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을 제1,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기관 등의 설립 · 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에 따라 설립된 연구기관으로, 같은 법 제4조에 따라 법인격을 보유하고 있다.
원고(B생)는 1995. 9. 1. 피고의 근로자로 입사하여 2022. 9. 26.까지 재직 후 퇴사한 사람이다.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
피고와 C노동조합 및 위 조합 D지부는 2016. 3. 31.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금피크제 도입 합의서를 작성하고,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한다)를 실시하였다.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원고는 퇴사 전 2년간인 2020. 10.경부터 2022. 9. 26.까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아 피고로부터 일부 감액된 급여를 지급받았다.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에 따른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금지 원칙에 위반되어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지급해야 할 임금에서 이미 지급받은 임금을 제외한 청구취지 기재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代償)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대법원 2023. 12. 21. 선고 2023다26008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을 제3 내지 2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에서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에서 정한 합리적 이유가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전 피고의 인사관리규정(2013. 4. 23. 개정된 것) 제24조 제1, 3항에 따르면 '직원의 정년은 61세로 하되, 그 정년에 달한 날이 속하는년말일(12월 31일)에 정년이 도래'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었으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해인 2016. 12. 28. 해당 인사관리규정이 개정되어 '직원의 정년은 61세가 종료되는 날'로 정해지게 되었다. 원고는 기존 인사관리규정에 따를 경우 2021. 12. 31. 정년이 도래하게 되었으나<1>, 개정된 위 인사관리규정에 따라 약 9개월이 연장되어 2022. 9. 26.까지 일한 후 퇴직할 수 있게 되었다. 위와 같은 개정을 통해 해당 근로자의 생년월일에 따라 최대 1년까지의 정년연장이 이루어지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바, 비록그 연장의 정도는 다소 미미하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 자체가 적용되는 기간이 2년으로 그리 길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의 경우 2013. 4. 23. 인사관리규정의 개정을 통해 정년을 61세가 종료되는 날로 정하여 2016. 1. 1. 시행된 고령자고용법 19조 제1항에 따른 정년(60세)보다 이미 정년을 높게 정하고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같은 해 시행된 개정 인사관리규정을 통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의 정년연장 효과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볼 수 있다. 다만,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있어서도 위 제2의
1)항
기재와 같은 법리에 따라 연령차별의 합리적 이유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므로 아래에서는 그에 관하여 본다.
기획재정부는 2015. 5. 7. 공공기관 임금피크제의 도입·확산을 통해 고임금근로자의 임금을 절약한 재원을 신규 채용에 활용함으로써 청년들에게 고용 기회를 부여하고자 하였고, 그로부터 2년간 피고와 같은 공기업 내지 준정부기관에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제시하면서 이에 따를 것을 권고하였다. 피고는 기획재정부의 임금피크제 추진계획안 제출 요구에 따라 이에 관한 직원 설명회를 개최하고 동의 절차를 진행한 후 피고 재직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게 되었던바 그 도입 목적에 타당성이 인정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그 적용 기간이 정년 도래 전 2년이고, 임금감액률은 정년 도래일 2년 전은 연봉액의 10%, 1년 전은 연봉액의 15%인바, 전체 공공기관의 평균 임금피크제 시행 기간이 2.6년, 평균 임금감액률이 정년 도래일 3년 전 18.1%, 2년 전 24.8%, 1년 전 31.2%인 점에 비추어 볼 때 적용 기간이 비교적 짧고 감액 정도도 적은 편에 해당한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위 임금피크제 도입 대상 예정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기 전에 퇴직금 중간청산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퇴직금 산정에 관한 불이익을 해소하고자 하였고, 2019년 평가지침의 신설을 통해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직원의 최종평가등급이 C등급 미만이더라도 C등급을 부여하도록 하거나, 위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에게 승진에 유리한 조건을 정하는 등 우대조치를 실시하였고, 2021년부터는 정년퇴직 예정자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등 임금 삭감에 따른 대상(代償) 조치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하였다. 위와 같은 대상 조치는 비록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실시 후 3년 정도가 지난 후 마련된 것이기는 하나, 원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받기 전 실시되어 원고에게 위 임금피크제가 적용될 당시에는 원고도 그 혜택을 볼 수 있었던 점,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당시 근로자들의 질의에 응답하기 위해 마련한 자료(을 제16호증 제3면)에 따르면 피고의 감독기관인 정부에서는 공공기관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배려방안을 마련하는 경우 이를 기관과 노조 또는 직원 간의 이면 합의로 보아 감사 등 불이익 처분을 하겠다는 취지로 피고를 비롯한 공공기관을 지도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피고의 입장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 즉시 근로자를 위한 배려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유효성을 판단함에 있어 위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 피고가 마련한 각종 조치에 대해서도 고려함이 상당하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인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피고의 고용 현황을 살펴보더라도 위 임금피크제로 인한 재원 감축 결과 청년 고용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하윤
각주1) 피고는 실제로는 2022. 1. 1.을 정년으로 하여 운영되었다고 밝히고 있다(2025. 2. 6.자준비서면 제3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