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별지 청구금액표 중 '원고'란 기재 각 해당 원고에게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각 이에 대하여 2019. 1. 15.부터 2019. 2. 8.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시민의 문화향수 기회를 확대하고 문화창달에 기여할 수 있는 문화예술공간의 운영 등을 통해 문화복지구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R시 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의하여 설립되고 R시의 출연금 등으로 운영되는 재단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직원들이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2011. 2.분부터 2013. 2.분까지의 시간외근무수당, 휴일근무수당, 연차수당(이하 통칭하여 '법정수당'이라 한다)을 지급함에 있어 그 기초가 되는 통상임금에 고정연봉 월액만을 포함시키고 부가연봉, 조직평가 성과연봉 최저금액, 기술수당, 위험근무수당, 안전관리담당수당을 제외하는 것으로 잘못 산정하여 일부를 미지급하였는데, 미지급된 금액은 별지 청구금액표 중 원고들 각 해당 부분 기재와 같다(이하 통칭하여 '이 사건 미지급 임금'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별지 청구금액표 중 '원고'란 기재 각 해당 원고에게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각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9. 1. 15.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19. 2. 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대한 판단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미지급 임금은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이 사건 미지급 임금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은 3년이고(근로기준법 제49조), 2011. 2.분부터 2013. 2.분까지의 미지급 임금을 구하는 이 사건 소가 그로부터 3년이 경과된 후인 2018. 6. 29. 제기되었음은 기록상 명백하다.
재항변에 대한 판단
시효이익 포기 재항변
원고들은 피고가 소멸시효 완성 후에 시효이익을 포기하였다고 재항변하므로 보건대, 갑 제1 내지 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미지급 임금 지급을 위한 예산이 포함된 2018년도 예산안을 편성하여 R시의회에 제출하였고, 위 예산안은 R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본회의에서 의결된 사실, R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과정에서 피고의 대표이사가 이 사건 미지급 임금에 대하여 피고가 이를 지급할 법적인 의무는 없으나 형평성 차원에서 지급하기로 하였다는 취지로 발언하였고, 피고의 2017. 12. 29.자 이사회에서도 같은 취지로 발언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소멸시효 이익의 포기는 '시효의 완성으로 권리를 상실한 자 또는 그 대리인'에 대하여 시효에 의한 이익, 즉 시효에 의하여 권리를 취득 또는 의무를 면한다는 이익을 받지 않겠다고 하는 의사를 표시하는 것인데(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6다18129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시효의 완성으로 권리를 상실한 자인 원고들에 대하여 시효이익 포기의 의사표시를 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들의 이 부분 재항변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권리남용 재항변
또한 원고들은 피고가 소멸시효 항변을 하는 것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재항변한다. 살피건대,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의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32332 판결).
돌이켜 이 사건을 보건대,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들 이외의 직원들 20명은 2014년경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과 동일한 취지로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14가합52070호)를 제기하여 2015. 8. 28. 원고전부승소판결을 받았고, 2016. 7. 22.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5나2052556호)에서 지연손해금 일부만 기각되는 것으로 변경된 원고일부승소판결을 받았으며, 2016. 12. 15. 상고가 기각됨으로써(대법원 2016다245319호)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선행소송'이라 한다). 이에 피고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여 선행소송의 원고들에게 위 판결에 따른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였다.
피고는 선행소송 후 법률적 검토과정에서 선행소송 당사자 이외의 직원들(원고들 포함, 이하 '선행소송 제외자들'이라 한다)에 대한 미지급 임금 지급의무가 시효로 소멸되었음을 확인하였으나, '소송을 한 직원들이나 하지 않은 직원들이나 똑같이 일을 하였고, 조직을 상대로 소송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조직에 협조적이었던 직원들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게 되는 형평성 위반 문제를 해결하고 조직을 안정화하려는' 취지에서 이 사건 미지급 임금 지급을 위한 4억 1,000만 원의 예산(이하 '이 사건 예산'이라 한다)이 포함된 2018년도 본예산을 편성하였고, 이를 피고의 이사장인 R시장의 승인을 얻어 R시의회에 제출하였다.
피고의 2018년도 예산안에 대한 2017. 12. 7.자 R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에서 선행소송 제외자들로부터 민원을 받고 이들에 대한 미지급 임금 지급 여부를 묻는 시의원의 질의에 대하여, 피고의 대표이사 S은 '이 사건 예산을 본예산에 계상한 이유는 법적인 지급의무는 없으나 같이 일한 동료에 대한 형평성의 문제로 재단 대표가 앞으로의 발전적인 안정화를 위하여 소송을 하지 않았던 분들에 대해서도 지급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지를 갖고 계상한 것이다'라고 답변하였고, 다른 의원의 질의에 대하여도 같은 취지로 재차 답변하였으며, 위 예산이 포함된 피고의 2018년도 세출예산이 2017. 12. 15. R시의회 본회의에서 의결되었다. 한편 피고는 세입·세출예산이 확정되면 그 사항을 R시보에 공고하여야 하고(피고 정관 제25조 제3항), R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록 등도 R시의회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된다.
그런데 피고는 2017. 12. 29.자 이사회에서 이 사건 예산에 대하여 '엄격한 법률적 검토 후, 시의회, 시 유관부서, 이사회에서의 충분한 협의를 거친 이후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또 지급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지급하는 것으로 조건부 의결'하였다.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가 원고들을 비롯한 소속 직원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법정수당의 상당 부분을 미지급한 것은 법정수당 산정 시 통상임금을 위법하게 적게 산정한 피고의 잘못에 기인한 것인 점, ② 피고는 소멸시효 완성으로 법적 의무가 없음을 알면서도 위와 같은 잘못을 시정하고 선행소송 당사자와의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취지에서 스스로 이 사건 예산을 본예산으로 편성하였는바, 예산은 공적 사무수행을 위해 필요한 수단 및 사업계획이자 주민들과의 공약이므로 명확하고 진실한 것이어야 하는 점, ③ 더구나 공개된 예산안심의과정에서 주민의 대표자인 시의원들이 원고들을 대신하여 질의권을 행사한 것에 대하여 피고의 대표이사는 위와 같은 이 사건 예산 편성의 취지와 함께 원고들을 포함한 선행소송 제외자들에 대한 미지급 임금 지급에 대한 의지를 거듭 분명하게 표명하였고, 실제로 위 예산이 본회의에서 의결되었던 점, ④ 피고의 세출예산과 R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록은 공개될 뿐 아니라 원고들은 피고의 직원들이므로 이 사건 예산의 편성과정부터 심의 및 의결에 이르기까지의 진행과정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⑤ 그럼에도 예산의 집행단계에 이르러 피고가 다시 이사회를 열어 위와 같은 예산을 조건부로 집행하겠다는 취지로 의결하였고, 이 사건 소송에서는 또 다시 입장을 바꾸어 소멸시효 항변을 하면서 지급의무가 없다고 다투는 것은 직원들에 대한 복리증진의무와 책임행정의 원칙을 외면하는 것이고 지방의회의 예산안 심의권 및 집행기관 통제기능을 실질적으로 형해화할 우려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시효완성 후에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원고들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원고들의 이 부분 재항변은 이유 있고, 결국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허명욱(재판장) 최윤정 김기홍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