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B에 위치한 합자회사 C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170명을 사용하여 택시업을 경영하고 있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6.04.08.부터 2023.06.23.까지 근로하고 퇴사한 D의 2023.05월분 초과운송수입금 1,324,100원, 2023.06월분 초과운송수입금389,100원 등 합계 1,713,200원을 지급 기일 연장에 당사자간 관한 합의 없이 퇴사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건정보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판결
사건
2024고정557
판결선고
2025. 1. 15.
판단
피고인 및 변호인의 변소
합자회사 C(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과 고소인 사이에 체결된 근로 계약 중 정액제(기준금제) 방식은 강행규정에 위반하는 것으로서 무효이고, 피고인 회사와 고소인 사이의 합의에 의하더라도 고소인이 사납금제 방식과 관련하여 이의를 제기하거나, 법적 조치를 취하는 등의 사유가 발생할 경우 이를 전액관리제(성과급제)로 하기로 하였는바, 전액관리제(성과급제)로 할 경우에는 피고인 회사가 고소인에게 지급할 돈이 없고, 오히려 고소인으로부터 이를 돌려받아야 한다. 게다가 피고인은 피고인 회사가 고소인에게 합법적인 계약에 의할 경우 미지급한 임금이 없다고 알고 있었으므로 근로기준법위반의 범의도 없다.
판단
인정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이 인정된다.
고소인은 피고인 회사에 2016. 4. 8. 입사하여 2023. 6. 23.까지 근무하고 퇴사하였다.
피고인 회사는 택시업을 운영하는 회사로서 운전기사들의 임금 형태는 전액관리제 또는 정액제로 구분되어져 있었다.
전액관리제(성과급제)는 소외 사납금 없이 월 소정근로시간을 168시간으로 하여 이에 대한 임금을 사측에서 지급하고 기사는 월평균 성과급 480만 원의 매출을 회사에 납부하며, 이를 초과하는 수입에 대한 0.7%를 지급받는 방식이다.
정액제(기준금제)는 월 소정근로시간 91시간분의 임금을 사측에서 지급받고 소위 사납금 1일 242,000원을 회사에 납부하며 그 외 초과운송수입금을 회사에서 정산받는 형태이다.
고소인은 피고인 회사와 정액제에 기초한 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하여 왔는데, 그 근무기간 중인 2019. 8. 27. 법률 제16563호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1조 제1항 제2호, 제26조 제2항 제2호가 신설된 바 있다.
한편 피고인 회사는 2022. 1. 1. 고소인과 사이에 개별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당시 개별근로계약서의 구체적인 내용 중 본 사건과 관련 있는 부분은 아래와 같다.
고소인은 이 법정에서 정액제(기준금제)를 선호한다는 취지로 증언하였고, 위 여객사업법 개정 이후에는 일한만큼의 돈을 받지 못하므로, 법 개정 이전의 사납금제도를 원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취지로도 증언하였다.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위 법 개정 이후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은 정액제(기준금제)를 명시적으로 금지하였으나, 정작 택시기사인 운수종사자는 자신이 일한만큼 받아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금지된 정액제(기준금제)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이 분명하고, 고소인 역시 정액제(기준금제)를 원하여 피고인 회사와 정액제(기준금제)에 기초하여 임금을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그런데 고소인이 퇴사한 2023. 6. 23. 무렵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에도, 고소인과 피고인 회사 사이에 정액제(기준금제)에 따른 합의는 여객운수사업법의 명시적인 규정에 위반한 것이어서 무효로 인정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고, 또한 그 이후에 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3도2318호 판결<1>에서 정액제(기준금제)에 따른 합의의 사법적 효력을 부인한 바 있다. 또한 고소인과 피고인 회사 사이에 체결된 개별근로계약서에 의하면, 제20조에서 "근무 중이나 퇴직시 기준금제 개별근로계약 체결을 인정하지 않고 이의를 제기할 경우 임금협정 제15조(성과급 산정)의 기준으로 전체 근로기간을 합산하여 재정산하기로 한다"는 규정이 있고, 당시 고소인과 피고인 회사 사이에는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두고 다툼이 상당히 있었으며, 고소인은 피고인 회사측에 민사 혹은 형사 조치를 취할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고소인 회사로서는 위 개별근로계약제 20조에 의하여 고소인과 피고인 회사 사이의 임금 정산을 전액관리제(성과급제)로 하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해석을 할 가능성이 없었다고 하기 어려운 점, 만일 고소인과 피고인 회사 사이에 전액관리제(성과급제)로 정산을 다시 한다면 미지급 임금이 있는지 분명하지 아니한 점, 피고인 회사가 당시 고소인에게 1,713,200원을 지
급할 여력은 충분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당시 피고인으로서는 여객운수사업법의 규정 등에 비추어 과연 지급할 임금이 있는 것인지에 관하여 의문을 품을 근거가 다분히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후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피고인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김주완
각주1) 일정한 금액을 운송사업자에 입금하고 이를 초과하는 초과운송수입금은 운수종사자 자신의 수입으로 하는 이른바 사납금제는 운송수입금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운수종사자들의 임금액의 변동이 심하고, 고정급이 크지 않기 때문에 운송수입금이 적은 때에는 운수종사자가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한 정도의 임금조차 확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문제점이 있었고(헌법재판소 2011. 8. 30. 선고 2008헌마477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에 여객자동차법이 1997. 12. 13. 법률 제5448호로 개정되어 이른바 전액관리제를 규정하였으나 이를 우회하여 사실상 사납금제를 실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각주2) 그 후 여객자동차법이 2019. 8. 27. 법률 제16563호로 개정됨에 따라, '운송사업자는 일정 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수납하지 말고 운수종사자는 이를 납부하지 말 것'을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제21조 제1항 제2호 및 제26조 제2항 제2호가 신설되어 2020. 1. 1.부터 시행되었다.
각주3) 이와 같이 일정 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수수하는 행위가 금지됨을 명확히 하여 사납금제의 병폐를 시정하겠다는 신설 경위와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각 규정은 강행법규로 봄이 타당하므로 설령 이에 반하는 내용으로 사용자와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합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3도2318호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