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6. 5. 14. 선고 2024구합629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망 B(C 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2021. 6. 21. 주식회사 D(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현장 대리인 및 품질관리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나.

망인은 2023. 1. 30. 이 사건 회사의 대구 수성구 현장 사무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나오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으며 쓰러졌고, 응급조치 후 E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같은 날 11:50경 사망하였다.

다.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유족급여 및 장례비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4. 2. 15. 원고의 사망 원인은 심근경색(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으로 추정되는데, 위 상병과 망인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결정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7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상병의 발병 전 12주간의 1주간 평균 업무시간은 약 52시간인데, 망인이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여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중대한 책임을 수반하는 품질관리 업무에 적응하여야 하였고, 동료나 상사로부터 업무 능력의 부족에 대한 질책을 들었으며, 사망 1달 전에는 현장소장이 부재한 현장의 소장 대리인을 맡아 정신적인 긴장이 컸던 점, 이 사건 회사에서 망인을 다수의 현장에 품질관리인으로 중복하여 지정한 후 일부 현장에서 품질시험을 실시하지 않아 망인이 형사처벌을 받을 우려도 있었던 점, 망인이 다양한 지역의 현장에서 근로 계약서에서 명시된 업무 외의 업무들및 대표 개인의 업무도 수행하여 과다한 업무를 수행한 점, 이 사건 회사에서 망인의 임금을 체불하고 임금 명세서를 제공하지 않아 망인이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은 점, 망인이 사망 직전 1달간 낮은 온도의 현장에서 야외작업을 수행하는 등 유해한 작업환경에서 근무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병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이 사건 상병과 망인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의학적 소견

1)

사인미상 상병확인 자문 회신서

과거 림프종 병력 있는 분으로, 사망 당시의 정황(업무 중 이상 증상 발생하여 휴식 후 복귀 과정에서 갑자기 의식 소실)과 구급 활동 당시 심실세동 관찰되고, 흡연력을 고려할 때,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됨

2)

피고 업무상질병위원회 심의 결과(2024. 2. 1.)

○

업무시간은 신청인과 심의의뢰기관의 주장이 달랐으나, 업무시작시간 승강기CCTV 촬영분, 업무종료시간 고인의 자택 입차 기록 참고하였을 때 유족 측이 주장하는 업무시간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되어 1일 9시간, 주 6일로 산정하였고, 증상 발생 전 24시간 이내 돌발 상황 또는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는 없었으며, 발병 전 4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당 평균 47시간 15분,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당 평균 49시간 54분으로 조사되었음

○

고인의 발병경위 및 진료기록 등을 검토한 결과, 사인미상이며, 심근경색으로 추정된다는 의학적 소견임

○

증상 발생 24시간 이내 돌발 상황이나 급격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고, 단기 및 장기 과로 기준에 해당되지 않으며, 직장내 괴롭힘 등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았음으로 인해 사망에 이른 것이라고 인정할 근거가 부족하여 업무 부담 가중요인에 해당되는 사항도 없는 바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참석 위원의 일치된 의견임

3)

이 법원 직업환경의학과 감정의 소견

○

급성의 심장정지의 위험요인으로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급성의 심장정지를 일으키는 대부분의 원인이 관상동맥질환, 부정맥 등의 심혈관 질환들이 기 때문에 일반적인 심뇌혈관 질병의 위험요인들과 비슷하고, 교과서 상으로 정립된 위험요인으로는 고령, 남성, 흡연자, 심근경색의 기왕력과 가족력, 고혈압 기왕력과 가족력, 당뇨, NYHA class, 부정맥의 기왕력, 심장 좌심실의 분출능 등이 있음

○

직장 내 스트레스에 노출된 개인은 그렇지 않은 개인에 비해 10~40% 정도의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고 보고되어 있고, 과로는 주로 일주기 리듬의 교란으로 교감신경의 항진,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 축의 기능 항진, 염증, 혈액 응고, 혈압 변화 등에 관여하여 심혈관 질환의 유발 요인이 되며,1주일에 55시간 이상 근무하는 경우에는 1주일에 40시간 이하로 근무하는 경우보다 허혈성 심장질환의 위험이 1.17배 높아짐

○

2022. 12. 15. 자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에 따르면, 위험음주, 신체활동량부족, 공복혈당 101mg/dL의 공복혈당장애 의심 소견, 신장 166.9cm 몸무게 72.8kg, 체질량 지수 26.1 비만, 복부 비만이 개인적인 취약 소인으로 판단되고 2018년 호치킨 림프종을 진단 받은 후 방사선 치료 및 ABVD 항암치료 후 완전관해가 유지되었던 기왕력이 있어 이 또한 개인적인 취약소인이 될 수 있음

○

호치킨 림프종에서 치료를 위해 피감정인이 받았던 방사선 치료 및 ABDV 항암치료는 심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고, 호치킨 림프종 치료 후 25년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급성심장사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 위험이 건강한 사람에 비해 3배에서 5배 상승하였다고 보고되어, 연구마다 발병위험의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방사선 치료 및 ABDV 항암치료는 각각 치료 후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 위험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일관성 있게 보고됨

○

피감정인의 심근경색 등 급성심장사를 유발할 만한 명확한 개인적인 취약성이 있었음이 확인되나, 개인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업무상 부담요인이 명확하다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될 수 있음

[인정 근거] 앞서 든 증거들, 이 법원의 F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등 참조).

