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3. 1. 12. 선고 2022가합1006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한 건강관리 사업, 작업장 내외의 유해환경 조사·진단 및 평가 사업 등을 수행함으로써 사업장의 작업환경 개선 및 근로자의 건강보호 등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피고는 전국에 7개의 지역본부를 두고 있고, 그 중 부산·경남 지역본부(이하 '부산본부'라 한다) 산하에 울산산업보건센터(이하 '울산센터'라 한다)를 두고 있다.

나.

원고는 2014. 3. 15. 울산센터에 산업위생관리기사 전문계약직 사원으로 입사하였다가 2015. 5.경 정규직으로 전환되어 근무를 계속하던 중 2018. 11. 1. 울산센터 보건관리팀에서 부산본부 보건관리팀으로 전보한다는 인사명령(이하 '이 사건 인사명령'이라 한다)을 받았다.

다.

이 사건 인사명령 이후 원고는 울산지부장 C 차장에 대한 폭로성 글과 녹취파일을 내·외부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하거나 피고의 그룹웨어 공지사항에 게시하는 등의 비위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2019. 2. 12. 피고로부터 해임 처분을 받았다. 그러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D)을 하였는데, 위 위원회는 원고에게 징계사유가 있음이 인정되나, 해임 처분은 징계양정이 과하여 부당하다는 이유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정하였다.

라.

원고는 위 판정 이후 2019. 7. 22. 복직하였으나 다음날인 2019. 7. 23. 보직해임 처분, 2019. 8. 20. 정직 3개월의 처분을 받았고, 이에 원고가 다시 피고를 상대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대기발령 및 부당정직 구제신청(E)을 하여 정직 3개월이 부당징계라는 판정을 받았다.

이후에도 원고는 내·외부 인터넷 사이트에 울산센터 F 팀장에 대한 부정적인 글을 게시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2019. 12. 17. 정직 3개월의 처분을 받았고, 감사실 조사 방해 행위 등을 이유로 2020. 4. 9. 정직 2개월의 처분을 받았으며, 이에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자 위 위원회는 화해를 권고하였고, 2020. 5. 22. '피고는 위 정직 처분들을 취소하고, 원고는 부정적인 글을 게시 및 배포하여 피고 및 임직원의 명예와 조직 질서에 혼란을 끼친 사실에 대하여 책임을 통감한다는 취지의 글을 게시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화해조서가 작성되었다.

마.

한편, 피고의 인사규정 및 단체협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을 제12, 15, 21 내지 24, 2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인사명령은 피고의 인사규정 제32조를 위반한 것이고, 피고의 인사권을 남용하고 일탈한 위법·부당한 처분이므로 그 무효 확인을 구하며, 원고가 위와 같은 위법·부당한 인사명령으로 인하여 직·간접적인 재산상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 손해배상으로 1,500만 원 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

3.

판단

가.

이 사건 인사명령의 무효 확인 청구 부분

1)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 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다.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등 참조). 단,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되어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3다63029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을 제10, 3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에서 살펴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인사명령이 피고의 인사권한을 남용한 것으로써 위법·무효한 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의 인사규정에 따르면 피고는 조직의 활성화와 직원들의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위하여 인사이동을 실시할 수 있고(제32조 제1항),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정기 인사이동이 아닌 시기에도 인사이동을 실시할 수 있다(제32조 제2항). 즉 피고가 업무상 부득이한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때에는 근로자에게 근로 장소 및 업무 내용 등을 변경하는 인사명령을 할 수 있고, 근로자인 원고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따라야 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인사명령은 피고가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는 권한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 반면 원고의 근무지가 원고의 주장과 같이 오로지 울산센터에만 한정되어야 한다고 볼 자료는 없다.

②

원고는 이 사건 인사명령 이전부터 팀원들에 대한 불만사항을 내·외부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하는 등 팀원들과 불화가 지속되고 있었고(이와 같은 불화는 위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부산본부로 전보된 이후에도 계속되었고, 원고는 같은 팀에서 근무하던 팀장을 저작권법 위반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형사 고소하기도 하였다), 이로 인하여 원고가 팀원들과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위와 같은 이유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업무환경을 확보하기 위하여 원고를 전보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고, 그와 같은 판단이 인사권자의 재량권을 현저하게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③

원고는 이 사건 인사명령으로 인하여 원룸비, 출·퇴근 비용의 증가 등 직·간접적인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인사명령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감내할 수 없는 수준의 생활상의 불이익이 가해졌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④

피고의 단체협약에 따르면 정기인사가 아닌 시기에 순환보직을 실시할 경우에는 조합과 사전 협의를 해야 하는데(제76조 제2항) 피고는 이 사건 인사명령 이전에 C 지부장에게 전보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 개진을 요청하는 등 필요한 절차를 준수하였고(이에 대하여 원고는 노동조합이 인사권에 개입한 것이라고도 주장하나, 피고는 단체협약 제76조 제2항에 따른 협의 절차를 거친 것에 불과해 보인다), 그 외에 피고의 인사규정 및 단체협약 등 내부규정에 해당 근로자에게 사전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명시적인 규정은 존재하지 아니한다.

나.

손해배상 청구 부분

이 사건 인사명령이 정당한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재우(재판장) 조한기 박세정

각주1) 원고의 청구취지가 명확하지 아니하나 위와 같이 선해하여 판단하기로 한다.

각주2) 원고는 이 사건 인사명령으로 인하여 직 · 간접적인 재산상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가 그 손해배상으로 ‘1,500만 원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그 금액을 특정하고 있지 않은바, 원고의 청구금액을 위와 같이 선해하여 판단하기로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