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3. 1. 9. 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6,572,903원 및 그중 5,408,000원에 대하여 2023. 5. 1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3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 할 수 있다.
제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① 5,408,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과, ② 2023. 3. 10.부터 복직 시까지 월 2,704,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기초 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고양시에서 ‘C’라는 상호의 안마시술소(이하 ‘이 사건 안마시술소’라 한다)를 운영하다 2023. 7. 13. 폐업한 사람이다.
원고는 1급(장애정도 중증) 시각장애인으로, 2022. 12. 25.부터 2023. 1. 9.경까지 이 사건 안마시술소에 안마사로 일을 한 사람이다.
사건 경위
원고는 2022. 12. 20.경 일할 곳을 찾던 중 피고를 소개받아 피고와 전화통화로, 안마 1건당 26,000원을 지급받되 적어도 하루에 4건 상당 104,000원(= 1건당 26,000원 × 4건), 즉 한 달에 2,704,000원(= 하루 104,000원 × 26일) 이상은 보장받는 조건으로 2022. 12. 26.부터 이 사건 안마시술소에서 일하기로 하였다. 이후 원고는 피고의 동의 아래 2022. 12. 26.보다 하루 전인 2022. 12. 25.부터 일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안마시술소에 입주한 채 일주일가량 매일 피고의 영업시간에 맞춰 일을 시작하여 07:00경까지 일을 하였다.
원고는 2023. 1. 1.에도 저녁 무렵까지 이 사건 안마시술소에서 안마 1건을 하였다. 그러던 중 피고가 저녁 무렵 원고에게 ‘보일러가 고장 나서 원고가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귀가하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원고는 21:40경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일명 ‘장애인콜’)을 이용해 귀가하였다.
원고는 2023. 1. 9. 피고에게 ‘2023. 1. 1. 안마 1건을 하였더라도, 그날 임금으로 안마 4건에 해당하는 104,000원을 달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그러자 피고는 지급을 거절하면서 원고에게 더는 일 하러 나오지 말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관련 진정사건
원고는 2023. 1. 12.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이 정한 근로조건의 명시 의무와 근로기준법 제36조가 정한 임금 지급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며 피고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고양지청에 진정하였다.
위 지청은 2023. 2. 9.경 다음 이유로 피고가 위 근로기준법 조항들 적용을 받지 않는다며, 위 진정사건을 행정종결 처리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3, 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청구원인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피고가 2023. 1. 9. 원고에게 더는 일하러 나오지 말라고 한 것은 해고 통지에 해당한다. 원고는 정당한 해고 사유 없이 해고하였으므로, 위 해고는 무효이다.
그러므로 원고는 해고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이를 다투는 피고를 상대로 그 무효확인을 구한다. 그리고 ① 2023. 1. 10.(해고 다음 날)부터 2023. 3. 9.(이 사건 소제기일과 가장 가까운 달의 9일)까지 발생한 미지급 임금 5,408,000원(= 2,704,000원 × 2개월), ② 그다음 날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2,704,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미지급 임금, 그리고 ③ 위 ①의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판단
원고의 근로자성 여부
원고의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 청구는 모두 원고가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①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②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③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④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⑤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⑥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⑦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⑧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과 같은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8. 4. 26. 선고 2016두49372 판결 참조). 그리고 근로자가 그 보수를 정액의 월급이 아니라 자기가 제공한 근로의 양에 따라 수입의 일정 비율을 수당의 형식으로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근로 형태가 사용자와의 사이에서 사용종속관계를 유지하면서 특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1992. 6. 26. 선고 92도674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보았거나 앞서 든 증거에 더하여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 사실을 앞서 살펴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원고와 사용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원고는 피고의 지휘에 따라 출, 퇴근이 허용되지 않고 숙식을 하는 조건으로 이 사건 안마시술소에서 근무하였다. 구체적으로, 원고는 매일 피고의 영업시간에 맞춰 일을 시작하여 07:00경까지 일을 하였고, 휴가는 1주일에 하루만 부여받았다.
안마 시술에 필요한 시설이나 비품 등은 물론이고 이 사건 안마시술소 내부 숙소까지 전부 피고가 제공하였고 이에 부수하는 전기, 가스, 식대, 관리비 등 비용도 전부 피고가 부담하였다. 원고는 순전히 노무만 제공하였다.
