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467,756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6. 21.부터 2019. 8. 23.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9/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각종 비철합금 제조판매업, 전자 자성 재료 제조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1978. 6. 26. 설립된 회사이다.
원고의 부친인 망 C는 피고 설립 시부터 1986. 12. 26.까지 피고 대표이사로 재직하였고 이후에는 등기부상 이사로 재직하다가 2009. 8. 31. 퇴임하였고, 원고는 설립시부터 1980. 4. 13.까지는 직원으로, 1980. 4. 14.부터 1986. 12. 26.까지는 이사로, 1986. 12. 27.부터 2011. 3. 14.까지는 대표이사로 근무하였으며, 2011. 3. 15.부터 2016. 8. 경까지는 고문으로 재직하였다.
피고의 2019년 현재 주주구성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5호증, 을 제1, 4, 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원고는 피고에 입사하여 퇴사하기까지 직원, 대표이사 및 고문으로 재직하였는바, 피고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던 원고의 부친 망 C도 퇴직금을 지급받았으므로 피고에는 임원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 관행 등이 있었고 이를 묵시적 퇴직금 지급약정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명세서, 퇴직소득원천징수영수증을 작성 및 교부하였고, 퇴직금 일부를 지급하였으며, 거래처원장에 원고에 대한 퇴직금을 미지급금으로 계상한 이상 명시적인 퇴직금 지급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므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의 재직기간(1978. 6. 26. 부터 2016. 4. 30까지)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피고에는 임원에 대한 퇴직금 지급 관행이 존재하지 않았고, 그러한 관행이 있었더라도 피고 정관에는 임원에 대한 퇴직금 지급규정이 없었고 주주총회 결의도 없었으므로 퇴직금 지급약정이 있었더라도 이는 무효이다. 또한 원고가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고문으로 재직한 기간은 근로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는 임원 또는 고문으로 재직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다.
또한 직원으로 근무한 기간에 대하여도 원고를 실질적인 근로자로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퇴직금청구권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미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판단
임원으로 재직한 기간(1980. 4. 14.부터 2011. 3. 14.까지)에 대한 퇴직금청구에 대한 판단
회사의 업무집행권을 가진 이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상법 제382조 제2항 참조) 사업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지급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 할 수 없다(대법원 1988. 6. 14. 선고 87다카2268 판결 참조). 상법 제388조에 의하면, 주식회사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바, 이사에 대한 퇴직위로금은 그 직에서 퇴임한 자에 대하여 그 재직 중 직무집행의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으로서 상법 제388조에 규정된 보수에 포함되고, 정관 등에서 이사의 보수 또는 퇴직금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경우 그 금액·지급방법·지급시기 등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한 이사의 보수나 퇴직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28228 판결 참조).
그런데 원고는 피고의 정관에 임원의 퇴직금 지급 규정이 없음을 자인하고 있고, 그와 관련된 주주총회 결의가 이루어졌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피고의 임원으로 재직한 이 부분 기간 동안의 퇴직금을 구할 수 없다.
원고는 피고에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관행이 있었고 이를 묵시적인 퇴직금 지급약정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나, 피고를 설립한 망 C에게 퇴직금 지급이 이루어진 바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에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관행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거니와, 설령 그와 같은 관행이 존재한다고 보더라도 피고의 정관 규정이나 주주총회의 결의 없이 퇴직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없다(원고가 드는 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다24123 판결은 이사의 보수 또는 퇴직금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1인 회사의 실질적인 1인 주주의 결재·승인을 거쳐 퇴직금이 관행적으로 지급되었다면 퇴직금 지급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서, 12명의 주주가 있고 원고가 32.67% 지분을 가진 대주주일 뿐 피고를 원고의 1인 회사라고 보기 어려운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한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원고는 피고의 명시적인 퇴직금 지급의 의사표시가 있었음에도 퇴직금 지급을 거절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도 주장하므로 보건대,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파주세무서장에 대한 과세자료정보 제출명령 결과에 의하면 피고가 퇴직금 지급총액 '278,544,130원', 지급일자가 '2016. 6. 20.'로 기재된 원고에 대한 퇴직금명세서(갑 제1호증)를 작성한 사실, 원고로부터 퇴직소득세 8,636,100원을 원천징수하는 내용의 퇴직소득원천징수영수증(갑 제2호증)을 작성하였고 2016. 7. 10. 파주세무서에 위 퇴직소득세를 납부한 사실, 피고는 원고에게 2016. 10. 17. 300만 원, 2016. 11. 15. 300만 원, 2016. 12. 15. 300만 원 합계 900만 원을 지급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설령 피고의 명시적인 퇴직금 지급의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상법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를 대표이사나 이사회가 결정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이익충돌과 이사의 사익추구를 방지하고 주주, 채권자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마련된 강행규정이므로 정관규정이나 주주총회 결의에 근거하지 않는 보수의 지급이나 그 약정은 무효라고 할 것인 점(대법원 1979. 11. 27. 선고 79다1599 판결 참조),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돈의 액수나 지급시기 등에 비추어 피고가 원고에게 900만 원을 지급한 것이 원고 주장의 퇴직금을 전부 지급할 의사로 지급한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에서 인정한 사실만으로 피고가 원고의 퇴직금 지급을 거절한 것이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원고는 임원으로 재직한 이 부분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구할 수 없다.
