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퇴직처분무효확인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택시 여객 운송사업 등을 영업으로 하는 합자회사이다. 원고는 C생으로 2002. 10. 10. 피고에 입사하여 택시 운전 업무에 종사하던 사람으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퇴직처분으로 피고로부터 근로관계의 종료를 통보받았다.
피고는 2015. 7. 14. 경 원고에게 '단체협약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 제2항 제3호, 취업규칙 제46조에 따라 2015. 7. 19. 자로 정년이 도래한다'는 내용을 통보하였고, 2015. 7. 19. 원고를 퇴직 처리하였다(이하 '이 사건 퇴직 처분'이라 한다). 한편, 피고의 취업규칙(2014. 9. 24. 변경신고된 것) 및 단체협약(2014. 8. 26. 체결된 것)에서 근로자의 정년과 관련하여 규정하고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편, 피고는 2015. 3. 16. 원고가 당시 제2대 분회장으로 재임하던 D조합 산하B 분회(이하 '이 사건 분회'라고 한다)와 다음과 같은 내용의 노사협약서(갑 제2호증, 이하 '이 사건 노사협약서'라 한다)을 작성하여 노사협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14. 9.부터 2015. 2.까지 약 11일만을 근무하였고, 위 노사협약을 체결한 2015. 3월 당시부터 같은 해 7월까지 4개월동안 위 노사협약서에 기재된 원고의 근로시간 면제시간(타임오프 시간)이 '월 5~6일 근무'임에도 불구하고, 1개월 당 평균 3.75일만을 근무하였다.
또한 원고는 2014. 2. 4.부터 2014. 7. 15.까지 피고에게 납부할 의무가 있는 운송수입금(이른바 사납금) 총 3,516,440원을 납부하지 아니하였는바, 이와 같은 배경 하에서 이 사건 노사협약서 제4항은 그 미수 운송수입금을 그 협약시점으로부터 1년 이내에 원고가 피고에게 완납하기로 규정하게 된 것이다.
한편, 원고는 2015. 4. 16.자로 그 분회장 임기가 종료될 예정이었는데, 임기 종료와 동시에 이 사건 분회의 제3대 분회장으로 다시 선출되었다. 그러나 피고의 이 사건 퇴직처분에 따라 원고가 그 근로자 지위를 상실하자, 이 사건 분회는 2015. 11. 20. 분회장 선거를 실시하여 F을 새로운 분회장으로 선출하였다.
원고와 D조합은 2015. 9. 7.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가 원고를 부당해고하였고 이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10. 30. "원고는 정년 도달로 당연 퇴직하였으므로 이 사건 퇴직처분은 해고로 볼 수 없고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와 D조합은 그에 불복하여 2015. 12. 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2. 23. 같은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위 재심판정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이에 원고는 2016. 4. 12.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위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취소하여 달라는 취지의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의 소(2016구합60003, 이사 '이 사건 행정소송'이라 한다)를 제기하였으나, 위 사건의 1심 법원은 위 바. 항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원고가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 또한 2017. 5. 1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여(서울고등법원 2017누35495), 2017. 6. 2.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1>
[인정 근거]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3, 7, 8,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①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이 사건 노사협약서(특히, '상기 조건은 2015년 현재 재임 중인 분회장의 임기 내로 하기로 한다'는 기재 부분)의 해석상 원고와 피고 사이에 최소한 원고의 제3대 분회장 임기 종료일인 2018. 4. 15.까지는 근로계약을 유지하겠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한 점, ② 기존 피고 근로자들이 정년이 도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의 별다른 조치 없이도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하여 왔고, 따라서 피고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상의 정년규정은 사문화(死文化)되어 있었던 점, ③ 이 사건 퇴직처분은 원고가 노동조합 분회장이라는 이유로 행한 차별적 행위로서, 근로기준법상 균등할 처우를 할 의무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6조, 제23조를 위반함과 동시에, 위 정년이 도달한다고 하더라도 계속하여 근로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는 원고의 기대권을 침해한 점 등을 통하여 보면, 피고의 이 사건 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를 위반한 부당해고로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그가 이 사건 퇴직처분을 받지 않았더라면 얻을 수 있었던 수입 34,500,000원{= 월 평균 임금 1,500,000원(≒ 2015. 7.경 원고의 월 고정임금은 약 823,000원 + 사납금 초과 수입금은 약 700,000원) × 이 사건 퇴직처분일인 2015. 7. 24.부터 2017. 6. 24.까지 1년 11개월}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과, 2017. 6. 25.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매달 1,5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행정소송과 동일한 청구원인을 주장하면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는바, 이 사건 소는 전소(前訴)인 이 사건 행정소송의 기판력 있는 판단에 반하는 것으로서 각하되어야 한다(본안전항변).
