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0. 11. 13. 선고 2020노80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지입차주로서 근로기준법상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 내지 ‘사용자’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또한 피고인에게는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해고예고 수당 체불에 관한 고의가 없었는데도, 이를 간과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울산 남구 B건물, C호에 있는 유한회사 D에 피고인 소유 버스 3대를 지입한 지입차주로서, 상시근로자 3명을 사용하여 전세버스운수업을 경영하는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이다.

1)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퇴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7. 13.부터 2018. 4. 30.까지 위 버스를 운행하는 운전기사로 근로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E, 근로자 F에 대한 2018. 4.분 임금 각 200만 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8. 4. 30.경 위 버스를 운행하는 운전기사로 근무한 근로자 E, 근로자 F, 근로자 G를 해고하면서 200만 원의 해고예고 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회사가 그 명의로 자동차를 소유하고 화물운송업을 경영하고 있는 이상 실제로는 지입차주가 회사와 별도로 사업자등록을 한 후 회사에는 매월 지입료만을 내고 자기 계산하에 위 차량을 이용하여 독자적으로 영업활동을 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이는 회사와 차주의 합의에 의한 내부적 사항에 불과한 것으로서 대외적인 관계에 있어서는 회사가 위 자동차를 소유하고 이를 운영하는 경영주체라고 보지 않을 수 없고, 따라서 그 사업장의 근로자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회사가 직접 근로관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사용자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2. 4. 28. 선고 90도2415 판결 등 참조)고 전제한 다음, 그 판시 증거를 종합하여 원심판시 범죄사실 기재 버스 3대(J, K, L, 이하 ‘이 사건 버스’라 한다)의 지입회사는 유한회사 D(이하 ‘D’이라 한다)이고, 피고인은 지입차주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직접 근로관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사용자는 D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원심은 피고인이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5984 판결 등 참조)고 전제한 후, 그 판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버스의 운전기사들을 면접한 후 채용 여부를 결정하였고, 급여, 근무시간, 4대보험 가입 여부 등의 근로조건도 피고인이 위 운전기사의 의견을 들어 정한 사실, 이 사건 버스의 운전기사들은 정기적으로 M 출퇴근 차량으로 배차되었는데 이에 관하여 처음에는 피고인으로부터 지시를 받았고 승차 인원에 대하여도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다가, 피고인의 지시로 D과 I 주식회사로부터 배차지시를 받고 승차인원 보고를 한 사실, 이 사건 버스가 유치원 등에서의 일회적 여행에도 수시로 배차되었는데, 이러한 수시 배차지시는 피고인이 한 사실, 이 사건 버스의 운전기사들은 운행 중 발생한 차량 이상 등을 피고인에게 보고하고 피고인의 지시를 받았고, 이 사건 버스의 보관 장소도 피고인이 지정한 사실, 이 사건 버스의 운전기사들은 월 급여 중 200만 원은 D으로 지급받았으나, 만근시 지급되는 만근수당 20만 원 및 수시배차에 따른 수당은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은 사실, 이 사건 버스의 운전기사들은 2018. 4. 30. 지입회사인 D으로부터 버스를 차고지에 입고하고 운행을 정지하라는 통지를 받고 피고인에게 어떻게 할지를 문의하였고,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다음날 이 사건 버스를 차고지에 입고시킨 후 피고인에게 이 사건 버스의 열쇠를 반납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를 종합하여 피고인은 이 사건 버스의 운전기사들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관하여 사업주인 D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로서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로서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피고인에게 임금 등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근로기준법에서 사용자의 개념에 사업주 외에도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포함시킨 취지는 근로기준법이 규제하는 사항에 관하여 실제상의 책임과 권한을 행사하는 자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법률상의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근로기준법의 실효성 있는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는 데 있다고 보이는데, 임금 등의 1차적 지급의무는 사업주가 