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이북 실향민을 위한 공원 묘지의 개발과 조성 및 유지 · 관리업 등을 영위하는 재단법인으로 파주시 C에서 'D공원(이하 '이 사건 공원묘지'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2010. 3. 피고의 비상근 감사로 재직하다가, 2012. 5. 11.부터 이 사건 공원묘지의 임시공원장으로 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2012. 8. 22. 공원장으로 임명되었고 2015. 8. 24. 재임명되었다.
피고는 2020. 7. 11. 및 같은 해 8. 3.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원고를 해임하기로 의결하고 2020. 8. 4.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해임을 통보하였다.
원고는 2020. 9. 11.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였는데,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1. 10.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하였고, 이에 대해 원고가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2. 23.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관련 절차'라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50,965,782원과 이에 대하여 2020. 8. 1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에 관한 판단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원고는 피고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 근로를 제공하다 퇴직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50,965,782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이 사건 공원묘지 업무에 관하여 포괄적으로 관리위임을 받아 이를 총괄하였으므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한 적이 없고 피고의 임원에 해당하며, 오히려 원고가 피고로부터 관리 · 감독을 받지 않는 것을 기화로 업무상 횡령 및 배임행위를 하여 피고에게 손해를 가하였으므로, 위 손해배상채권으로 원고의 임원퇴직금 채권을 상계한다.
관련 규정
이 사건과 관련한 피고의 정관 및 운영규정, 취업규칙은 별지 기재와 같다.
판 단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하고, 이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과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할 것이며, 그에 대한 증명책임은 근로자임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54637 판결 등 참조).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회사의 업무집행권을 가진 이사 등 임원은 그가 회사의 주주가 아니라 하더라도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지휘 · 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28228 판결 참조). 반면, 회사나 법인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 · 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 · 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 · 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2017. 9. 7. 선고 2017두46899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갑 제4호증의 1 내지 8, 갑 제5, 6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해보면, 원고는 피고의 이사장으로부터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받으면서 정해진 노무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 피고로부터 기능적으로 분리된 이 사건 공원묘지에 관한 업무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이를 총괄하면서 독자적인 권한과 책임을 바탕으로 위임받은 업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의 정관에 의하면, 이 사건 공원묘지의 공원장은 피고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이사장이 임명하도록 정하고 있고, 공원장은 피고의 당연직 이사가 된다(제37조). 원고는 2012. 8. 22. 피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공원장으로 임명되었고, 2015. 8. 24. 재임명되었는데, 원고나 피고 사이에 당시까지도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바는 없다. 원고가 관련 절차에서 '정관상 공원장은 당연직 이사로 된다는 규정이 있어 원고나 이사회가 별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진술하는 등 원고로서도 근로자와 다른 임원으로서의 지위로 임명된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다.
원고는 피고의 당연직 이사로서 2012. 8. 22. 피고 법인등기부상 이사로 등재되었고, 재직기간 이사로서 피고의 이사회에 참석하여 이사회 부의 및 안건을 보고하였고, 원고가 실제 안건에 관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 정관에는 원고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아니하고, 원고가 실제 의결권을 행사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이사회 회의록에 서명하는 등 피고의 중요한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여 왔다.
피고 운영규정 제7조에 의하면, 공원장은 인사, 직원의 근태사항 및 근무자관리감독, 이사회 부의 및 보고 안건 결정, 이사회에서 승인된 추진사업과 예산의 집행, 수익을 위한 사업계획 수립과 추진실적 분석, 계약체결, 대 · 내외 소송 관련 업무, 피고 법인인감 등 주요 인장을 관리하도록 정하고 있고, 위 위임기준에 명시되지 아니한 사항과 유사한 내용은 운영규정에 따라 공원장이 처리한 후 차기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정하고 있는 등 공원장에게 이 사건 공원묘지의 운영 업무 전반에 관한 행위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 사건 공원묘지는 공원장인 원고와 그 직원들만이 상근하면서 업무를 수행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공원묘지 운영 과정에서 피고의 승인을 받지 아니한 채 피고의 자금을 독자적으로 운용하는 등 상당한 자금 집행권을 행사하였다.
