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판결
사건
2018고정479
판결선고
2019. 9. 18.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파주시 B에 있는 C요양원의 대표로 상시근로자 10명을 사용하여 노인의료복지시설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4. 9. 11. 경부터 2017. 5. 31. 경까지 요양보호사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2014. 9. 임금 585,990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임금 합계 10,794,219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D, E, F, G, H, I의 각 법정진술
각 근로계약서
임금대장, 각 급여명세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항, 제36조,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 요지
피해자 D는 2017. 9. 6. 피고인을 상대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신청 절차에서, 2017. 11. 2. 화해를 하면서 이 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하였으므로 이 사건 공소는 기각되어야 한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근로계약에서 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의 지시나 감독이 없는 야간휴게시간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였고, 위 야간휴게시간을 제외한 근로시간에 대한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설령 피해자가 야간휴게시간에 실제 근로를 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은 피해자와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연장·야간근로에 따른 임금 및 수당을 별도로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처벌불원 의사표시의 존부에 관하여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고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해자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인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신청 절차에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2017. 11. 2. 화해가 성립되었는데, 그 화해조항에 "이 사건 당사자는 이 사건 근로관계 및 근로관계 종료와 관련하여 향후 일체의 민·형사 및 행정상 기타 어떠한 방법으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심판위원회 공익위원은 위 화해성립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에게 위 화해조항의 의미에 관하여 "기존에 제기된 송사 사건을 제외하고 향후 이 사건 근로관계 및 근로관계 종료와 관련하여 일체의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함으로써(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문서송부촉탁회신서에 첨부된 CD 참조) 위 화해성립 당시 이미 제기된 송사 사건에는 위 화해조항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한 사실, 피해자는 위 화해가 성립되기 전인 2017. 8. 30. 이미 피고인을 상대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고양지청에 연차수당, 연장·야간수당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진정을 제기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앞서 본 화해조항의 내용만으로는 피해자가 이 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명확히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야간휴게시간에 관하여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수면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등 참조).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 상에는 야간근무시간을 근무시작일 22:00 ~ 다음 날 06:00로 하되 휴게시간은 24:00 ~ 06:00로 정하고, 02:00와 04:00 두 번의 순찰시간을 정해 놓아 야간휴게시간을 설정해 놓기는 하였으나,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해자에게 보장된 야간휴게시간은 근로시간 또는 근로시간으로 간주되는 대기시간으로 봄이 타당하다.
피해자를 포함한 C요양원(이하 '이 사건 요양원'이라 한다)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들에게 야간근무시간 및 휴게시간이 동일하게 지정되어 있을 뿐 야간근무 시간 중 시간대별로 근무와 휴게를 반복하는 교대제 형태의 야간근무조를 편성한 사실이 없다.
이 사건 요양원에 근무한 요양보호사들이 이 법정에서 한 진술들을 살펴보면, 피해자를 포함한 요양보호사들이 야간근무시간(근무시작일 22:00 ~ 다음 날 06:00) 동안 근무와 휴게를 반복한 경우는 찾아볼 수 없고, 야간근무시간에 야간근무자들이 모두 피요양자들의 방실 앞에 함께 모여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등 휴식과 수면을 취하면서 피요양자들이 기거하는 방실 쪽에서 소리가 나는 등 요양보호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1인 또는 2인이 함께 조치를 취하거나, 피요양자들의 방실마다 구역을 나누어 각자 조치를 취하였다. 이에 따라 야간순찰일지도 시간대별로 작성하도록 나누어져 있음에도 각 시간대별로 작성하지 않고 아침에 일괄적으로 작성하여 왔다(증인 I, G, H는 이 법정에서 야간근무시간 중 돌발 상황이 발생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1인의 요양보호사의 조치가 가능하고 야간근무시간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하였다고 하면서도, 실제 근무 형태에 관하여는 2인 내지 3인의 요양보호사가 피요양자들의 방실 주변에서 휴식과 수면을 취하면서 따로 근무시간이나 순번을 지정하지 않고 함께 피요양자들을 돌보았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실제 근무 형태는 증인 D, E의 각 진술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피고인은 요양보호사들을 위한 별도의 휴게장소가 마련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요양보호사들은 위 휴게장소를 탈의실로 사용하거나 주간근무 동안 짧은 휴식을 취하기 위한 장소로 활용하여 왔을 뿐이고, 야간휴게시간 동안 휴식·수면을 취하기 위해 위 휴게장소를 이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위 휴게장소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문을 열어 두었다.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요양보호사들이 야간근무시간 동안 피요양자들의 기척에 주의를 기울이고 피요양자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위와 같이 요양보호사들이 휴게시간 동안 주로 휴식 및 수면을 취한 공간은 피요양자들의 방실 앞 거실로서 근무 장소와 분리된 곳이 아니고, 방실과의 근접성 등에 비추어 요양보호사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을 만한 공간으로 보기 어려우며, 별도의 휴게 공간으로 마련된 장소는 실제 탈의실로 사용되는 점을 고려할 때, 요양보호사들은 야간근무시간에 주어진 휴게시간에 본래의 업무에서 확실히 벗어날 수 없었다.
요양보호사들의 야간 업무 내용이 주간 업무 내용보다 다소 노동의 밀도가 낮다고는 하나, 야간에도 피요양자들의 배변처리나 보행보조, 더 나아가 소리를 지르거나 난동을 부리는 경우 등 요양보호의 수요가 실제 발생하거나 발생할 염려가 상당하고, 이러한 상황은 요양보호사 1인만으로 대응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특히 앞서 본 휴게장소와 요양보호사들의 근무 형태 상 휴게시간에 있는 요양보호사들이 위 업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위와 같은 잠재적인 업무 수행의 가능성이 실현된 빈도 등을 더하여 보면, 요양보호사들이 휴게시간의 자유로운 이용을 방해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포괄임금계약에 관하여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시간외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외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앞서 본 바와 같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요양원의 경우 근로형태나 업무의 성격상 요양보호사들의 연장·야간근로가 당연히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라고 보기 어렵고, 그 밖에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으며, 앞서 본 바와 같이 휴게시간이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근로시간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이 근로자들에게 불이익이 없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포괄임금약정이 유효하게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각 주장들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근로계약서상 약정한 임금은 모두 지급하기는 하였으나, 연장·야간근로수당 등 체불임금을 현재까지 지급하여 주지 아니하였고, 합의에 이르지도 못하였다. 위와 같은 정상들과 그 밖에 체불임금의 액수, 임금체불의 경위,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요소를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강영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