원고는 2015. 7. 19. 만 60세가 되어 피고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에 따른 정년에 도달하였고, 그 날짜로 근로관계가 당연히 종료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퇴직처분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를 해소시키는 어떠한 효력이 있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배척되어야 한다.
설령 이 사건 퇴직처분에 어떠한 무효 사유가 있다는 점에 나아가 보더라도, ① 이 사건 노사협약에서 원고의 정년을 넘어선 근로기간 연장에 관한 합의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없고, ② 피고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상의 정년 규정이 사문화되었다고 볼 수도 없어서 피고는 기존 근로자들이 정년에 이른 경우 구두 또는 문서로 촉탁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는 방식으로 근로관계를 유지해왔던 것이며, ③ 원고의 근무태도 불성실, 사납금 미납 등의 사유를 통하여 보면 원고에게만 불평등하게 정년 규정을 적용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았다거나, 원고에게 근로관계 지속에 대한 기대권이 존재한다고 볼 수도 없다.
또한 원고가 자신의 월 고정임금 823,000원 및 월 평균 사납급 초과 수입금을 700,000원으로 산정함을 전제로 그 월 평균 수입을 1,500,000원으로 산정한 것 또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
판단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행정소송의 소송물은 '이 사건 재심판정에 원고가 주장한 취소사유의 존부'이고, 이에 대한 원고의 청구기각 판결이 확정됨으로 인하여 그 취소사유의 부존재에 관한 기판력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을 뿐, 이 사건 행정소송의 소송물이 이 사건 소의 소송물과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행정소송의 당사자는 원고와 위 소송의 피고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므로 이 사건 피고에까지 이 사건 행정소송의 판결의 효력이 미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설령 기판력이 미친다고 하더라도 청구기각 사유에 불과하다).
이 사건 해고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단
피고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의 정년 규정이 사문화되었는지 여부
만일 위 정년 규정이 사문화되지 아니하고 피고의 직원들에게 실제로 적용되는 규정으로 본다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정년이 도래하였다는 사유의 발생만으로서 그 사유 발생일에 당연히 종료하는 것이고 별도의 해고 처분과 같은 형성적 행위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앞서 본 증거들 및 증인 G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는 정년이 도래한 근로자가 근로를 희망하는 경우 계속하여 근로하게 하여 왔고, 특히 2013년부터는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상 정년인 만 60세가 도래한 근로자 11명과 촉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거나 근로계약을 묵시적으로 갱신하여 정년이 도과한 근로자와의 근로계약기간을 연장하여 온 사실, 피고의 택시기사 수급이 어려워 피고 근로자 중 정년을 이유로 퇴직시킨 근로자는 원고를 제외하고는 없는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한편 정년 규정이 있는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이 각 2014. 8.에서 9.경에 변경신고 및 체결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일단 피고의 근로자 중 정년이 도달한 자에 대하여 그 근로자가 정년이 도달했다는 사실 자체는 인식한 상태에서 그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근로기간을 연장하여 온 것이고, 이는 위 정년 규정이 실제로 적용된다는 점을 전제로 한 행위라고 판단된다. 만일 실제로 위 정년 규정이 사문화되었다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퇴직처분이 있기 약 1년 전인 2014. 8. 및 9.경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을 새로이 변경신고 및 체결하면서도 노사가 그러한 조항에 대한 수정 없이 위 정년 규정을 그대로 남겨두기로 한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은 그 정년(만 60세가 되는 날)인 2015. 7. 19. 이 도래함으로 따라 당연히 종료되고, 이에 대한 별도의 해고처분이 필요한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퇴직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할 여지가 없다.