피고 운영규정 제7조는 '이사장은 법인을 대표하며 법인의 사업을 총괄하고 구성원의 업무수행을 지휘 · 감독한다'고 정하고 있으나, 피고 이사장은 사단법인 E 연합회장이 당연직 이사장이 되었고, 비상근직으로 이 사건 공원 운영에 상시 관여하지는 아니하였고, 1개월에 몇 차례 이 사건 공원묘지 업무에 관한 결재를 하였으나, 이는 원고가 독자적으로 결정한 사항을 사후 보고받은 것이거나, 이미 수행한 업무 집행 내역을 사후 추인하는 형태로 이루어졌으며, 피고 이사장이 원고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취업규칙에 따라 원고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여 근태관리를 한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이 없다. 이처럼 원고는 피고의 자금 및 인사 업무를 집행하는 전 과정에서 원고 스스로의 지위를 피고와 위임관계에 있는 임원으로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 취업규칙 제15조 제1항에 의하면, 근로자의 정년퇴직 연령은 만 65세가 되는 해가 속하는 회기 말일로 정하고 있고, 이 사건 공원묘지의 근로자의 경우 위 규정이 적용되고 있으나, 원고가 2015. 8. 24. 당시 위 정년 연령이 넘었음에도 공원장으로 재임용되었다.
피고는 공원장을 당연직 이사에서 제외하는 내용으로 피고 정관을 변경하려는 과정에서 2018. 8. 24. 임시이사회를 개최하였고, 원고도 위 이사회에 참석하였으며, 위 자리에서 피고의 임원들은 원고를 피고 이사는 아니고 공원장으로 채용하기로 결의하였고, 피고는 2018. 8. 27. 원고가 2018. 8. 22.자로 피고 이사에서 퇴임하였다는 내용의 변경등기를 마쳤는데, 이후 피고 정관 등은 변경되지 아니하였고, 원고는 이사 지위를 유지하면서 피고 이사회에 계속하여 참석하였다.
원고가 2018. 8. 24. 피고와 작성한 연봉제 근로계약서에는 '사용자'란에 피고, '근로자'란에 원고의 인적 사항이, '근로조건'란에 근로시간과 휴일, 연차휴가, 통상임금에 관한 사항이, '연봉조건'란에 '퇴직금은 계속 근로연수 1년에 대하여 평균임금 30일분을 퇴직 시 지급하여야 하나,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퇴직하기 전이라도 계속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각 적혀 있다. 그런데 앞서와 같이 원고가 피고와 수년간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적이 없음에도공원장을 피고의 당연직 이사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이 논의된 무렵 2018. 8. 24.자로 자신을 근로자로 지칭하여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인 점, 관련 절차에서 피고가 '피고 이사장은 당시 근로계약서 작성 내용에 원고 직급이 공원장으로 명시되어 있어 별 의미 없이 계약서 양식에 원고가 피고 인감을 날인한 것을 승인한 것이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등 위 근로계약서는 원고가 작성한 문서를 당시 피고 이사장이 사후 결재한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내용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해가 상반되어 피고에 불이익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내용으로 주요계약에 해당하여 이사회 승인을 요한다고 보이는데, 피고 이사회 승인이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원고는 그 이후로도 종전과 같이 공원장으로서 실질적인 업무와 권한 변경 없이 이 사건 공원묘지를 운영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근로계약서는 원고가 장차 공원장에서 퇴임할 것에 대비하여 작성한 문서로 보이고, 위 근로계약서상 형식적인 명칭이나 문구 기재만으로 원고의 지위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변경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청구는 나머지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다선
사건정보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판결
사건
2022가단99299
판결선고
2023. 10. 6.
의정부지방법원고양지원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