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망 B(C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23. 2. 11. 14:48경 김해시 D에 있는 주식회사 E 김해지점 2공장에서 사다리 위에 올라가 페인트 작업을 하던 중 사다리가 넘어지면서 바닥으로 추락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를 당하여 F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으나 같은 날 15:37경 '뇌손상사 추정(추락사)'을 직접 사인으로 하여 사망하였다.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2023. 3. 22.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3. 5. 10. 원고에게 '망인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로 볼 수 없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3. 11. 20. 위 심사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망인은 2016년경 주식회사 E(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에 입사하여 차량 운전 업무를 주로 하다가 2017년경 공장장 직책을 부여받아 차량 운전 외에도 현장청소 및 관리 등의 업무를 총괄하여 수행하였고, 위 회사의 실질적인 사업주인 원고의 배우자이긴 하나 다른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출·퇴근 기록이 관리되는 등 근무시간을 준수하였으며, 월급도 고정급으로 정해져 있었고, 위 회사의 대표이사 G의 지시에 따라 페인트 작업을 하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다. 따라서 망인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이므로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판단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2호는 "이 법에서 사용하는 '근로자'라는 용어의 뜻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보험급여 대상자인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실질이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한 종속적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되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 도구를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도록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해 스스로 이윤을 창출하거나 손실 등 위험을 부담하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 인정되는지등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9두5016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갑 제1, 2, 5 내지 11호증, 을 제3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망인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이 사건 회사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회사는 2015. 10. 21. 폐기물수집 및 운반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는데, 원고는 위 회사 설립 때부터 발행주식 100%를 보유하면서 사내이사 내지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었고, 2021. 7. 8. G도 대표이사로 취임하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금융기관 관련 업무 등은 원고가 단독으로 수행하였다. 이 사건 사고 이후에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양산지청이 2023. 3. 9. 실시한 중대 재해조사 당시 G 및 그의 배우자로서 이 사건 회사의 관리이사인 H은, 'G이 이 사건 회사에서 부장 직책으로 영업 등을 담당하였는데, 대표 직함이 영업에 효과적이라고 판단하여 대표이사로 취임하였으나 업무는 과거와 변동이 없었고, 여전히 원고가 대표이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는바, 실제 대표이사로서의 업무는 원고가 맡아 하였고, G은 영업상 필요에 의해 대표이사의 직함만 부여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실 사주가 G이라는 내용이 기재된 자신과G 명의의 각 사실확인서(갑 제11호증의 1, 2)를 제출하였으나, 이는 이 사건 사고 후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뒤에 작성된 것이고, 그 내용이 앞서 본 G과 H의 각 진술과도 배치되는 점, G은 원고의 친동생으로 원고와 이해관계를 같이 하기도 하는 점 등에 비추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G이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회사의 발행주식에 관하여 자신이 소유자인 사실의 확인을 구하는 주주명의개서 이행청구 소송(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3가단122757)을 제기하여 조정이 성립된 사실은 인정되나, 이 역시 사후적인 사정에 불과하여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회사의 실제 사업주가 G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폐기물 관련 업종에 오랜 기간 종사하였던 망인은 2016. 4. 1.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한 뒤 2017년경부터 공장장의 직책을 부여받았고, 2021. 12. 8. 원고와 혼인신고를 하였다.
위 중대 재해조사 당시 원고는 '망인과 함께 주 2~3회가량 출근하며 회사 운영에 관여하였고, 망인은 집게 차(집게 달린 폐기물수집 차량) 운전기사가 쉬는 날에는 운전도 하는 등 현장의 전반적인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 사건 회사 김해지점 2공장에는 여자가 할 일이 있어 원고가 화장실 청소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라고 진술하였고, G 및 집게 차 운전기사는 '망인이 현장관리, 작업지시, 차량정비 등과 함께 운전기사들의 채용이나 운전기사들에 대한 안전교육, 배차 업무지시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이 사건 사고 당일에도 망인과 G, 망인의 조카인 I이 이 사건 회사 김해지점 2공장을 방문하여 망인은 사다리에 올라가 페인트 작업을 수행하고, G과 I은 밑에서 사다리를 잡는 등 망인의 페인트 작업을 보조하다가 위 사고가 발생하였다. 위 중대 재해조사 당시 I과 H은 'G이 망인에게 페인트 작업 중 일부는 월요일에 할 것을 제안하였으나, 망인이 계속하여 사다리를 잡으라는 취지로 말하였다'라고 진술하였고, 원고 역시 '망인이 다른 사람에게 페인트 작업을 시켰으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인데, 비용을 절감하려고 하다가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참작하면, 이 사건 회사는 원고가 대표자로서 대외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망인이 현장과 관련된 실무를 주도하는 형태로 원고와 망인이 공동으로 운영해왔다고 봄이 타당하고, 원고가 일방적으로 업무에 관하여 망인을 지휘·감독하는 관계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회사와 망인 사이에 작성된 2022년도, 2023년도 근로계약서에는 근로시간이 평일 07:00~18:00, 토요일 07:00~17:00로 각 기재되어 있고, 월급은 300만 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이 사건 회사의 출근부에 기재된 망인의 퇴근 시간은 대부분이 정해진 근로시간 이전인 점, G은 망인의 근로시간에 대하여 '7시경 운전기사들과 함께 출근해 일찍 갈 때는 15~16시, 보통은 16~17시에 퇴근하였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근로계약서의 내용대로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망인이 이 사건 회사에서 고정 급여를 지급받기는 하였다. 그러나 위 중대재해조사 당시 G은 '원고의 월급이 470만 원으로 많은 편이라 망인이 상대적으로 적게 가져갔다'라고 진술하였고, 원고 역시 '망인의 월급은 망인이 정하였다'라고 진술하였으며, 원고가 작성한 가족관계확인서(을 제7호증)에는 망인의 소득으로 생계를 유지한 것 으로 기재되어 있기도 한바, 망인이 이 사건 회사에서 지급받은 급여는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것이라기보다는 망인과 원고가 위 회사를 운영하여 얻은 수익을 공동으로 사용한 것이라고 봄이 자연스럽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윤직(재판장) 최희동 김아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