아래에서는 원고가 주장하는 다른 쟁점, 즉 원고의 정년 도래 및 이 사건 퇴직처분 이전에 원고와 피고 사이의 새로운 근로계약이 존재하고 있었는지 여부, 또는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이 사건 노사협약서를 통하여 근로기간 연장의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
앞에서 본 사실관계에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6호증의 기재와 증인 G의 증언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노사협약서의 기재 자체에 원고의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는 합의가 있었다거나, 최소한 당사자들이 이 사건 노사협약서 작성으로 인하여 임박한 원고의 정년이 연장되는 법률효과를 도모한다는 공동의 효과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내용이 없는 점, ②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분회장 임기는 2015. 4. 16. 종료되기로 되어 있었는데, 이 사건 노사협약서에는 원고가 차기 분회장으로 선출될 예정이라는 기재가 없는 점, ③ 이 사건 노사협약서 작성 당시 피고를 대리하였던 G는 원고가 차기 분회장으로 선출될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 사건 노사협약서를 작성하기는 하였으나, 한편 이 사건 노사협약서 중 '상기 조건은 2015년 현재 재임 중인 분회장의 임기 내로 하기로 한다'는 문언이 '원고가 분회장을 하고 있는 기간 동안은 이 노사협약서를 그대로 이행하기로 한다'는 취지로 기재된 것이지 원고의 정년을 연장한다는 의사로 기재된 것은 아닌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노사협약에서는 그 노사협약서에 기재된 문언대로 이 사건 분회 분회장의 최소 근무 일수, 타임오프 시간, 분회장의 사납금 액수와 미수 사납금 변제 기한 및 이 사건 분회에 대한 복지비 지원에 관한 노사간의 합의가 있었다고 판단될 뿐이고, 그 기재 내용을 넘어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의 정년의 연장 또는 정년 이후까지 고용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의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이와 다른 취지의 증거인 갑 제4, 5호증의 기재는 이를 믿지 아니한다).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취업규칙 등에 명시된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에 대하여 사용자가 그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일반적으로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사용자가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 연장을 허용하지 아니한 조치의 정당성은 사용자의 행위가 법률과 취업규칙 등의 규정 내용이나 규정 취지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해야 하며, 단지 정년 연장을 허용하지 아니하는 것이 해당 근로자에게 가혹하다든가 혹은 다른 근로자의 경우에 비추어 형평에 어긋난다는 사정만으로 그 정당성이 없는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다만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고 볼 것인데(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특히 정년 만료로 인한 근로계약 종료 이후의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해당 직무의 성격에 의하여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당해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을 경과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 및 계약이 갱신되어 온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2>
앞에서 본 사실관계 및 앞서 본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정년 도래 이후 그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점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위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에서는 정년이 도과한 근로자에 대하여 어떠한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 당연히 그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 없다. 다만, '회사에서 업무상 필요하다고 인정한 자에 대하여는 본 규정에도 불구하고 재계약 절차를 통해 기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위 취업규칙)', '노·사 합의에 의하여 촉탁직으로 근무케 할 수 있다. 단, 성실근무자에 한해서 촉탁직을 연장할 수 있다(위 단체협약)'라는 규정만이 있는데, 이는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라도 피고가 업무상 필요하다고 인정한 근로자에 한하여 그 정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퇴직처분을 통지한 것이 위 정년 규정의 규정 내용에 위배된 것은 아니다.