고문으로 재직한 기간(2011. 3. 15.부터 2016. 8.경까지)에 대한 퇴직금청구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살피건대, 원고는 24년 넘게 피고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다가 2011. 3. 15.경 동생인 D에게 대표이사직을 물려주고 '회장' 또는 '고문'이라는 직함으로 근무하였다는 것인데, 이러한 사정과 원고와 D의 관계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고문으로 재직한 기간 동안 업무수행에 대한 지휘·감독이나 근무시간·장소의 구속 등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갑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위 기간 동안 피고의 근로자로서 근무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따라서 원고는 고문으로 재직한 기간 동안의 퇴직금을 구할 수 없다.
직원으로 재직한 기간(1978. 6. 26.부터 1980. 4. 13.까지)에 대한 퇴직금청구에 대한 판단
퇴직금청구권의 발생
원고가 피고 설립 시인 1978. 6. 26. 부터 1980. 4. 13.까지 직원으로 근무한 사실, 원고는 임원으로 취임하기 전까지 위 기간 동안 대표이사이던 망 C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으며 근무하였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거나 갑 제2호증, 을 제1,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는 위 기간 동안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 피고에 근무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아가 사용자는 계속근로연수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서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하는데[구 근로기준법(1980. 12. 31. 법률 제33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8조], 원고가 1978. 6. 26.부터 1980. 4. 13.까지 총 658일을 직원으로 근무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이사로 취임하기 이전 3개월 동안 피고로부터 임금으로 787,130원을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고가 직원으로 근무한 위 기간 동안의 퇴직금을 계산하면 별지 퇴직금 산정표 기재와 같이 467,756원이 된다.
소멸시효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고의 퇴직금 채권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하였다고 항변하므로 살피건대, 원고가 이사로 선임된 날인 1980. 4. 14. 근로자의 지위에서 퇴직하였다고 할 것임에도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임금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인 3년이 경과된 후인 2018. 10. 11. 제기되었음은 기록상 명백하다.
그러나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의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 원칙과 권리남용금지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 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09다66969 판결).
그런데 원고가 위와 같이 피고의 이사로 취임할 당시 피고가 원고에게 직원으로 근무한 기간에 대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고 그에 관하여 원고와 사이에 아무런 약정을 한 바도 없이 계속 근무를 하게 하였다면 원고로서는 그가 앞으로 피고에서 이사로서 계속 근무하다가 최종적으로 퇴직할 때에 그 부분에 관한 퇴직금도 함께 지급받을 것으로 신뢰하였다고 추인할 수 있고, 피고 역시 퇴직금을 정산하여 주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함에 따라 원고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38년 이상 피고에서 근무한 후 퇴직한 지금에 와서 피고가 위와 같이 소멸시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직원으로 근무한 기간 동안의 퇴직금 467,756원 및 이에 대하여 지급사유 발생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6. 6. 2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9. 8. 2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의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2019. 6. 1.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9. 5. 21. 대통령령 제29768호로 개정된 것)에서 정한 이율 연 12%를 적용하므로, 이를 초과하는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부분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승정(재판장) 박미선 김기홍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