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13. 3. 21. 선고 2012노2305 판결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

원심의 형량(벌금 400만 원)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나.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무죄부분)

피고인이 I에게 지급하기로 한 금원은 근로계약에 기한 근로의 대가라고 보아야 함에도, 피고인과 I 사이의 근로계약을 부정하고, 피고인이 지급하기로 한 위 금원을 I에 대한 손실보전을 위한 약정금에 불과하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 단

가.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1)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경기 연천군 G에 있는 H부동산 사무소의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2명을 고용하여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사람인바, 피고인은 2005. 5. 1.부터 2008. 1. 30.경까지 위 사무실에서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I의 임금 합계 1,845만 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원심은, 근로계약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을 의미한다 할 것인바, I은 피고인의 소개로 부동산을 매수하였는데, 시세보다 비싸게 매수하여 피고인에게 항의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손해전보를 위하여 위 부동산을 좋은 가격에 다시 매도하여 주겠다고 약속하였으나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자 I에게 매월 300만 원을 주겠으니 부동산 사무실에 나와서 직접 위 부동산을 매도해보라고 권유한 사실, 이에 I은 피고인이 실제로 운영하는 H부동산에 나오기 시작하였는데, 출퇴근시간 등에 대하여 특별한 제약을 받지 않았고, 가끔씩 출근하기도 하는 등 특별히 피고인의 지시나 감독을 받지는 않은 사실, I이 피고인에게 약속한 급여를 달라고 하면 피고인이 일시불로 5,000만 원 내지 1억 원의 목돈을 주겠다는 취지로 말해왔던 사실, I은 부동산중개업과 관련하여 특별한 경력이나 경험이 없었던 사실, 피고인이 고용했던 J는 매월 100만 원 정도의 급여를 받아왔던 사실, 피고인은 I에게 2005. 12.경부터 2008. 3. 6.까지 수십회에 걸쳐서 1,500만 원 가량을 지급을 해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각 인정사실에 비추어 피고인이 I에게 지급하기로 했던 매월 300만 원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임금이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I이 피고인의 소개로 매수한 부동산으로 금전적 손실이 발생하자 피고인이 I에게 위 부동산을 전매할 기회를 제공해주면서 그 금전적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하여 I에게 금전의 지급을 약속한 약정금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과 I 사이에 월급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대가가 아닌 이상 민사상 채권관계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를 근로기준법에서 보호하고 있는 근로계약으로 포섭하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과 I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전제로 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2)

당심의 판단

근로기준법은 그 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관하여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라고 정의하고 있는바(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 어떤 사람이 임금, 퇴직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이 정한 바에 따라 법적 보호를 받게 되는 근로자의 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그 사람이 상대방과의 사용종속관계 아래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기준법상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가름된다.

이 사건에 있어서 I이 '사용종속관계' 아래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여기서 말하는 '사용종속관계'란 근로를 제공받는 당사자 쪽의 구체적인 지시나 업무명령에 복종하여 일을 하는 것을 말하는바,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I이 피고인 운영의 부동산 중개업소에 출근하게 된 까닭은 다음과 같다. 2005. 2.경 피고인의 중개로 I이 경기 연천군 L 소재 임야(이하 '이 사건 임야'라 한다) 중 9,000평을 평당 3만 원씩 계산하여 2억 7,000만 원에 매수하였는데, 당시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임야를 곧 다른 사람에게 평당 8만 원에 매도하여 시세 차익을 남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다짐을 받게되어 이를 매수하게 된 것이었고(이 사건 임야의 당시 시가는 1만 원 이하로 보인다), 그렇지만 피고인이 약속과 달리 다른 매수자를 찾지 못하여 I으로부터 항의를 받게 되자 I에게 H부동산에 피고인의 직원으로 와 있으면서 위 임야를 다른 사람에게 매도해 보라고 하여 출근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I은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하였고, 업무에 관하여는 이 사건 임야의 중개업무 이외에 다른 업무는 관여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임야의 중개는 물론 다른 부동산의 중개에 관하여 별다른 지시를 받지도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I이 '사용종속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또한 I이 피고인으로부터 받은 금원의 성격에 대하여 보건대, I이 2005. 12. 27.경부터 2008. 3. 6.경까지 60여회에 걸쳐 3만 원에서부터 100만 원까지 평균 20~30만 원 정도를 짧게는 하루 간격, 길게는 6개월 간격으로 피고인으로부터 총 1,475만 원을 불규칙적으로 지급받은 사실이 있으나 이러한 형태는 부동산중개사의 보조인에 대한 급여지급 방식으로는 매우 이례적인 것에 속하고, 원심이 적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의 직원으로 고용된 J에 비하여 경험이 일천한 I에게 J의 월급 100만 원의 세배에 달하는 월 300만 원의 월급을 주기로 하였다는 것도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점을 참작하면, 피고인이 지급한 위 금원의 성격도 근로기준법상의 임금보다는 손해전보의 개념이 강한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I이 필요시에만 출근하였고, 출근 일수도 한달에 3-4번 정도로 자주 나오지 않았다며 피고인이 I을 직원으로 채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는 원심 증인 M의 진술을 더하여 보면, 결국 I과 피고인 사이에는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된 것으로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원심의 무죄이유를 면밀히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검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부동산중개사로서 부동산거래에 관한 전문지식을 이용하여 피해자 E에게 농협에서 필요로 하는 담보를 제공할 능력이 있는 것처럼 기망하여, 이에 속은 위 피해자로부터 담보권 제공에 필요한 경비 명목으로 2,000만 원을 교부받아 편취하였음에도 수사기관에서는 범행사실을 부인하며 피해자로부터 사업자금으로 차용한 것이라는 변명을 하며, 형사처벌을 피하려고 하는 등 그 죄질이 좋지 아니하다. 그리고 아직까지 피해자에 대한 금전적 피해회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합의도 되지 않았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비록 피고인이 법정에 이르러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는 점과 고령으로서 건강이 좋지 못하다는 점 및 그 밖에 피고인의 성행, 범행수법,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들을 감안 하더라도,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선고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인 및 검사의 각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기하여 직권으로, 원심 판결문의 증거의 요지 중 '1. 제5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를 '1. 원심 병합 전 2012고정182사건의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진술기재'로 변경하는 것으로 경정한다).

판사 이정호(재판장) 박상길 김재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