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1999. 1. 1. 피고 연구원에 입사하였고,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한국건설연구원지부(이하 '노조 지부'라 한다)에 가입하여 2009. 7. 1.부터 B으로 활동하던 중 피고연구원에서 2010. 8. 2. ① 업무복귀명령 불응과 ②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를 이유로 3개월의 정직처분(이하 '이 사건 정직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다.
원고는 이 사건 정직처분이 부당징계이자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고, 이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한 후 재심판정에 대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이 사건 정직처분 중 업무복귀명령불응은 징계사유가 되지 아니하고 징계양정이 무거워 징계재량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판결이 확정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12누418 판결).
이에 따라 피고 연구원은 원고의 정직기간인 2010. 8. 30.부터 2010. 11. 29.까지의 임금으로 18,816,493원을 원고에게 지급하였다.
[증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 단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정직처분이 부당한 징계임이 확인되었으므로 노조 지부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지부협약(이하 '이 사건 지부협약'이라 한다) 제42조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정직기간 3개월 동안 평균임금액 상당의 가산금 17,049,588원(= 5,683,196원 × 3개월)을 보상하여야 한다.
이 사건 지부협약 제33조에서 노조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 협약은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지급을 금지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4조가 시행된 2010. 7. 1. 이후에도 2011. 3. 28.까지는 그 효력이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기간 동안 원고가 노조전임자라서 지급받지 못한 임금 합계 56,281,973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 연구원이 노조 지부의 B이던 원고에게 노조 약체화 또는 와해의 의도로 위법하거나 부당한 업무복귀명령을 단행한 것은 인격권 또는 인격적 이익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15,000,000원을 배상하여야 한다.
가산금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 연구원과 노조 지부 사이에 2007. 3. 29. 체결된 이 사건 지부협약 제42조에 "징계에 의한 해고 등 불이익을 당한 조합원이 노동부, 노동위원회, 법원의 판결에 의해 부당해고 등의 판정을 받았을 때 사용자는, 징계로 인해 출근하지 못한 기간의 임금에 대해서는 출근 시 당연히 받았을 임금은 물론 평균임금의 100%를 추가하여 가산 보상해야 하며, 소송 등에 수반된 제 경비를 즉시 지급해야 한다. 단, 조합활동 이외의 사유로 해고된 자는 100%를 가산 보상치 아니한다."고 규정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4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갑 5호증의 1에서 11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이 사건 지부협약의 유효기간이 2009. 6. 28. 만료되었으나 피고 연구원과 노조 지부 사이에 단체교섭이 진행되다가 새로운 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고 연구원이 2009. 12. 2. 이 사건 지부협약의 해지를 통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노동조합법 제32조 제3항은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때를 전후하여 당사자 쌍방이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하고자 단체교섭을 계속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별도의 약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종전의 단체협약은 그 효력 만료일부터 3월까지 계속 효력을 갖는다. 다만, 단체협약에 그 유효기간이 경과한 후에도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때에는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종전 단체협약의 효력을 존속시킨다는 취지의 별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르되, 당사자 일방은 해지하고자 하는 날의 6월 전까지 상대방에게 통고함으로써 종전의 단체협약을 해지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지부협약은 위와 같은 해지 통보로부터 6개월이 지난 2010. 6. 2.경 그 효력을 상실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지부협약의 효력이 상실된 이후 이루어진 이 사건 정직처분에 관하여는 이 협약이 적용될 수 없으므로 원고의 가산금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노조전임자 임금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지부협약 제33조에서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을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4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2010. 7. 1. 시행된 노동조합법 제24조 제2항은 "노동조합의 업무에만 종사하는 자는 그 전임기간 동안 사용자로부터 어떠한 급여도 지급받아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노동조합법 부칙 제3조 단서는 "이 법 시행에 따라 그 전부 또는 일부 내용이 제24조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해당 단체협약의 체결 당시 유효기간까지는 효력이 있는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노동조합법 제24조에 위반하는 내용을 규정한 이 사건 지부협약 제33조는 협약 체결 당시의 유효기간인 2009. 6. 28.까지만 그 효력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그 이후 피고가 이 사건 지부협약을 해지한 것이 부당한지 여부는 이러한 판단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그러므로 원고는 이 사건 지부협약을 근거로 노조전임자 임금을 주장할 수 없다.
불법행위 주장에 관한 판단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에 그러한 사유만으로 곧바로 그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고 할 수는 없으나,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징계해고 등을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 등을 내세워 징계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나, 해고 등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 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징계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처럼, 사용자에게 부당해고 등에 대한 고의 ·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불법행위가 성립되어 그에 따라 입게 된 근로자의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도 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또한, 근로자에 대한 징계의 양정이 결과적으로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어 징계처분이 징계권의 남용 등으로 무효라고 판단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법률전문가가 아닌 징계위원들이 징계의 경중에 관한 관련 법령의 해석을 잘못한 데 불과한 경우에는 그 징계의 양정을 잘못한 징계위원들에게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있는 과실이 있다고 할 수는 없으며, 또한 마찬가지로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할 당시의 객관적인 사정이나 근로자의 비위행위 등의 정도, 근로자에 대하여 불이익처분을 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근로자의 비위행위 등이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소정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고 인정되고, 아울러 소정의 적법한 절차 등을 거쳐서 당해 불이익처분을 한 것이라면 사용자로서는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함에 있어서 기울여야 할 주의의무를 다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비록 당해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사후에 법원에 의하여 무효라고 판단되었다 하더라도 거기에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만한 고의 · 과실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다682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정직처분의 사유가 된 ① 업무복귀명령 불응과 ②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에 관하여,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부당징계에는 해당되지만 부당노동행위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가지 사유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라고 판단하였으며, 서울행정법원은 2가지 징계사유 모두 인정되나 징계양정이 부당하다고 판단하였고, 서울고등법원은 업무복귀명령 불응은 징계사유가 되지 아니하고 징계양정이 무거워 징계재량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판단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사실 중 특히 이 사건 지부협약의 효력 여부에 관하여는 해석상 논란의 여지가 있어 원고에 대한 업무복귀명령이 위법하다고 단정 짓기 어려운 점, 이 사건에서 업무복귀명령 불응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노동위원회나 법원에서도 엇갈린 판단을 한 점 등을 고려해보면, 이 사건 정직처분의 사유가 된 업무복귀명령 불응사실이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거나 피고 연구원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업무복귀명령 불응에 따른 이 사건 정직처분이 위법하다는 점에 관한 피고의 고의 또는 과실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불법행위 주장은 다른 점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결 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김경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