원고는 안마 건수에 따라 보수를 받기로 하면서도, 적어도 하루 4건 상당에 해당하는 104,000원(= 1건당 26,000원 × 4건), 한 달에 2,704,000원(= 하루 104,000원 × 26일) 이상의 지급을 보장받았다. 이는 실질적으로 원고가 위와 같이 피고의 사업장에서 숙식하며 피고가 지정하는 안마 업무를 제공하면서 최소한 매달 2,704,000원의 정기적, 고정적 노무 대가를 받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기준이 D협회 경기지부의 자율규제에 따라 설정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의 근로관계의 본질을 변경시킨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원고가 일할 동안 이 사건 안마시술소 카운터에서 손님을 받고 안마시술 요금을 받는 등 이 사건 안마시술소를 전체적으로 관리하였다. 그 운영에 관한 사항은 모두 피고가 관장하였다. 원고가 그 운영과 관련한 위험부담을 감수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안마시술소에서 숙식하면서 전속적으로 안마 시술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별도의 영업활동을 할 수 없었다. 원고가 해당 기간 실제로 별도의 영업활동을 하였다는 자료도 없다. 피고가 안마 업무를 지시하지 않을 때에는 원고가 휴식을 취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자유롭게 사업장을 이탈할 수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안마시술의 방법과 내용이 원고의 자율에 맡겨져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는 전문성 있는 노무 제공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사정이므로 근로자성을 부정할 사정이 되지 못한다. 그밖에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사용자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과 같은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므로, 이러한 점을 기준으로 망인의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
소결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해고무효 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해고 해당 여부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 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두57695 판결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에 비추어, 사용자인 피고는 2023. 1. 9. 근로자인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원고에게 더는 일 하러 나 오지 말라고 하였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는 해고 통지에 해당한다.
해고의 정당성 여부
이에 대하여 피고는 안마시술소 보일러가 고장 나 2013. 1. 1.경 원고에게 안마를 1건만 지시하였는데 원고가 당일 4건분 임금을 모두 달라고 하기에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해고가 정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사정을 종합하면, 사업장의 관리 및 이로 인한 위험은 모두 피고가 부담하는 것이고, 피고가 원고에게 월 104건(= 4건 × 26일) 안마 시의 임금을 보장한 이상 원고로부터 이를 기준으로 한 임금을 청구받은 것을 해고의 정당한 사유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원고에게 해고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한 바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
그러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임이 분명하고, 피고가 부당해고가 아님을 들어 다투고 있어 그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원고의 해고무효 확인 청구는 이유 있다.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일단 유효하게 존속한다. 그리고 원고가 이 사건 해고로 인하여 피고에게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의 귀책사유에 따른 것이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피고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는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앞서 인정한 사실을 종합하면, 원고의 위 해고 당시 피고로부터 받는 보수가 월 2,704,000원 이상인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2023. 1. 10.(해고 다음 날)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2,704,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안마시술소를 폐업하여 그때부터는 임금 지급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항변한다.
해고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취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가 발생한 경우라든가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에 의하여 사업을 폐지한 경우에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근로제공을 하지 못한 것이 아니므로, 그 기간에는 임금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1994. 10. 25. 선고 94다25889 판결 참조).
피고가 2023. 7. 13. 이 사건 안마시술소를 폐업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경영상 판단에 따라 정당하게 위와 같이 폐업한 사실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2023. 7. 13. 후로는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피고의 항변은 이유 있다.
소결
원고에 대한 소급임금 산정의 기산일은 2023. 1. 10.(해고 다음 날)이고, 종료일은 2023. 7. 13.(이 사건 안마시술소 폐업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다음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임금 청구는 그 인정 범위에서 이유 있다.
미지급 임금 16,572,903원[= 아래 (1)+(2)]
2023. 1. 10.부터 2023. 3. 9.(원고가 특정한 날)까지 발생한 미지급임금 5,408,000원(= 2,704,000원 × 2개월)
그다음 날부터 2023. 7. 13.까지(4개월 4일) 월 2,704,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미지급 임금 11,164,903원[= (2,704,000원 × 4개월) + {2,704,000원 × (4일/31일)}, 원 미만 버림]
지연손해금
위 가) (1)의 임금에 대하여 2023. 5. 10.(지급기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근로기준법)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김도요(재판장) 김해마루 조영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