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별지 목록 '피고'란 기재 피고들은 같은 목록 '원고'란 기재 원고들에게 같은 목록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과 이에 대하여 2021. 6. 1.부터 2023. 5. 2.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27, 29 내지 41, 을 제2, 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인정할 수 있다.
피고들은 주식회사 AI(이하 'AI'라 한다.)와 대고객서비스 업무위탁계약을 맺고 도시가스 검침, 안전 점검, 계량기 교체, 민원 대응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들이고, 원고들은 피고들 소속의 도시가스검침원들(일명 CS메신저)이다.
원고들은 매년 피고들과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위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들은 피고들로부터 사번을 부여받고, 제공받은 명찰과 근무복(AI 고객서비스센터라고 표시되어 있다)을 착용하며, 피고들이 제공한 모바일 검침기기에 사번과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로그인한 후 도시가스 사용량 검침 등의 업무를 하였다.
피고들은 원고 1인당 6,300 내지 7,400 세대의 검침세대를 할당하였고, 원고들이 이를 임의로 조절할 수 없었다.
원고들의 출퇴근 시간 또는 근무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검침 업무는 1달 3차로 업무 수행 시기가 정해져 있어 위 기간을 준수할 것이 요구되었다.
원고들은 정해진 기본급이 없이 배당받은 지역 내 검침 세대에 대한 업무를 완료한 경우 동일한 기준표를 적용하여 수수료를 지급받았고, 고객 불만 등 업무 수행에 하자가 있는 경우 역시 동일한 기준표에 의한 페널티가 적용되어 보수가 차감되었다.
AI가 AJ 회계법인(이하 'AJ'라 한다)에 의뢰한 '검침업무 적정 도급비용 산정 용역' 결과에 의하면, 검침원들의 업무별 표준시간과 2019년도 예상 업무수행 건수를 기준으로 추정한 1인당 업무시간은 월 172시간(=일 업무시간 8.6시간×월간 업무 가능일수 20일)이다. 검침원 1인당 2018. 1.~2018. 7. 월평균 수수료는 약 1,570,000원이고, AJ가 2019년 최저시급을 기준으로 한 기본급에 초과근로수당을 가산하여 재산정한 검침원 1인당 표준 월 인건비 단가는 1,750,000원이다.
피고들은 매월 15일 전후로 AI에서 통보한 전월의 업무성과평가서상 검침 오류가 발생하거나 민원이 제기된 경우에는 당해 검침원에게 결과 통보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시정조치서 제출하도록 하였고, 정기적으로 검침원들을 소집하여 계량기 · 보정기 관련 교육을 하였으며, 1년에 한 번 개인정보보호교육을 실시하였다.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또는 밴드를 통하여 업무 관련한 지시사항을 전달하였고, 실적이 저조한 경우 독려하기도 하였다.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수수료를 지급할 때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고, 원고들에 대하여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
이 사건 위임계약은 1년 단위로 갱신되었고, 갱신 시 별도의 심사를 하지 않으며, 2017년 이후 피고들과 검침원 사이의 계약갱신 내역상 피고별로 검침원 1명씩을 제외한 모든 검침원의 계약이 갱신되었고, 원고들은 대부분 7년 이상 근무하고 있다.
판 단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피고들에게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미지급한 연차유급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원고들이 위임계약에 기하여 위임받은 업무를 처리하는 개인 사업자일뿐 피고들에게 고용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다12739 판결 등 참조).
근로자성의 인정
이 사건 위임계약에서 원고들이 독립사업자로서 업무를 수행하고, 피고들의 복무규칙의 적용을 받지 않으며, 피고들로부터 기본급을 받거나 4대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인 피고들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위임계약상 원고들이 피고들에게 전속적인 노무를 제공하도록 강제하고 있지는 않으나, 검침원들의 추정 근무시간에 비추어 검침원들이 다른 업무에 종사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원고들은 대부분 피고들에게 전속적으로 노무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도시가스 대고객 서비스 업무위탁업체인 피고들로서는 검침원들을 통하여 도시가스 이용자들의 사용량을 검침하고 고지서를 송부하는 업무가 피고들 사업에 있어서 본질적인 내용이다.
