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원고 B, C, D, E, F, G, H, I, J, K, L, M에 대한 부분을 각하한다.
위 원고 B, C, D, E, F, G, H, I, J, K, L, M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파주시 일대에서 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소유의 택시를 운전하는 근로자들이다.
노사합의 및 임금협정 체결
피고 소속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되어 있던 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이라 한다)과 피고는 2010. 10. 28. 다음과 같은 임금협정(이하 ‘2010년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피고와 노동조합은 2011. 2. 7. 2011년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1일 소정근로시간을 5시간 30분, 월 소정근로시간을 167시간으로 변경하였고, 2012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도 2011년 임금협정과 동일하며, 2013년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는 1일 소정근로시간을 5시간 11분, 월 소정근로시간을 157시간으로 변경하였다. 또한 사납금과 관련하여서는 2011년 임금협정은 2010년 임금협정과 동일하고, 2012년, 2013년 임금협정은 158,000원으로 변경하였다.
피고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위 각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임금만을 지급하여 왔고, 한편 원고들은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총 운송수입금 중 앞서 본 각 임금협정에서 정한 사납금을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은 원고들의 수입으로 하였다.
최저임금액
최저임금법에 따라 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시간당 최저임금은 2010년 4,110원, 2011년 4,320원, 2012년 4,580원, 2013년 4,860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6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피고와 원고 B, C, D, E, F, G, H, I, J, K, L, M 사이에 부제소합의가 있었으므로, 위 원고들의 소는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16 내지 28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위 원고들은 이 사건 소송이 제기된 이후인 2013. 9. 17. 피고와 사이에 2010. 7.부터 2012. 5. 31.까지의 미지급임금의 명목으로 금원을 지급받고 향후 일체 민형사상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소 중 위 원고들에 대한 부분은 부제소합의에 위반한 것으로 부적법하다.
이에 대하여 위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금원은 위 원고들이 일용근무자로 근무한 기간 동안의 임금이므로 이를 초과하여 받을 금원에 대하여는 위 부제소합의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위 부제소합의가 이 사건 소송이 제기된 후 이루어진 점을 고려하면, 위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각 해당금원을 지급받고 이 사건 소송으로 구하는 임금에 대하여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원고들(위 2.항 기재 원고들을 제외한 원고들, 이하 같다)의 주장
피고는 노동조합과 2010년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 40분, 월 166시간으로 단축하였고, 2011년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 30분, 월 167시간으로 변경하였으며(2012년 임금협정은 이와 동일함), 2013년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1일 소정근로시간을 5시간 11분, 월 157시간으로 정한 다음 위 시간에 대하여만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피고는 실제 근로시간에 따라 지급되어야 하는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지급하고자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였으므로, 피고와 노동조합 사이의 소정근로시간 변경의 합의는 최저 임금법을 잠탈한 것으로 무효이다. 가사 소정근로시간 변경의 합의가 효력이 있더라도, 위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한 경우 초과한 실근무시간에 대하여는 당연히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실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할 것이다. 원고들은 1일 16시간, 월 13일을 근무하므로, 매달 208시간(= 16시간 × 13일)이 원고들의 순수근로시간이고, 위 순수근로시간에다가 위 순수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주휴수당 매월 34시간분, 연장근로수당 매월 17시간분, 야간근로수당 월 26시간분을 합한 월 285시간(= 208시간 + 34시간 + 17시간 + 26시간)에 대하여 각 년도의 최저임금을 곱한 임금이 지급되어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정당하게 지급받아야 할 위 임금에서 임금협약에 의하여 이미 지급받은 임금을 공제한 금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판단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합의의 효력
살피건대, 갑 제3 내지 6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2010년 임금협정 당시 택시업계는 수요 감소와 지속적 증차, 연료가격의 상승 등으로 전반적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처하였는데, 2010. 7. 1.부터 적용될 최저임금법에 의하면 근로자들의 운송수입금에서 사납금을 제외한 초과운송수입금은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게 되어, 피고로서는 소정근로시간을 기존과 동일하게 6시간 40분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납금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점, ② 당시 피고 소속 근로자들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지 아니하면 소정근로시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월 급여의 상승폭 이상으로 사납금이 인상되는 사정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고, 이에 근로자들의 대표인 노동조합이 자발적이고 진정한 의사에 따라 노사 양측의 이익을 위하여 피고와 위와 같이 소정 근로시간을 줄이기로 합의하였던 점, ③ 최저임금법 제6조 제4항의 취지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도록 함으로써 고정급여를 높여 택시운전종사자의 수입을 안정시키는 데 있다고 하더라도,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하고자 하는 최저임금법의 입법목적에 비추어, 소정근로시간의 감축을 그 자체로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피하기 위한 탈법적 수단으로 단정하여 택시운전종사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자발적인 의사로 소정근로시간을 감축함으로써 고정급여의 비율을 낮추는 것까지 무효라고 볼 것은 아닌 점, ④ 운송수입 전액관리제가 이루어져 택시회사의 운송수입금 전액에 대한 관리가능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소정근로시간의 조정을 통한 임금 산정이 불가피하고, 실제로 대부분의 택시회사가 나름대로의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임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정근로시간의 효력 유무를 결정하는 일률적인 기준을 정하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노동조합과 피고가 임금협정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한 것이 최저임금법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
원고들의 실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와 노동조합이 2010년 임금협약을 체결하면서 1일 소정근로시간을 5시간 40분으로 하고 그 이외의 시간은 운행여부에 상관없이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아니하기로 합의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택시운송사업의 특성상 택시운전종사자는 차고지에서 배차를 받은 순간부터 차고지로 차량을 반환할 때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사업장 밖에서 보내게 되고 정해진 노선이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 운행 여부, 운행시간, 운행장소를 결정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근로자의 근로 여부를 지휘·감독할 방법이 없고, 운행기록장치 등에 기록된 출고․입고시간, 주행시간, 영업시간 등의 내용만으로는 근로자들이 실제로 근로한 시간을 알기 어려운 점, ② 근로기준법 제58조는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보고(제1항 본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통상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보되(제1항 단서), 이 경우에도 근로자 대표와 서면 합의를 한 경우에는 합의에서 정한 시간을 업무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으로 본다(제2항)’고 규정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통상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하더라도 근로자 대표와 사용자가 서면으로 합의한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간주하도록 하고 있는 점, ③ 위와 같은 택시운송사업의 특수성과 근로자들의 이익을 고려하여 근로자의 대표인 노동조합이 자발적이고 진정한 의사에 기하여 소정근로시간 이외의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합의한 점, ④ 원고들은 사납금을 초과한 운송수입금을 직접 자신에게 귀속시키므로 이러한 초과 운송수입금은 연장근로수당의 대체적 성격을 지니고, 이와 같은 임금지급구조를 고려하면 위 합의가 근로자인 원고들에게 반드시 불이익하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시간 소정근로시간이 원고들이 실제로 근로하는 시간에 비하여 적다고 하더라도 그 외의 근로시간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합의가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도록 한 근로기준법의 취지를 몰각하여 무효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한 근로시간은 인정될 수 없다.
그렇다면 피고와 노동조합 대표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와 소정근로시간 이외의 근로시간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합의가 유효하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한 것은 적법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 론
이 사건 소 중 원고 B, C, D, E, F, G, H, I, J, K, L, M에 대한 부분은 각하하고, 위 원고들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는 기각한다.
판사 김성대(재판장) 이현경 이광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