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1. 1. 15. 선고 2019가단7818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 A은 2014. 11. 27.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택시기사로 일하다가 2018. 5. 31. 퇴사하였다.

나.

원고 B은 2014. 12. 3.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다.

다.

원고들이 피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은 월 121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정하고 있고, 피고의 2015년도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은 근로시간을 ‘1일 6시간, 월간 13일 근무’로 정하고 있다.

라.

원고들은 택시를 운행하여 얻은 수입에서 일정액을 피고에 지급한 후 나머지 수입은 원고들이 갖고 피고로부터 기본급, 수당, 상여금을 받는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방식으로 일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이 사건 근로계약 및 단체협정의 내용과 달리 실제로는 월 209시간 이상을 근로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 및 단체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최저임금제를 잠탈하는 것으로 무효이다. 원고들이 실제로 근로한 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하면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임금은 최저임금에 미달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최저임금과 실제로 지급한 임금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들은 피고에게 2016. 6.부터 2019. 3.까지 근로기간에 관한 미지급 최저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3.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가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제58호 제1항 본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하 ‘특례조항’이라 한다)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 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원고들과 피고가 합의한 소정근로시간의 효력

1)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근로기간 중 월 209시간 이상 피고의 택시를 운행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그뿐만 아니라 설령 원고들이 근로기간 중 월 209시간 이상 피고의 택시를 운행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설시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그로부터 알 수 있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소정근로시간이 효력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①

원고들은 피고의 택시를 운행하여 피고 차고지 밖 도로 위에서 일하면서 승객들로부터 받은 수익을 관리하였고, 이른바 정액사납금제에 따라 원고들이 승객들로부터 받은 운임 중 일정액을 피고에게 지급하고 나머지 수입은 원고들이 갖는 방식으로 일하였다. 원고들의 운행시간 중 사용자인 피고가 원고들의 근로 여부나 행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택시운수업의 특성에 비추어 보면, 노사 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이 있고, 노사 합의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앞서 본 법리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②

원고들은 월 209시간 이상 운행을 해야 피고에게 납부해야 하는 사납금에 해당하는 운임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그 밖에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정하여진 소정근로시간이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사정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이나 입증이 없다.

③

원고들은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언제 그러한 합의가 있었는지, 단축 합의 전의 소정근로시간이 몇 시간이었는지, 단축 합의 전・후에 업무형태에 변화가 없었는지 등에 관하여 구체적인 주장이나 입증이 없다.

다.

소결

결국,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효력이 없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전진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