원고들의 업무량은 피고들이 배당하는 관할 구역에 따라 정해지고 이를 원고들이 임의로 변경하거나 스스로의 노력으로 고객을 유치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원고들이 독립하여 자신들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거나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들은 피고들로부터 사번을 부여받고, 제공받은 명찰과 근무복을 착용하며, 피고들이 제공한 모바일 검침기기를 사용하여 검침 업무를 수행하고 피고들의 업무 매뉴얼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였으므로 피고들이 지정하는 업무 방식에 따라 노무를 제공할 뿐 독자적인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는 없다.
원고들의 출퇴근 시간 또는 근무시간이 정해진 것이 아니었으나, 원고들의 업무가 주로 외근 업무인 점, 정해진 기간 내에 일정한 업무량을 달성하여야 하기 때문에 일정한 시간 동안 근무하는 것이 사실상 강제되는 점, 모바일 검침기기에 검침 결과를 입력하는 순간 바로 업무량이 확인되어 별도의 업무보고가 필요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에게 자율적인 업무 처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라보다는 업무 특성상 근무시간을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으로 이해되므로, 위와 같은 사정으로 인하여 근로자성을 부인할 것은 아니다.
이 사건 위임계약상 원고들의 대체성이 인정되는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위 규정은 원고들이 자신에게 할당된 업무를 타인의 조력을 받아서라도 기간 내에 완수하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로 보이고, 원고들의 업무가 특별한 자격이나 전문성이 요구되지는 분야는 아니라 하더라도 각 검침세대별 계량기 위치 · 동선 파악 등 업무 숙련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개별 고객들과 휴대전화로 문의하거나 응대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대체가능성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은 정해진 기본급이 없이 업무량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받도록 되어 있는데, ① 업무수행의 대가를 고객으로부터 직접 받는 것이 아니라 원고들로부터 1개월의 기간을 정하여 사후에 정기적으로 정산하여 지급받는 점, ② 검침수수료는 검침원의 노무제공량에 비례하고 노동의 양과 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 점, ③ 검침원의 노무제공량은 원고들이 할당한 검침량에 따라 결정되고, 검침원이 임의로 늘리거나 줄일 수 없는 점, ④ 그로 인해 검침 수입의 증감이 거의 없는 점 ⑤ 순수 개인사업자(자영업자)의 주요 징표인 자신을 위한 독자적인 홍보와 특별한 영업 기술과 노하우 등 독자적인 경영기법을 활용한 사례는 찾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받은 보수는 근로의 대가인 임금의 성격이라고 볼 수 있다.
피고들은 검침원들의 실적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저조한 경우 문자메시지, 밴드 등을 통하여 수시로 독려하였고, 정기적으로 소집하여 업무와 관련한 교육을 하는 등 지속적으로 업무에 지시하고 관여하였다. 또한 피고들은 검침 오류 등으로 인한 민원 등에 대해 고객으로부터 직접 책임지고, 이러한 검침 오류나 민원 발생 등에 대해 해당 검침원을 직접 면담하여 주의를 촉구하고 교육하는 한편 시정조치서를 작성하도록 하여 지휘 · 감독권을 행사하였다.
피고들이 원고들에 대하여 근로자로서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실은 피고들이 우월한 지위에서 원고들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기 않은 탓으로서 시정되어야 할 것이지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부인하는 근거로 삼을 것이 아니다.
연차유급휴가수당의 지급 의무
원고들은 피고들의 근로자이므로,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 제60조에 따라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하고(제1항), 3년 이상 계속하여 근로한 근로자에게는 제1항에 따른 휴가에 최초 1년을 초과하는 계속 근로 연수 매 2년에 대하여 1일을 가산한 유급휴가를 주어야 하며(제4항), 그 기간에 대하여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을 주어야 한다(제5항).
원고들은 2017. 9.부터 2021. 5.까지 발생한 연차유급휴가수당을 청구하고 있는바, 원고들의 근속일수에 따른 연차휴가일수를 산정하고 원고들이 지급받은 수수료를 피고들의 취업규칙상 근로시간인 1일 8시간, 1주 40시간을 적용하여 산출한 통상시급에 따라 계산한 연차유급휴가수당은 별지2 각 표와 같다.
(생략)
소결
원고들은 피고들의 근로자이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연차유급휴가수당과 이에 대하여 위 임금 지급일 이후로써 원고들이 구하는 2021. 6. 1.부터 피고들이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신청서를 송달받은 2023. 5. 2.까지 근로기준법상 지연이율의 범위 내에서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연 6%,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다.
결 론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한다.
판사 오규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