지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므로, 이를 이유로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의 고의를 쉽게 부정하게 되면 공법적 방법에 의한 근로기준법의 실효성 확보가 어려워지는 측면이 있는 점과 원심판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들, 즉 이 사건 버스의 운전기사들에 대한 임금 중 200만 원은 D이 지급하여 왔기는 하나, 피고인이 이 사건 버스의 운전기사들에게 버스를 차고지에 입고시킨 후 열쇠를 반납할 것을 지시하는 방법으로 해고함으로써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금품청산 및 해고예고수당 지급의무가 발생한 점, 피고인은 D으로부터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아 이 사건 버스의 운전기사들을 관리하여 왔으므로 이 사건 버스의 운전기사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는 지입회사뿐 아니라 지입회사를 위하여 행위하는 사용자인 피고인에게도 발생하게 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피고인이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으므로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종래부터 대법원은 회사가 그 명의로 자동차를 소유하고 화물운송업을 경영하고 있는 이상 실제로는 지입차주가 회사와 별도로 사업자등록을 한 후 회사에는 매월 지입료만을 내고 자기 계산하에 위 차량을 이용하여 독자적으로 영업활동을 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이는 회사와 차주의 합의에 의한 내부적 사항에 불과한 것으로서 대외적인 관계에 있어서는 회사가 위 자동차를 소유하고 이를 운영하는 경영주체라고 보지 않을 수 없고, 따라서 그 사업장의 근로자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회사가 직접 근로관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사용자라고 보아야 한다고 일관되게 판시하여 왔는바(대법원 1987. 2. 24. 선고 86도2475 판결, 대법원 1990. 9. 25. 선고 90도1214 판결, 대법원 1992. 4. 28. 선고 90도2415 판결 등 참조), 이에 의하면 근로자와의 대외적인 관계에 있어서는 지입회사만이 사용자이고, 지입차주는 지입회사와의 내부적인 합의에 따라 독자적으로 영업활동을 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의 지위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은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지입회사인 D이 사용자이고 피고인은 지입차주라고 인정하면서도, 그 설시 사정을 종합하여 지입차주인 피고인이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에 규정된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로서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바,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정들, 즉 이 사건 버스의 운전기사들의 주 업무는 M 임직원 출퇴근버스 정기운행이었는데 위 업무는 D과 I 주식회사와 사이에 체결된 통근버스 운행용역계약에 따라 D이 I 주식회사로부터 하도급받은 업무인 점(수사기록 36쪽), 이 사건 버스의 운전기사들이 월 급여 2,000,000원을 D으로 지급받아 온 점(수사기록 55쪽, 159 내지 165쪽), 이 사건 버스의 운전기사들이 채용과정에서 먼저 피고인을 통하기는 하였으나 최종적으로 D 소속으로 채용되었으며, 운행정지 통보 역시 D으로부터 받은 점(수사기록 56 내지 57쪽, 93쪽), 피고인이 지입회사인 D으로부터 이 사건 지입차량 내지 이 사건 버스의 운전기사들에 대한 관리감독에 대한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대가도 받지 않은 점, 나아가 가사 피고인이 이 사건 버스의 운전기사들의 채용, 급여, 운행조건 등에 일부 관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지입차주인 피고인이 지입계약에 따라 대내적인 관계에서 지입회사와는 독립된 관리와 계산으로 영업하면서 지입차량을 배타적으로 관리 운행할 수 있는 권리, 즉 지입계약에 수반되는 지입차주의 본질적인 권리로서 행한 것이므로, 피고인과 지입회사 사이의 위임 내지 고용계약 등 별도의 약정이 없이 단순히 지입차주라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지입회사를 위해 행하는 자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 설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지입차주인 피고인이 대외적으로 근로자와의 관계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로서 D과 함께 공동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이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아가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인에게 임금 등 체불에 관한 고의가 있다고 한 원심의 판단 역시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이처럼 원심의 판단에는 지입관계에서의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임금 등 체불 고의의 존부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 바, 이는 앞서 제2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관구(재판장) 남관모 한윤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