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14,378,195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8. 18.부터 2024. 3. 29.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 중 10분의 3은 원고가, 10분의 7은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 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 B는 고양시 일산 동구 D 소재 사업장에서 ‘E’이라는 상호로 폐기물 처리업 등을 영위하는 사업체(이하 ‘E’이라 한다)의 대표자이고, 피고 C는 피고 B의 배우자로서 E 소속 근로자들을 지휘·감독하고 대외적으로 E의 대표로 표시되는 실질적인 사업주이다.
원고는 2021. 6. 21. 피고들이 운영하는 E에 집게차 크레인 기사로 입사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입사한 이후 집게차 크레인 운전 이외에 마당정리업무(사업장 마당에 있는 플라스틱 통 등을 직접 분류, 선별하여 들고 옮기는 등의 업무) 등도 같이 하였고, 그 과정에서 안전교육을 받거나 안전모, 안전화 등의 안전장비를 지급받지 않았다. 다. 원고는 2021. 8. 18. 14:30경 E 사업장 마당으로 들어온 트럭 적재함 위로 올라가 마당으로 플라스틱 말통을 내리는 작업을 하다가 말통 안 액체를 원고의 왼쪽 발등위로 쏟았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말통 안 액체는 빙초산이었는데, 원고는 플라스틱 말통 안 액체가 어떤 물질인지 전달받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 즉시 필요한 긴급조치를 하거나 치료를 받지 못하고 그 상태에서 자신의 집게차 크레인 운행을 하였고, 19:00경 퇴근한 후 왼쪽 발등 표피가 심각하게 손상된 것을 발견한 후 F병원 응급실에 가 응급처치를 받았다.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는 좌측 족배부 화상을 입었다는 진단을 받았고, G외과의원 및 H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본 후, 2021. 8. 23.부터 2021. 9. 16.까지, 2021. 9. 24.부터 2021. 10. 29.까지 총 61일간 H병원에서 입원하여 가피절제술, 변연절제술 및 자가피부이식술, 재활 등의 치료를 받았으며, 그 후 2022. 4. 19.까지 위 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았다. 위 치료로 인한 치료비는 합계 25,078,400원이 소요되었고, 간병비로는 160만 원이 소요되었다.
한편,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 사고를 산업재해로 인정하여 원고에게 휴업급여 17,328,320원, 요양급여 17,971,130원, 장해급여 4,030,400원 합계 39,329,85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22호증, 을 제5, 9, 14호증의 각 기재, 감정인 의사 I의 신체감정서, 감정인 의사 J의 신체감정서,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불법행위의 성립
노무도급의 경우에, 그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와 다를 바가 없으므로, 그 도급인은 수급인이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보호의무를 부담하며, 이러한 보호의무는 실질적인 고용계약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신의칙상 인정되는 부수적 의무로서 구 산업안전보건법시행령(1995. 10. 19. 대통령령 제1478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에 의하여 사업주의 안전상 조치의무를 규정한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가 적용되지 아니하는 사용자일지라도 마찬가지로 인정된다고 할 것이고, 만일 실질적인 사용관계에 있는 노무도급인이 고의 또는 과실로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그 노무수급인의 생명·신체·건강을 침해하여 손해를 입힌 경우 그 노무도급인은 노무도급계약상의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구 산업안전보건법(법률 제17433호) 제5조에 의하면 사업주는 근로자에게 해당 사업장의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를 부담한다. 나아가 설령 E이 구 산업안전보건법의 적용 대상 사업체가 아니라고 하더라도(예컨대, 환경 정화 및 복원업 해당 사업으로서 상시 근로자 50명 미만 사용 사업장일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와 같이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체결된 고용계약상 피고들은 원고에게 위험 물질을 다루는 작업(상하차 작업, 마당정리작업 등)을 할 때 어떠한 물질들을 다룰 위험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그에 관한 안전교육을 하며, 적절한 안전기구들을 제공할 신의칙상의무를 부담한다. 피고들이 이를 해태하여 원고가 어떠한 물질이 들어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빙초산 원액이 담긴 플라스틱 통을 하차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게 되었으므로 사용자들인 피고들은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한다(피고는 E 내 안전관리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였고, 안전화 등을 제공하였으며, 원고에게 마당정리작업 및 트럭 상하차 작업을 지시한 바 없다고 주장하나, 갑 제6호증, 15 내지 17호증 및 22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피고들은 원고에게 교육의 명목으로 안전관리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마당정리 업무, 트럭 상하차 업무 등을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손해액의 산정 (원고는 지출한 치료비 및 간병비, 향후치료비와 위자료만을 구한다, 구체적인 계산식은 첨부된 엑셀 파일 기재와 같다)
재산상손해
치료비: 합계 25,078,400원.
개호비: 1,600,000원.
향후치료비(반흔교정술, 1회 치료, 2024. 1. 11. 치료비 지출): 17,534,922원.
과실상계
원고의 과실을 30%로 산정함.
공제액
요양급여액 합계 17,971,130원.
재산상 손해 계산액(재산상 손해에서 과실상계 후 보험지급액 공제)
12,978,195원(44,213,322원 × 0.7 – 17,971,130원).
위자료 산정
이 사건의 전체적인 경위, 원고의 손해 및 향후 부작용의 정도 등을 모두 참작하여 140만 원으로 정함.
재산상손해와 위자료의 합계액
14,378,195원(12,978,195원 + 1,400,000원)
결론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 14,378,195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 일인 2021. 8. 18.부터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를 다툼이 상당한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2024. 3. 2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류영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