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C생으로, 1988. 2. 1. 피고 B조합(이하 ‘피고 조합’이라 한다)의 사원으로 입사하여 2018. 12.경 당시 피고 조합 양주지점의 지점장으로 근무하면서, 평소 고객들의 대출심사서류의 수기결재, 내부전산망의 온라인 결재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 조합은 2017. 12. 22.경 노동조합(D노동조합 E분회)과 임금피크제 시행을 합의하였는데 그 내용은, 정년을 만 60세까지로 연장하되, 만 59세 도달년도 1월 1일부터 만 59세에는 기존 임금의 40%, 만 60세에는 기존 임금의 30%만 지급하기로 임금을 감축하는 것이었다. 만약 근로자가 임금피크제에 따른 정년 연장 및 임금 감축을 원하지 않고, 퇴직하고자 할 경우 퇴직위로금으로 13개월분의 평균임금을 지급하기로 하였고, 이후 D노조⋅E 2018년 보충 교섭합의를 통해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라 퇴직하는 경우 연수비(해외)로 500만 원을 퇴직 시 지급하기로 하였다.
피고 조합은 원고에 대하여 2018. 12. 31.자로 퇴직처리 하였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2018. 1. 22.경 퇴직금 180,236,324원(17년 214일분), 임금피크제에 따른 퇴직위로금 133,232,801원(13개월분의 평균임금 상당액), 임금피크제 적용 퇴직직원 연수비 명목으로 5,000,000원, 퇴직 기념품대 6,000,000원 등 합계 324,469,125원을 수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이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2-1, 4 내지 6,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피고 조합이 한 2018. 12. 31.자 퇴직처리는 원고의 자의에 의한 의원면직이나 명예퇴직이 아닌 사용자인 피고 조합의 일방적인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에 해당하고, 절차적, 실체적 정당성을 결여한 부당해고이므로 위 퇴직처리는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 조합은 원고에게, 원고가 해고된 다음날인 2019. 1. 1.부터 정년인 만 60세가 되는 해의 말일인 2020. 12. 31.까지의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51919, 51926 판결,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60528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사용자 측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다52575 판결).
구체적 판단
갑 제4호증의 1, 8, 을 제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2018. 12. 31.자로 원고의 퇴직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원고로부터 사직서나 명예퇴직신청서를 교부받지는 않은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3, 9, 12, 16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의 취지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 조합의 2018. 12. 31.자 퇴직처리는 원고와 피고 조합 간의 합의에 의해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합의해지로서의 의원면직 또는 명예퇴직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 조합이 2018. 12. 31.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부당해고 부분 주장은 이유 없고, 이를 전제로 하는 임금 및 퇴직금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 조합이 원고에게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의원면직이나 명예퇴직을 권유하거나 강제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볼 자료가 전혀 없다. 오히려 원고는 2018. 12. 31.자 퇴직처리 이후인 2019. 1. 17.경 피고 조합의 담당직원인 F에게 퇴직금의 지급 시기와 금액에 대해 문의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이에 대해 원고는 2019. 1. 17.에도 출근하였는데 업무를 위한 내부전산망에 접속할 수가 없어서 그때서야 비로소 해고 사실을 인식하고 퇴직금을 문의하였던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양산지청의 내사결과에도 원고는 2019. 1. 10.까지의 근로내역이 확인될 뿐, 원고가 그 주장대로 2019. 1. 17.까지 근무하였음을 입증할 별도의 자료는 제출하지 아니하였다고 한 점, 원고의 주장처럼 피고 조합이 사전 통지도 없이 일방적으로 해고하였다면 이를 인식한 즉시 항의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한 사실이 있었음을 인정할 자료는 전혀 없고, 오히려 피고 조합 담당직원에서 퇴직금 문의를 하였으며, 실제로 2019. 1. 22.경 퇴직금 등을 정상적으로 수령한 점, 피고 조합은 원고에 대한 2018. 12. 31.자 퇴직처리 후 곧바로 2019. 1. 1.자 지점장 직무대행 인사 발령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양산지청의 내사보고서에는, “진정인(원고) 최초 진술(2019. 11. 21.)에서 위 진정요지 외에 해고예고수당 지급요구 및 피진정인(피고 조합)이 지급한 퇴직금은 법정퇴직금으로 계산한 금액보다 적게 지급되었다고 하였으나, 2020. 2. 26. 2차 진술에서 진정인은 해고가 아닌 2019. 1.경 자진사직을 하여 해고예고수당 지급요구 및 기 지급한 퇴직금을 재산정하여야 한다는 진정요지도 취소한다고 의사표시”라는 내용의 기재가 있다.