2)

앞서 본 사실관계 및 의학적 소견, 갑 제8, 11, 13, 15, 16, 22, 31, 35, 44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이 수행한 업무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여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원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망인의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주 업무시간은 54시간,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은 52시간 45분으로, 이는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고용노동부 고시, 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에서 정한 '단기간 동안 업무상 부담 증가' 기준(발병 전 1주간 업무시간이 이전 12주간의 1주 평균보다 30% 이상 증가) 및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로서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하는 기준(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 60시간 초과)에 각 미치지는 못한다.

나)

망인의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은 52시간을 초과하여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한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로서 업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증가하는 기준에 해당하기는 하나, 그 초과 정도가 주당 45분으로 크지 않고, 망인의 아파트 출입기록에 따르면 망인이 근로계약에서 정하고 있는 퇴근시간인 오후 5:00보다 이른 시간에 퇴근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어, 망인의 실제 근로시간이 원고 주장 근로시간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따르면 망인이 수행한 업무의 특성에 따라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과의 관련성이 강해졌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①

망인은 현장 관리인의 업무 외에 자재의 운반 및 현장의 개별 업무 보조 등의 업무도 함께 수행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망인과 이 사건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서 제3조 제3항이 '이 사건 회사의 업무상 필요가 있는 경우 업무의 내용을 변경할 수 있다'라는 취지로 규정되어 있어, 이와 같은 망인의 업무 수행이 근로계약서를 위반한 것 으로 보기 어렵고, 나아가서 이와 같은 업무가 망인의 업무 수행 능력을 초과하는 과도한 업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②

망인이 품질관리 업무를 제대로 수행한 적이 없어 이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과정에서 망인이 받은 스트레스를 이례적인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렵고, 품질관리 업무 자체가 근로자에게 스트레스를 준다고 하더라도 이는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통상 인내하여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③

이 사건 회사가 망인을 다수 현장의 품질관리자로 등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 건설기술진흥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이 사건 회사가 개별 현장에서 품질 관리 업무를 실시하지 않은 것에 망인이 직접적으로 가담되었다고 볼만한 증거도 없어, 이와 관련된 수사 및 형사 처벌도 이 사건 회사 및 그 운영자인 G에 대해서만 이루어졌다.

④

망인이 직장 동료나 상사로부터 업무상 괴롭힘을 당하였다고 볼 객관적인 근거가 없고, 망인이 업무와 무관하게 회사의 거실장을 옮긴 것도 이 사건 회사 대표의 일방적인 지시가 아닌 협의에 따른 것이고, 이와 같은 일은 망인이 이 사건 회사에 근무한 기간 중 단 한번 발생하였다.

⑤

망인이 2023. 12. 21.부터는 H교회의 현장 소장 업무를 담당하였으나, 망인이 그 이전부터 현장관리인으로써 다양한 업무를 관리하고 수행하였으므로 업무에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나아가서 원고는 망인이 위 현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극도의 한랭 상황에 노출되었다고도 주장하나, 망인이 사무직이 아닌 현장직으로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여 통상적으로 야외 근무를 해 왔고, 위 기간 동안의 기온이 이례적으로 낮았다고 보기 어려워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⑥

이 사건 회사가 망인에게 임금 일부 및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나, 망인의 사망 이후 원고가 임금명세서를 지급받지 못하고, 연장 근로 제한 규정을 위반하여 연장근로를 하였다는 사실만으로 G을 고소한 점,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G이 연차수당 및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경위가 확인되지 않는 점, 망인이 생전에 이와 관련된 불만 또는 고민을 표현하지는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실이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을 크게 증가시킨다고 보기는 어렵다.

⑦

망인이 이 사건 회사의 다양한 현장으로 출근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와 같은 사실만으로 망인이 자신의 근무 장소를 전날 일방적으로 이 사건 회사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망인의 퇴근 또는 귀가 시간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이 다양한 장소에서 근무함으로 인하여 망인의 근로 시간이 비약적으로 늘어났다고 보기도 어렵다.

라)

망인은 2018년 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아 방사선 치료 및 ABVD 항암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고, 이 법원의 감정의는 '이와 같은 전력이 심혈관 질환의 발병 위험을3~5배 올릴 수 있다'는 취지의 의학적 소견을 밝혔고,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 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 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그 감정 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의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09. 7. 9. 선고 2006다67602, 67619 판결 등 참조), 위 소견이 감정 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의 현저한 잘못이 있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마)

그 밖에 망인이 업무와 관련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정도의 긴장·흥분·공포·놀람 등과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로 뚜렷한 생리적 변화가 생겼다거나 업무의 양·시간·강도·책임 및 업무환경의 변화 등으로 망인의 뇌혈관 또는 심장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육체적·정신적 과로가 유발되었다고 볼 만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정황이나 자료도 나타나지 않는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송재윤(재판장) 이충원 전정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