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2020. 8. 5.부터 같은 달 31.까지 C매장 내 팝업스토어에서 전자제품 홍보행사(이하 '이 사건 행사'라고 한다)를 진행한 홍보대행사이고,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위 행사장에서 근무한 사람이다.
피고는 2020. 8.경 이 사건 행사에 배치할 근무자를 구하는 구인광고를 냈다. 원고는 2020. 8. 9. 피고 담당자인 D에게 문자메시지로 구직의사를 표시하였고, D은 같은 날 22:12경 원고가 이 사건 행사 기간 중 전 일정 출근이 가능함을 확인한 후 채용을 결정하여 같은 날 23:18경 원고의 근무장소 및 날짜를 공지하였으며 원고는 이에 따라 이 사건 행사장에서 7일간 근무하였다(이하 위와 같이 체결된 근로계약을 '이 사건 최초 근로계약'이라고 한다).
D은 2020. 8. 24. 19:44경 원고에게 문자메시지로 이 사건 행사가 1, 2주 연장됨을 알리면서 추가된 기간에도 근무할 수 있는지 문의하였고(19:46경 "31일 이후 연장한다는데 가능하세음~?", 19:48경 "답해주생용~급급", "1~2주한데요"), 원고가 같은 날 19:50경 가능하다고 답장한 직후 D이 "네네~!!감사해요!!"라고 답하여 2020. 9.에 진행될 홍보행사에 관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이 연장되었다(이하 위와 같이 연장된 근로계약을 '이 사건 연장 근로계약'이라고 한다).
피고의 대표이사인 E과 원고, D과 원고는 이 사건 최초 근로계약 마지막 날인 2020. 8. 31. 다음과 같은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이하 D이 같은 날 20:58경부터 21:03경 사이에 원고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틀어 '이 사건 통지'라고 한다).
원고는 D의 이 사건 통지가 부당 해고라고 주장하며 2020. 9. 2. 피고를 상대로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3, 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의 주장
피고가 2020. 8. 31. 이 사건 통지로써 원고를 해고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23조에 위배된 부당해고이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위 2020. 8. 31.자 해고의 무효확인 및 이 사건 연장 근로계약에 따른 2020. 9.분 임금으로서 이 사건 최초 근로계약상 일급 106,370원의 30일분인 3,191,1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연장 근로계약이 개시되기 전날인 2020. 8. 31. 저녁 피고에게 자신의 교통사고 사실을 알리면서, 만약 매장에 피해가 된다면 9월 근무에서 제외하라는 취지의 근로계약 해지의사를 밝힌 다음 연락이 두절되었고 피고가 이를 승낙하여 이 사건 연장 근로계약은 합의해지되었으며, 이후 원고가 위 사직의사를 철회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그렇지 않더라도 이 사건 통지는 D이 이 사건 연장 근로계약이 합의해지된 것으로 인식하고 원고에게 그 동안 수고했다는 인사를 한 것에 불과하여 해고에 해당하지 않으며, D에게는 원고를 해고할 권한이 없었으므로 원고가 무효확인을 구할해고의 존재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
이처럼 이 사건 연장 근로계약은 근로기간이 개시되기 전에 합의해지되었고, 그렇지 않더라도 원고가 2020. 9. 1. 정상 출근을 하지 않고 근로제공을 거부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해 임금 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해고무효확인의 소의 적법 여부
직권으로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본다.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근로계약에 기한 원래의 지위를 회복하거나 해고로 인한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대한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과거의 법률행위인 해고에 대하여 그 무효확인 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 적절한 수단이 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확인의 이익이 있다.
