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6. 3. 31. 선고 2025구단513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20. 7. 13. B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C 작업장(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서 도장 업무를 수행하다가 2022. 9. 14. 퇴직한 사람으로, 2021. 9. 30. 진단받은 '갑상선의 악성신생물'(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에 대하여 2022. 9. 30. 피고에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나.

피고는 2023. 6. 7. '이 사건 상병은 확인되고, 조선소에서 도장 및 사상 작업을 수행하며 금속 분진 및 유기 용제 등의 노출 가능성이 있기는 하나, 갑상선암의 유발요인으로 방사선 외 다른 물질과의 관련성이 알려져 있지 않은 점, 업무상 신청 상병을 유발할 만한 유해 인자를 특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서울남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 결과 등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요양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피고에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3. 10.경 기각되었고,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4. 1. 12. 기각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 2,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다음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상병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

원고가 수행한 도장 업무와 이 사건 상병의 업무관련성에 관하여 전문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

원고가 도장 작업에서 사용한 화학물질은 벤젠, 크롬 화합물, 톨루엔 등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고, 원고의 작업 환경은 밀폐된 선체 내부로 환기가 부족하여 원고는 장시간 유해물질에 노출되었다.

○

갑상선암은 원고 나이의 남성에게 흔히 발생하지 않고, 원고의 가족 중 갑상선암 병력이 있는 사람은 없다.

나.

인정 사실(이 법원 진료기록감정의의 의학적 소견)

○

갑상선암의 의학적으로 확립된 주요 위험 요인은 방사선 노출, 유전적 요인, 여성 성호르몬의 영향, 요오드 섭취 패턴 및 자가면역질환, 흡연, 음주, 비만 등이다. 갑상선 유두암은 주로 젊은 성인이나 중년층에서 많이 진단되고, 30-50대 여성에서 발병률이 가장 높다.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에서 원고와 같은 40대 초반 남성의 갑상선암연간 조발생률은 인구 10만 명 당 약 64.3명이다.

○

산업위생학적으로 '기준치'는 인체에 건강 위해가 없을 수준에서 설정된 값이며,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는 노출에 대해서는 장기간 노출이라도 암 등 질병과의 인과성을 뒷받침할 근거로 보기 어렵다.

○

원고가 도장작업 중 벤젠, 크롬, 톨루엔 등에 노출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갑상선암 발생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

-

원고가 노출된 벤젠, 크롬, 톨루엔 등과 갑상선암의 인과성은 의학적으로 인정되고 있지 않다. 갑상선암의 대표적인 발병 요인은 방사선 노출과 유전적 요인이며, 대규모 역학연구 · 메타분석에서 유기용제나 중금속 노출과 갑상선암의 의미있는 관련성은 보이지 않는다.

-

원고의 도장작업 기간은 약 1년 2개월로 비교적 단기간이며, 암 발생을 논할 때 요구되는 잠복기(수년에서 수십 년)와는 현저히 부합하지 않아 인과성을 뒷받침하기 어렵다.

-

페인트나 희석제에 포함된 톨루엔, 에틸벤젠 등의 노출 특성은 피부 · 호흡기자극, 중추신경계 영향 등 급성 · 아급성 독성 중심으로 알려져 있으며, 갑상선 여포세포의 돌연변이를 유발하거나 종양 발생을 증가시키는 기전적 근거가 보고된 바 없다. [인정 근거] 이 법원의 D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다.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17두4593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또한 인과관계의 증명 정도에 관하여도 반드시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대법원 2000. 5. 12. 선고 99두11424 판결, 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6두4912 판결 등 참조). 다만 이러한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 · 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02. 2. 5. 선고 2001두7725 판결,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두5695 판결 등 참조).

한편,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 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23다217534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사업장의 2020년, 2021년 작업환경측정 결과 톨루엔, 에틸벤젠 등이 기준치 이내로 검출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감정의의 감정 소견을 배척하기 부족하다.

3)

한편 피고는 이 사건 상병 발병과 관련하여 원고가 수행한 업무에서 이 사건 상병과 연관된 유해인자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업무관련성 전문조사를 실시하지 않고 이 사건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후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위와 같이 피고가 판단한 근거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상 업무상 질병 등의 인정 기준이 예시적이라 하더라도, 위 법령에 따라 이 사건 업무와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움을 전제로 한 것이다. 또한 위와 같은 판단은 앞서 본 감정의의 소견에도 부합하므로, 위와 같은 판단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4)

결국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상병이 원고의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유해물질 노출로 발병하였거나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악화됨으로써 업무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가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미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