도로운전은 어느 때나 일정 정도의 위험성을 가지는 사무이고, 택시운수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승객의 안전 및 대중교통수단으로서 택시의 신뢰성 확보를 위하여 도로운전에 적합한 신체적인 기능을 최대한 발휘하여 운전 사무에 종사할 수 있는 직무수행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피고가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에서 정년을 만 60세로 정한 것이 근로자가 수행하는 직무의 위험성에 비추어 그 타당성을 현저히 결여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퇴직처분을 통지한 것이 위 정년 규정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도 아니다.
나아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그 타임오프 시간을 초과하여 결근하거나, 피고 회사에 납부하여야 할 사납금을 미납하는 등 피고의 업무수행에 적합하지 않다고 볼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 결국 이 사건 퇴직처분은 피고가 위와 같은 정년 규정의 취지 및 원고의 개별적인 업무 적합성을 고려하여, 원고의 정년이 도과하였고 피고는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의 의사가 없음을 결합하여 알리는 관념의 통지에 해당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그 근로자 중 정년이 도과한 사람들에 대해서 묵시적인 근로계약 갱신 또는 촉탁 근로계약 체결을 통하여 그 근로계약 기간을 연장하여 왔으나, 결국 위 근로자들의 근로기간 또한 당연히 그 정년을 넘어서 연장되어 왔던 것은 아니고 별도의 법률행위를 통하여 연장되어 왔던 것인바, 피고가 위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상의 재량규정에 따른 피고의 갱신 권한을 행사하지 아니하여도 위 근로자들의 근로기간이 연장되어 왔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노사협약서의 작성을 통한 근로계약의 갱신을 인정할 수 없고, 달리 원고에 대하여 그 근로계약을 갱신하기로 하는 어떠한 별도의 법률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자료를 찾을 수 없다.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다른 정년 도과 근로자들과 달리 근로계약 갱신을 하지 아니한 것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사정들이 있었기 때문이지, 원고가 노동조합 분회장이라는 사회적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고 이와 다른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오히려 피고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일하면서 수입을 얻으면서도 이 사건 분회 분회장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사건 노사협약서를 작성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퇴직처분이 피고의 해고처분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퇴직처분무효확인 청구 부분에 관한 소송요건에 관한 판단
위와 같은 판단을 바탕으로 하여 직권으로 이 사건 소 중 퇴직처분무효확인 청구 부분의 소송요건에 나아가 살펴본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퇴직처분은 법률상 당연히 발생한 퇴직의 사유 및 시기를 공적으로 확인하여 알려주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할 뿐 근로자의 신분을 상실시키는 해고처분과 같은 새로운 형성적 행위가 아닌바(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이 사건 퇴직처분으로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워 이에 대한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이 원고의 근로자 지위를 회복하는 데에 유효·적절한 수단이 된다고 볼 수 없다(부산고등법원 2011. 7. 20. 선고 2010나12098 판결 참조).<3>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소 중 위 청구 부분{청구취지 (1)항}은 그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임금지급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또한,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퇴직처분을 부당해고로 볼 수 없는 이상, 이를 전제로 퇴직처분일로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임금지급청구 부분{청구취지 (2)}항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소 중 퇴직처분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양준(재판장) 손인희 이디모데
각주1) 한편, 원고는 2017. 6. 2. 항소심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하였으나 2017. 6. 5. 상고장각하명령을 받았다.
각주2) 이 판결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기간제근로자가 사업장에서 정한 정년 이후에 기간제근로자로 채용된 경우 그 기간제근로자의 근로계약 갱신 기대권의 판단 기준을 설시한 것이나, 이 사건과 같이 정년이 도래하여 근로계약이 당연히 종료되는 근로자가 정년 이후에도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기대권을 가지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도 적용될 수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