이 사건 연장 근로계약은 이 사건 행사가 2020. 8. 31. 종료 예정이었다가 1, 2주 연장됨에 따라 위 연장된 기간에 원고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내용으로서 늦어도 2020. 9. 중순경 종료 예정이었던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고, 이 사건 연장 근로계약 기간이 이 사건 변론 종결 당시 경과되었음은 역수상 명백하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이미 종료되었고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상실한 이상 이 사건 통지가 무효인 해고 통보라 하더라도 원고의 근로자 지위 회복은 불가능하므로,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과거의 법률관계에 대한 확인청구로서 그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임금 청구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연장 근로계약의 합의해지 여부
관련 법리
계약 당사자 사이의 의사표시를 해석할 때 의사표시를 한 사람이 생각한 의미가 상대방이 생각한 의미와 다른 경우에는 의사표시를 수령한 상대방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표시된 내용을 어떻게 이해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를 고려하여 의사표시를 객관적·규범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4다19776, 19783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와 을 제3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이 사건 최초 및 이 사건 연장 근로계약 모두 원고와 D 사이의 문자메시지 또는 전화통화만을 거친 간이한 방식으로 체결된 사실, ② 원고가 최초로 D에게 구직의사를 표시한 문자메시지에는 원고의 거주지, 자차운행 가능 여부, 성별, 생년월일, 유니폼 사이즈, 근무희망 일자 등의 내용이 기재되었고, D은 위와 같은 간략한 수준의 정보를 확인한 후 곧바로 원고에 대한 채용을 결정한 사실, ③ D은 피고가 진행하는 이벤트 행사장 근무자들이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서 근무자들로 하여금 다음 날 출근에 이상이 없는지 표시하게 하고, 각 행사일 당일에는 근무자들의 기상 및 행사장 도착 여부를 릴레이 형식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근무자들의 정상 출근을 확보하고자 노력한 사실이 각 인정된다.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 및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정, 즉 ① 피고는 홍보대행사로서 진행 중인 홍보행사장에 근무자들이 정상 출근하도록 인력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이고, 이에 따라 피고는 특별한 근무자격 요건을 제시하지 않는 대신 행사 당일에 확실하게 출근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고 행사 근무자들을 채용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와 D 사이의 2020. 8. 24.자 문자메시지 내역(갑 제3호증)에 의하면 D이 19:46경 원고에게 연장 근로가 가능한지 물은 후 불과 2분만인 19:48경 급하다면서 답장을 재촉하였고, 원고가 19:50경 승낙하자 그 직후 근로계약 연장을 확정짓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와 같은 빠른 의사소통 속도는 인력의 안정적 확보 및 배치가 중요한 피고의 업무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 역시 이 사건 최초 및 연장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출근 가능 여부를 신속히 확정하는 것의 중요성을 충분히 이해하였을 것으로 판단되는 점, ③ 원고는 2020. 8. 31. 19:38경 E에게 교통사고 사실을 알리고, 19:41경 매장에 피해가 생긴다면 자신을 9월 근무에서 빼도 되며 뼈에 문제가 있으면 빨리 알려주겠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후 21:03경까지 약 1시간 20분간 피고 측과 연락이 닿지 않았는데, 당시 2020. 9. 1.자 행사 시작까지 몇 시간이 채 남지 않은 시점임을 고려할 때 피고가 다음 날 행사인력에 결원이 생길 개연성이 높다고 인식한 것이 무리하거나 부당해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의 "혹시나 저 때문에 매장에 피해되면 9월 근무 빼셔도 되요"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는 원고의 교통사고 및 그에 따른 후속 상황으로 인해 피고의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면 이 사건 연장 근로계약을 해지하는 데 동의한다는 의사로 해석함이 타당하고, 이를 원고 주장과 같이 단순한 도의적 발언이라고 볼 수 없다. 나아가 피고의 이 사건 통지는 원고의 위 해지의사표시에 응하여 이 사건 연장 근로계약을 합의해지하는 내용으로 해석되므로, 이 사건 연장 근로계약은 당사자들의 의사합치에 따라 해지되었다고 판단된다.
원고 임금채권의 발생 여부
이와 같이 이 사건 연장 근로계약이 2020. 8. 31. 이미 합의해지되었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2020. 9.분 임금채권은 발생할 여지가 없다. 원고의 피고에 대한 임금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원고는 2021. 10. 12. 변론재개를 신청하였으나, 원고가 주장하는 변론재개 사유(새로운 증거의 제출 필요성) 및 이 사건 소송의 진행 경과 등을 살펴볼 때 변론재개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판사 장지혜(재판장) 임미경 한윤영
각주1) 2020. 8. 11., 2020. 8. 12., 2020. 8. 18., 2020. 8. 19., 2020. 8. 29., 2020. 8. 30., 2020. 8. 31. 근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