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공동주택관리업, 용역경비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2022. 8. 30. C 주식회사로부터 구리시 D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경비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였다.
1) 원고는 2021. 11. 15. 피고와, 근로 장소는 이 사건 아파트, 근무내용은 아파트 관리(경비) 업무, 계약 기간은 2021. 11. 17.부터 2021. 12. 31.까지, 월 임금은 2,320,800원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21. 11. 17.부터 이 사건 아파트의 경비원으로 파견되어 근무하였다.
원고는 2022. 1. 5. 피고와 계약 기간 2022. 1. 1.부터 2022. 6. 30.까지, 월 임금 2,437,910원으로 정하는 외에는 기존 근로계약과 동일한 내용으로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이하 위 갱신된 근로계약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 중 계약기간 란과 해지사유 란에는 아래와 같이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2022. 4. 28. 06:30경 근무 중 ‘화분에 물을 주지 않고 청소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비반장 E과 다투게 되었고, E이 손으로 원고의 멱살을 2회 잡아 흔들었다며 경찰에 신고하였다. E은 폭행죄로 2022. 6. 20. 벌금 2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2022고약1045).
원고는 2022. 6. 15. 이 사건 아파트의 내부 미팅(회의)에서 위 아파트 관리소장인 F(C 주식회사 소속)과 경비초소 창문의 선팅을 제거하는 문제에 대한 의견 차이로 다투게 되었다. 이에 F과 위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같은 날 피고에게 ‘원고가 위 회의 도중 본인의 의견이 다르다고 하여 회의 도중 화를 내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등 파견 직원으로서의 의무와 갑의 정당한 지시에 불응 의사를 표시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였다.
피고는 같은 날 원고에게 ‘이 사건 아파트에서 경비직으로 근무하는 동안 동료간의 잦은 말다툼 및 근무태도 불손(관리사무소장과 직원 회의 중 회의장 박차고 나가는 등)’으로 2022. 6. 30.자로 근로계약을 종료하고, 2022. 7. 1.부터 2022. 7. 14.까지 G 아파트에서 근무할 것을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4, 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에게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고, 계약만료 1개월 전까지 피고의 갱신거절 통지가 없었으므로, 위 근로계약은 갱신된 상태였다. 따라서 이 사건 통지는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
그런데 원고에게는 이 사건 통지서 기재와 같은 해고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피고는 원고의 해고에 필요한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통지에 의한 해고는 무효이므로, 원고는 그 무효 확인을 구한다.
판단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 신분 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참조).
또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하는 취지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기간제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려는 데에 있다. 그러므로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 유무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각 증거와 을 제1, 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근로계약 기간이 종료되면 근로계약이 종료되는 것으로 하되, 본사의 심의를 거쳐 재임용한다’고 기재되어 있고, 원고는 피고와 한 차례 근로계약을 갱신한 점, ② 원고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를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해당 절차에서 피고가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2019년~ 2021년 사이에 이 사건 아파트에서 근무한 기간제 근로자 14명 중 6명은 근로계약이 갱신되어 계속 근무하였고, 근로계약이 갱신되지 않은 7명은 질병이나 고령 등의 개인 사정으로 근로계약이 갱신되지 않았는바, 근로계약기간 종료를 이유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직원은 원고가 유일한 점, ③ 피고는 재임용 여부 심의를 위해 별도로 근무평가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근로계약 종료 무렵 동료 근로자와의 관계, 업무수행 능력, 입주민의 민원 제기 여부 등을 고려하여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면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경우 계약기간 만료 1개월 전에 상대방에게 이를 통보하여야 하나, 피고는 기간만료 1개월 전인 2022. 5. 31.까지 원고에게 이를 통보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상 계약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계약관계가 획일적으로 종결된다고 볼 수 없고, 원고에게는 계약 위반과 같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다만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계약기간 만료 1개월 전까지 재계약 여부를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피고가 계약기간이 만료되기 1개월 전까지 갱신거절의 통지를 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자동으로 연장되었다고 주장하나, 위 문구는 근로관계의 예측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한 점, 위 근로계약은 동시에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근로계약이 종료되는 것으로 하되 본사의 심의를 거쳐 재임용하도록 한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계약기간 만료 1개월 전에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통지를 하지 않았다고 하여 당연히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갱신 거절이 위법한지 여부
그러나 앞서 든 각 증거에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증거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에 따른 사용자의 갱신 거절은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와는 구별되는 것이고, 근로관계의 지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나 기대 역시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위 2021두45114 판결 참조). 따라서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근로자에 대하여 계약갱신을 거절할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근로자를 계약기간 중에 해고하는 경우에 갖추어야 할 ‘정당한 이유’(근로기준법 제23조)보다 상대적으로 완화된 기준에 따라 판별함이 타당하다.
이 사건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피고 소속 경비원은 6명이다.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신청 절차에서, 원고와 함께 근무한 상당수의 직원이 ‘원고가 독단적이고 조직 생활에 적합하지 않으며, 함께 근무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실명으로 제출하였다. 원고는 경비반장 E이나 관리소장 F과 의견대립으로 갈등을 빚고, 특히 E과는 사건 이후에도 화해하지 못하는 등 다른 동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비록 원고가 2022. 4. 28. 경비반장 E으로부터 멱살을 잡히는 등 폭행 피해를 당하였으나 그 발단은 원고의 업무에 속하는 청소미화보조 등의 불이행으로 인한 다툼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근무지에서 민원 발생을 야기하여 소속장의 교체 요구가 있는 경우’를 근로계약 해지사유로 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아파트 관리소장과 입주자대표회의는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였다.
원고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1. 18.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은 인정되나, 피고가 갱신을 거절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다시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2. 27.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을 거부한 것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위 근로계약은 기간만료로 적법하게 종료되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복열(재판장) 손화정 김노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