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6. 6. 4. 선고 2024구합547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망 B(C 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1973. 11. 13. D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2009. 12. 31. 퇴직할 때까지 예인선 기관장 업무를 수행하였다.

나.

망인은 2017. 5. 15. E병원에서 시행한 조직검사에서 특발성폐섬유증(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 진단을 받고 치료 중 2020. 7. 3. 이 사건 상병의 급성악화를 직접사인으로 하여 사망하였다.

다.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2020. 8. 26.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하였는데, 피고는 2023. 2. 27. 원고에게 이 사건 상병과 망인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23. 11. 22. 원고의 재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4, 18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망인이 이 사건 회사에서 예인선의 기관장으로 근무하면서 기관실 내 단열재의 도포, 배기관의 용접 및 보온재 부착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석면 및 금속 분진에 장기간 노출된 점, 망인에게 폐질환의 가족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상병과 망인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의학적 소견

1)

업무관련성 전문조사 필요성에 관한 자문회신서

○

망인이 기관실의 수리, 유지, 보수 업무를 수행하면서 용접흄, 석면, 배기가스등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음

○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된 폐렴의 선행요인으로서 특발성폐섬유증과 전이암의 진행경과, 중증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업무관련성을 판단하기 위해서 직업환경연구원 업무관련성 전문조사가 필요함

2)

직업환경연구원 업무상 질병 역학조사 회신서

○

이 사건 상병의 직접적 위험인자로는 금속/목재 분진, 석재/모래 분진, 결정형 유리규산 분진 및 탄 분진이 알려져 있음

○

망인과 같은 예인선 기관장은 하루 평균 30분 출항 전 점검 업무, 400분의 예인선 기관운전, 20분 각종 기기 필터류 청소 업무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 사건 상병의 위험인자에 노출되지는 않음

○

필터류 청소 중 압축공기를 이용해 내부 이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분진에 노출될 수는 있으나, 대상 선박이 예인선인 점을 감안하면 금속 분진 함량이 적고, 작업시간도 하루 20분으로 금속 분진 노출량은 미미함

○

주1회 30분 정도의 예인선 기관 정비업무 중 기관장은 간단한 부품 교체 정도의 작업만 하고 그 외의 작업에서는 사외 업체를 이용하거나 DOCK 입거수리를 하기 때문에 위험인자에 노출될 가능성은 적음

○

망인의 주 업무가 출항 전 예인선의 점검업무와 운전 업무인 점을 감안하면 석면에 노출되지 않았거나 그 정도가 미미하다고 보여 망인의 흉부 영상과 조직검사에서 나타난 간질성 폐렴은 석면폐가 아닌 이 사건 상병으로 판단됨

3)

피고 업무상질병위원회 심의 결과

○

망인이 금속 분진에 노출된 수준이 미미하고, 석면 노출도 미미하여 석면폐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므로,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는 인정되지 않음

4)

이 법원 직업환경의학과 감정의 소견

○

이 사건 상병이 특발성으로 정의되는 것 자체가 다인성 질환임을 의미하며, 유전적 요인 외의 외부요인 중에서는 흡연이 가장 중요한 요인임

○

이 사건 상병은 주로 60세 이상의 고령층에서 발생하며, 노화 과정 자체가 발병의 핵심 요인 중 하나임

○

직업적 노출도 이 사건 상병의 발병 요인이기는 하나, 유전적 소인과 흡연보다는 관련성이 낮고, 망인의 폐 영상에서 석면반 등 노출에 의한 변화도 관찰되지 않아, 직업적 관련성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흡연력은 더 적어야 하고 직업적 노출은 더 많아야 함

○

위와 같은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사건 상병과 망인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움

라.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하고, 인과관계의 증명 정도에 관하여도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5. 12. 선고 99두11424 판결 등 참조). 다만 이러한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뿐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14. 10.30. 선고 2014두2546 판결 등 참조).

2)

앞서 든 증거들, 을 제4, 1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이 사건 회사 및 근로복지공단직업환경연구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회신결과, 이 법원의 F 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이 수행한 업무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다거나 이 사건 상병이 자연적인 경과 속도 이상으로 급속히 악화되어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이 법원의 감정의는 '이 사건 상병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하여 발병하는데, 노화 과정 자체가 그 핵심 요인 중 하나이며, 유전적 요인과 외부 요인 중 흡연력이 직업적 요인보다는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어 이 사건 상병과 망인의 직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의학적 소견을 밝혔고,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 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 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그 감정 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의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09. 7. 9. 선고 2006다67602, 67619 판결 등 참조), 위 소견이 감정 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의 현저한 잘못이 있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②

직업환경연구원의 질병 역학조사 회신서에 따르면 망인의 주된 업무는 '예인선의 기관 운영'으로 위 업무 수행 그 자체로 망인이 석면 또는 금속 분진에 노출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또한 망인은 하루 20분 정도의 필터 청소 및 30분 정도의 간단한 기관 정비 업무도 함께 담당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이 사건 상병의 위험인자에 일부 노출될 우려가 있긴 하였으나 그 정도와 시간이 미미하여 이 사건 상병의 발병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원고는 망인이 예인선 기관실의 수리·유지·보수 업무도 맡았으므로 이 사건 상병의 위험인자에 노출되어 있었다고 주장하나, 망인과 함께 근무한 예인선의 선장 장성준은 업무상 질병 역학조사 과정에서 기관장은 간단한 수리 및 부품 교체 작업만을 하였고, 대규모 수리가 필요한 경우 외부 수리를 의뢰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선박 수리를 위한 전문 자격을 갖추지 않은 망인에게 이 사건 회사가 대규모 수리를 의뢰하였을 것 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원고는 직업환경연구원에서 망인의 업무를 예인선 기관 운영이 아닌 예인선의 운전으로 오인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망인의 업무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였다고도 주장하나, 위 역학조사회신서에는 망인의 주 업무가 기관 운영인 것으로 정확하게 기재되어 있다).

④

석면이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선박 건조에 흔히 사용되었던 물질로 망인이 실제로 근무한 예인선에도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기는 하나, 앞서 본 것과 같이 망인이 업무 중 석면에 장기간 노출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상병의 발병에 석면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⑤

망인이 1975년부터 1986년까지는 선박 수리를 하는 G조선소에서 근무하였으나, 망인이 그대로 예인선의 기관장으로 근무하면서 업무 내용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G조선소에서 근무하는 동안 망인의 이 사건 상병의 위험 요인에 대한 노출이 증가하였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⑥

이 법원의 감정의는 '이 사건 상병에서 위험 물질과 반응 관계가 확립되지 않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고, 이에 따르면 망인이 이 사건 회사에 장기간 근무하면서 이 사건 상병의 위험인자에 장기간 노출되었다고 하더라도 직업적 요인이 이 사건 상병의 다른 발병 요인보다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송재윤(재판장) 이충원 전정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