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17. 5. 18. 실시한 피고의 지부위원장 선거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1980. 9. 8. 고양시 일산서구 D에 있는 C 주식회사의 근로자들이 설립한 노동조합이고, 원고들과 E은 피고의 조합원이다(갑 제18호증).
피고는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의 지부로 가입되어 있는데, 별도의 독자적인 규약을 제정하지는 않고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의 조합규약과 선거관리규정, 의사운영규정 등을 적용하여 운영하고 있고,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하 피고에게 적용되는 조합규약을 '이 사건 규약'이라 한다, 갑 제15, 19호증).
피고는 조합설립 이래 지부위원장을 조합원 전원으로 구성한 지부총회에서 직선제로 선출하여 왔는데, 2017. 5. 10. 개최된 피고의 운영위원회에서 지부위원장을 지부대의원회에서 간접 선출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기로 결의하였다(을 제1 내지 3호증).
피고의 지부위원장인 E은 2017. 5. 10. 목적사항을 '지부위원장 선출의 건'으로 정하여 임시 지부대의원회의 소집을 공고하였고, 2017. 5. 18. 개최된 지부대의원회에서 E이 재적대의원 17명 중 찬성 14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피고의 지부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이하 '이 사건 선거'라 한다)(갑 제1, 2호증, 을 제4호증, 가지번호 포함, 이하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이와 같다).
[인정근거] 갑 제1, 2, 15, 18, 19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당사자의 주장
원고들
이 사건 선거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효이다.
피고는 조합설립 이후 38년간 지부위원장을 피고의 최고 의결기관인 지부총회에서 직선제로 선출하여 왔고, 피고의 조합원은 약 180명에 불과하여 간선제를 실시할 필요성도 크지 않으므로, 지부위원장 선거방식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피고의 지부총회에 있다. 피고의 운영위원회는 그 선거방식을 변경할 권한이 없음에도 지부위원장을 지부대의원회에서 간접 선출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기로 결의하였으므로 위 결의는 효력이 없고, 이 사건 선거에 참여한 대의원은 투표권을 행사한 것일 뿐 운영위원회의 하자 있는 결의를 추인하였다고도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선거는 관련 법령과 이 사건 규약을 중대하게 위반하였다.
이 사건 선거에서 입후보 등을 위한 선거공고 절차가 없었으므로, 일반 조합원의 지부위원장 피선거권이 박탈되었다.
피고는 이 사건 선거에 있어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소를 설치하지 않고, 지부위원장 선출 과정에 선거관리위원장 등이 참석하지 않았으며, 선거관리위원장 명의로 선거 관련 공고를 하지 않았고,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지 않는 등 선거관리규정을 위반하였다.
피고
이 사건 규약과 선거관리규정에 의하면, 지부위원장을 지부대의원회에서 선출하는 것도 원칙적인 방식이고 이 사건 규약상 지부위원장 선거방식 결정에 관한 규정도 없으므로, 지부대의원회에서 지부위원장을 선출하는 데 별도의 지부총회 결의가 필요하지 않다. 설령 선거방식을 변경한 운영위원회 결의에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지부대의원회에서 이 사건 선거를 통해 지부위원장을 선임하였으므로 그 하자가 치유되었다.
이 사건 선거 이전부터 지부대의원회에서 지부위원장을 선출한다는 사실과 누구라도 대의원에게 지부위원장 출마 의사표시를 할 수 있다는 점은 조합원 모두가 알고 있었고, 임원 선출안을 명시한 지부대의원회 소집공고도 9일 동안 하였다. 또한 지부총회에서 지부위원장을 선출할 경우 선거관리규정에 따라 조합원 1/5의 추천과 기탁금 납부가 요구되지만, 지부대의원회에서 선출할 경우 조합원 누구나 대의원에게 출마 의사를 밝히면 선거에 출마할 수 있으므로, 지부위원장을 지부대의원회에서 선출하는 것이 조합원의 피선거권을 더 넓게 보장한다. 따라서 이 사건 선거에 있어 조합원의 피선거권이 침해된 바 없다.
