 강요받아 사직서를 제출하였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는 점, ㉢ 설령 원고들이 이 사건 선행소송을 제기한 당사자들과 달리 피고에 협조하고 추후 복직과 관련하여 차별적 대우를 바라면서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동기가 내재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사직서 제출이 원고들이 사직의 의사가 없음에도 강요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고, 위와 같은 동기 등 여러 가지 사정들을 고려하여 원고들이 피고의 권고사직에 응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원고들의 이 사건 사직서 작성 경위와 그 전후 정황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사직서 제출 당시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할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득실 등을 고려하여 당시 상황에 비추어 스스로 권고사직으로 사직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본인의 의지로 사직의 의사 표시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사건 사직서 제출이 사실상 해고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해고무효 확인청구 부분은 이유 없다.
설령 이 사건 사직서의 수리를 해고로 보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원고들이 해고를 주장하는 것은 실효의 원칙에 반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일반적으로 권리의 행사는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하고 권리는 남용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권리자가 실제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그 권리 행사의 기대가능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여 의무자인 상대방으로서도 이제는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된 다음에 새삼스럽게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법질서 전체를 지배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결과가 될 때에는, 이른바 실효의 원칙에 따라 그 권리의 행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고용관계(근로자의 지위)의 존부를 둘러싼 노동분쟁은, 그 당시의 경제적 정세에 대처하여 최선의 설비와 조직으로 기업 활동을 전개하여야 하는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물론, 임금 수입에 의하여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근로자의 입장에서도 신속히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실효의 원칙이 다른 법률관계에 있어서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다30118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선행소송의 추이를 지켜보던 중 근로자들에 대한 해고가 무효라는 취지의 판결이 2018. 10.경 확정된 것을 계기로 이 사건 소송을 준비하였을 가능성이 존재하기는 하나,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 원고들이 자필로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이후 이의 없이 퇴직금을 수령하고, 그로부터 5년 6개월 정도 동안 피고나 노동위원회 등에 원고들의 사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임을 주장하며 무효임을 다투거나 항의를 한 자료가 없는 점, ㉡ 원고들은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다가 2019. 10. 21. 비로소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는데, 약 6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원고들이 해고와 관련한 법적인 구제절차를 취하지 아니한 것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사정이 달리 보이지 않는 점, ㉢ 특히 원고 A은 피고 퇴사 당시 피고의 계열사였던 E와 전출이 협의되어 E로 전출이 확정되었고, 그 이후에 위 회사에 근무하여 왔던 점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그 권리자인 원고들이 실제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그 권리 행사의 기대가능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여 그 의무자인 피고로서는 이제는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된 경우로서 원고들의 사직서 제출에 의한 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실효의 원칙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해고 무효확인에 따른 임금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에 대한 해고가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상 이를 전제로 하는 임금지급 청구는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의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 청구는 이유 없고,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임금지급 청구 역시 이유 없다.
결론
이 사건 소 중 원고들의 각 무급휴직 무효확인을 구하는 부분의 소는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두(재판장) 황인아 이승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