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울산 중구 B에서 ‘C의원’이라는 상호로 상시근로자 24명을 사용하여 의료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3. 6. 10.부터 2017. 7. 31.까지 위 사업장에서 내과전문의로 근로하고 퇴직한 D의 퇴직금 60,201,278원 중 17,122,461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가는 사정이 있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하여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각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근로자 D과 사이에 퇴직금을 포함한 세후 연봉액과 인센티브를 정하면서, 퇴직적립금, 법인카드 사용금액, 자동차리스료 등 이른바 유지비용을 공제한 금액을 매월 지급하기로 약정한 점, ② D은 2013. 6. 10.경부터 피고인 운영의 ‘C의원’에서 근무하다가 2017. 7. 31.자로 퇴직하였고, 피고인은 당시까지의 퇴직 적립금을 정산하여 D에게 43,078,817원을 지급하였으며, D이 그 무렵 위 퇴직금 액수나 산정방식 등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별다른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③ D은 2017. 8. 4.경 재차 ‘C의원’에서 근무하기로 피고인과 협의한 후, 그 무렵부터 2021. 5. 1.경 사망할 때까지 ‘C의원’의 봉직의로 재직하였던 점, ④ 피고인은 D이 사망한 후, 2017. 8. 4.경 이후부터 D의 사망 시점까지의 기간 동안에 그의 퇴직금으로 산정한 64,955,011원을 그 유족에게 지급한 점, ⑤ 당초 수사기관에서는, 망 D이 재직하던 기간 중 세후 연봉액 및 인센티브 금액에서 퇴직 적립액을 공제한 금액을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으로 파악한 후, 망 D의 기간별 퇴직금을 다시 산정하였는바, 위 산식에 의하면 2013. 6. 10.부터 2017. 7. 31.까지의 기간에 걸친 퇴직금은 60,201,278원이고, 2017. 8. 4.부터 2021. 4. 30.까지의 기간에 걸친 퇴직금은 51,153,914원인 점(증거기록 제279쪽 이하), ⑥ 퇴직금 중간 정산 지급의 적법 여부와는 별개로, 망 D의 유족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2013. 6. 10.경부터 2021. 4. 30.까지 망 D이 계속 ‘C의원’에서 근무한 것으로 볼 경우, 피고인이 망 D 또는 그 유족측에 지급한 퇴직금 총액은 일응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 퇴직급여액수를 다소 상회한다고 볼 여지가 있는 점, ⑦ 그 밖에 이 사건 당사자들 사이의 분쟁 발생 및 그 진행 경과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종합하여 보면, 망 D의 1차 퇴직일부터 14일까지의 기간을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범의 판단의 기준시점으로 볼 때,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의한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나 범위를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어서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 있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퇴직금 체불의 범의가 있었다는 점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와 같은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희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