판단
피고의 운영위원회 결의로 지부위원장 선거방식을 간선제로 변경하여 실시한 이 사건 선거에 하자가 있는지 여부
피고는 이 사건 규약으로서 지부총회, 지부대의원회, 운영위원회 등을 그 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부총회는 소속 조합원 전원으로 구성되고, 지부대의원회는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 투표로 선출된 대의원으로 구성되는 반면, 운영위원회는 지부총회 또는 지부대의원회에서 선출한 운영위원으로 구성된다. 이 사건 규약은 지부총회와 지부대의원회의 기능(권한) 중 하나로 '지부임원 선출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고(제65조 제1항, 제70조 제1항) 선거관리규정은 '지부임원은 지부총회 또는 지부대의원회에서 선출한다'고 정하고 있으나(제11조 제1항 제2호), 운영위원회는 그러한 기능이나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아니하고 단지 지부총회 또는 지부대의원회의 위임사항을 처리할 수 있을 뿐이다(제74조 제1항, 제2항). 나아가 이 사건 규약 제63조 제3항은 '지부총회는 지부대의원회로 갈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11조 제14호는 '임원의 선거절차에 관한 사항'을 노동조합 규약에 필요적으로 기재하도록 정하고 있고, 제16조 제1항 제2호는 '임원의 선거에 관한 사항'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정하고 있으며, 제17조 제1항은 '노동조합은 규약으로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회를 둘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이 사건 규약 및 선거관리규정, 노동조합법의 관련 규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지부위원장 선출을 '지부총회에 의한 직선제'로 실시할 것인지 아니면 '지부대의원회에 의한 간선제'로 실시할 것인지와 같은 피고의 대표기관과 관련된 중요사항은 조합원의 선거권의 본질적 내용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민주적 정당성이 큰 지부총회 또는 지부대의원회에 그 결정 권한이 있다고 할 것이고, 운영위원회는 지부위원장 선거방식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지부총회 또는 지부대의원회로부터 구체적 위임을 받은 바 없이 운영위원회의 결의만으로 지부위원장 선거방식을 '지부총회에 의한 직선제'에서 '지부대의원회에 의한 간선제'로 변경하여 이 사건 선거를 실시한 것은 지부총회의 구성원인 피고 조합원들의 투표권 행사를 원천적으로 봉쇄한 중대한 하자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6. 8. 24. 선고 2015다241495 판결 참조).
나아가 노동조합법 제19조 본문에 의하면 대의원회는 회의개최일 7일전까지 그 회의에 부의할 사항을 공고하여야 하고, 이 사건 규약 제69조 제1항에 의하면 지부대의원회 소집공고에 있어 목적사항을 7일 이상 명시하여야 하는데, 피고는 운영위원회에서 지부위원장 선거방식을 간선제로 변경하기로 결의한 이후 단지 '지부위원장 선출의 건'을 목적사항으로 한 지부대의원회 소집공고를 하였을 뿐, 지부총회에 의한 직선제에서 지부대의원회에 의한 간선제로 지부위원장 선거방식을 변경한다는 내용의 안건을 목적사항으로 하여 소집공고를 한 바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선거에는 지부대의원회 소집절차상의 하자도 존재한다.
피고는, 운영위원회의 결의에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지부대의원회에서 실시한 이 사건 선거를 통하여 그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규약 제85조에 의하면, 지부대의원회는 재적인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성립되며 출석인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지부대의원회의 결의는 대의원들이 결의사항에 대하여 찬부를 표명함으로써 행해지는 것으로서 피고의 의사운영규정(정관 제87조 제1항 참조)에 의하면, 의장이 표결 대신에 이의가 있는지 물어 이의가 없을 때에는 가결된 것으로 선언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의가 있을 때에는 대의원들에게 투표, 거수, 기립 등의 방법으로 찬반의 의사를 확인함으로써 출석인원 과반수의 찬성이라는 의결요건이 충족되었는지를 가려 안건에 대한 가결 여부를 정하여야 할 것이다.
을 제4호증의 1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2017. 5. 18. 개최된 지부대의원회에서 의장이 지부위원장 선거방식에 관하여 논의에 부치자 한 대의원이 '간선제가 아닌 직선제로 지부위원장을 선출하여야 하고 찬반투표로 이를 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의장은 투표 등의 방법으로 출석인원 과반수가 지부위원장 선거방식의 변경에 찬성하였는지를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이 사건 선거를 실시하였다(회의록에는 간선제 진행에 관하여 대의원 일동이 '이의 없습니다'라고 발언한 기재가 있기는 하나, 위 발언 전후로 대의원의 문제제기가 계속 되던 상황이었으므로 출석인원 과반수가 선거방식 변경에 찬성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선거에 참여한 대의원들은 투표권을 행사한 것일 뿐, 운영위원회의 하자 있는 결의를 추인하였다거나 간선제로 선거방식을 변경하기로 결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선거가 무효인지 여부
선거의 절차에서 법령에 위반한 사유가 있는 경우 그 사정만으로 당해 선거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고, 이와 같은 법령의 위배사유로 인하여 선거인들의 자유로운 판단에 의한 투표를 방해하여 선거의 기본이념인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하여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때에만 그 선거가 무효이다(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다11837 판결 등 참조). 한편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하는 때'라고 함은 선거에 관한 규정의 위반이 없었더라면 선거의 결과, 즉 후보자의 당락에 관하여 현실로 있었던 것과 다른 결과가 발생하였을지도 모른다고 인정되는 때를 말한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수35 판결 등 참조).
앞서 보았듯이 피고의 운영위원회 결의로 지부위원장 선거방식을 변경하여 실시한 이 사건 선거에는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고, 직선제에서 선거권을 행사하는 조합원과 간선제에서 선거권을 행사하는 대의원의 인적 구성이 달라 직선제를 통한 선거결과와 간선제를 통한 선거결과가 반드시 동일하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선거의 절차상 하자가 이 사건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선거는 무효이다(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는 이상, 이 사건 선거가 조합원의 피선거권을 박탈하였다거나 선거관리규정을 위반하였다는 원고들의 다른 주장은 살피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주채광(재판장) 최승훈 박중휘
각주1) 이 법원의 2018. 6. 26.자 피고경정결정 중 '전국한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 C지부'는 오기임이 명백하므로, 이와 같이 정정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