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에게는 D의 근로자성 및 자신의 임금지급 의무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오인과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설시한 법리<1>를 토대로, 설령 D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을 감안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D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프리랜서로 근무하고 있던 지인 F으로부터 이 사건 사업장에 관한 구인구직글을 카카오톡으로 제공받았는데 위 구인구직글에는 4대보험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② D는 2022. 7. 11. 피고인과 사이에 프리랜서 계약서 및 확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프리랜서 계약서에 따른 계약기간은 3개월, 보수는 월 회원권 결제금액 및 비회원 시술금액의 30%이었고, '당해 보수는 계약 이행에 따른 급부로서 근로소득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업무 수행시 세부적인 사항은 전적으로 D의 자율에 맡긴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으며, 위 확약서에도 '네일 디자이너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며 보수의 성격 역시 근로소득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③ D가 2022. 7. 10.경부터 2022. 10. 17.까지 근무하면서 지급받은 보수총액 2,019,000원은 D의 시술매출액의 30% 상당에 해당하고, D는 위 금원을 수령하는 동안에는 위 금원의 액수에 대하여 별도로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으며, 달리 피고인과 D 사이에 매월 70만원의 고정된 임금을 지급하기로 정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한 바, 위
프리랜서 계약서 및 확약서가 단순히 형식상 작성된 서면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④ 이 사건 사업장에서 시술재료는 제공하지만 D는 시술에 필요한 시술장비를 개인용품으로 사용했고, 이 사건 사업장에서 실장으로 근무했던 E은 'D의 시술은 고객의 요구에 따라 독자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시술료 또한 피고인에게 보고하지 않고 임의적으로 조정할 수 있었으며, 이 사건 사업장에서 출퇴근 시간 관리는 기록해서 관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⑤ 피고인으로부터 월급을 받고 있던 E은 D와 달리 매장관리등의 업무를 맡았고 실장 직책으로 불렸던 점, 그 외에 이 사건 사업장에서 D와 동일한 업무를 하였던 사람들은 D와 동일하게 프리랜서 계약서를 작성하였고 계약서에 따른 금원을 지급받아 온 것으로 보인다. ⑥ 이들은 이 사건 사업장의 출퇴근이 자유로웠다는 취지의 탄원서 내지는 진술서를 제출했고, 달리 이 사건 사업장에서 D의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을 엄격히 통제 및 관리하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당심의 판단
기록에 의하면 위와 같은 사정들에 더해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D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이 사건 사업장에는 네일관리사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이나 복무(인사)규정이 없는 점, ② 이 사건 사업장을 찾는 고객이 시술자를 지정하여 예약하면 지정된 네일관리사가 시술을 하고, 고객이 시술자를 지정하지 않으면 예약이비는 네일관리사가 배정되는데, 그 배정을 피고인이 전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던 점, ③ D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퇴직할 무렵이 되어서야 비로소 피고인에게 위 확약서 내용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했고 그로부터 수일 내인 2022. 10. 18. 이 사건 사업장에서 퇴직하였으며, 피고인이 퇴사의사를 밝힌 D에게 '10일 급여는 그날 들어갈 것이다'라고 답하자 D가 이에 대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점이 인정된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다음의 사정 또한 인정된다. ① D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일을 시작할 무렵에는 네일 자격증이 없었고, 2022. 9. 29.경이 되어서야 비로소 네일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이 사건 사업장에서 퇴직할 때까지도 개인 명의의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② D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근무기간 동안 오전 10시 30분 출근, 오후 9시 퇴근을 기본으로, 예약의 유무나 시술시간과는 관계없이 이 사건 사업장에 상주한 것으로 보인다. ③ D는 피고인으로부터 시술 방식, 시술 순서, 청소, 고객응대, 매출, 회원권 판매, 시술금액 등에 대한 지시를 받았고, 피고인은 D를 포함하여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네일관리사들에게 고객응대에 필요한 '베이직 프리미엄' 할당량 등을 정해주기도 하였으며, '휴무는 고정휴무4번, 월차 2번으로 월 6회이며 더 쉬는 것은 절대 안 된다'며 휴무일자를 지정하기도하였다. ④ 이 사건 사업장에 부과된 공과금이나 임대료, 재료비 등은 피고인이 부담했고, 이 사건 사업장을 방문한 고객이 네일관리사의 시술 실수로 병원비나 약값 등을 청구하면 그 비용 또한 피고인이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9도1151 판결 등 참조).
대법원은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는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데,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고 판시한 바 있다.
피고인이 D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이유는 D가 근로자가 아닌 프리랜서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인데, 앞서 본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D의 근로자성 여부를 쉽사리 판단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고인과 D의 계약관계의 성격이 법리판단이 필요 없을 정도로 명백한 것은 아니어서 피고인으로서는 D에 대한 임금 지급 의무를 다투어 볼 여지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고의 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원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2>. 결국 원심의 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
가 주장하는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홍(재판장) 남덕희 김준형
각주1)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각주2)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