원고는 2019. 2. 21.경 피고 조합에 퇴직증명서 발급을 신청하였고, 피고 조합은 같은 날 이를 발급해 주었는데, 위 퇴직증명서 신청내역에는 퇴직사항에 관하여 ’퇴직일자 2018. 12. 31., 퇴직사유 의원해직(의원)’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바, 이에 대해 원고는 피고 조합에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원고는 자신이 피고 조합 양주지점의 지점장으로서 지배인이고, 피고 조합의 사업경영담당자이므로 사용자에 해당하지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직원임을 전제로 하는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이나 임금피크제에 관한 노사합의서는 원고에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 조합의 2018. 12. 31.자 퇴직처리 당시 원고는 직급이 ’M급‘이었던 점, 피고 조합의 직제규정 제19조에서 직원은 일반직, 별정직, 기능직, 업무직, 임금피크직으로 구분하고, 위 직제규정 별표 2 일반직 직급표에는 M급을 일반직 직원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는 점, 원고의 인사기록카드에서도 원고가 M급보다 하위 직급인 3급이었을 때도 지점장으로 근무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점, 원고는 자신이 근로자임을 전제로 피고 조합의 2018. 12. 31.자 퇴직처리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청구를 하고 있는바, 자신은 사용자이지 직원이 아니라는 위 주장은 기존 주장과 모순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9조에 따라 정년이 60세이므로, 피고 조합의 임금피크제에 관한 단체협약이나 운영규정은 위 법률에 위반되어 무효라는 취지의 주장도 하는 것으로 보이나, G단체 D노동조합과 피고 조합 사이의 2016. 12. 7.자 D노조 임금 및 단체교섭 합의서 제46조 제1항은 “조합원의 정년퇴직은 만 60세로 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조합은 2017. 12. 22.경 노동조합(D노동조합 E분회)과 정년을 만 60세까지로 연장하되 임금피크제 시행을 합의한 점, 피고 조합이 도입한 임금피크제는 정년은 60세로 하되 일정연령의 기준급여를 기준으로 소정비율에 따라 급여를 차감하여 지급하는 제도이고, 임금의 삭감 이외에는 근로조건에 차이를 두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조합의 임금피크제에 관한 단체협약이나 운영규정이 위 법률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볼 수 없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임금피크제가 적용된다 하더라도 정년인 만 60세까지 근무할 수 있었던 점, 원고가 2018. 12. 31.자 퇴직처리에 따라 피고 조합으로부터 임금피크제에 따른 퇴직위로금 133,232,801원(13개월분의 평균임금 상당액)과 임금피크제 적용 퇴직직원 연수비 명목으로 5,000,000원의 합계 138,232,801원을 지급받았는데, 2년간 임금피크제를 적용할 경우 원고가 받을 수 있는 임금인 87,436,002원<1>(= 49,963,430원 + 37,472,572원, 원 미만 버림) 보다 약 5,000여만 원 이상을 더 수령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으면서 계속 근무할 경우보다 퇴직할 경우 받게 될 경제적 이익이 더 크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철웅(재판장) 정의철 김아름
각주1) 갑 제2호증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2018. 12.분 급여가 10,409,048원이고, 임금피크제를 적용할 경우 만 59세에는 기존 임금의 40%, 만 60세에는 30%를 지급받으므로, 위 2018. 12.분 급여액을 기준으로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2년간의 임금액을 계산하면 위와 같은 액수가 산출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