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16. 7. 7. 선고 2015노184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아래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1)

피고인이 운영하던 주식회사 E(이하 'E'라 한다)와 주식회사 J(이하 'J'이라 한다) 사이에 체결된 도급계약은 이른바 위장도급계약에 해당하고, 실제로 E는 J의 노무대행기관에 불과하다. J은 이 사건 근로자들을 직접 채용 · 해고하였고, 근무시간 · 장소 등 근로조건도 직접 결정하였으며 업무수행과정에 필요한 지휘 · 감독 또한 직접 하였으므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사용자는 E가 아니라 J이다. 따라서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등 금품청산의무가 없다.

2)

설령,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사용자로서 그들에 대하여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J으로부터 도급금액을 받아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임금을 지급하여 왔는데 그 도급금액을 받지 못 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 한 것이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도저히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을 사회통념상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적법행위의 기대가능성이 없어 그 책임이 조각된다고 보아야 한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

1)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사용자가 아니라는 주장

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의미하는바,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제3자의 근로자라고 할 수 있으려면 원고용주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 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제3자이고, 또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제3자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8.06.12. 선고 2008도769 판결 등 참조).

나)

기록에 의하면, J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해 업무와 관련하여 지시 · 명령을 한 정황은 엿보이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E가 독립성을 결여하여 J의 노무대행기관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정도로 존재가 명목적이거나 형식적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의 사용자로서 그들에게 임금 또는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인은 당초 2006년경부터 J이 인력 조달을 위하여 설립한 회사인 P, Q 등에서 근무하여 오다가, 2013년경 형 R의 명의로 E를 설립한 후 이를 자기의 계산으로 직접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2)

피고인은 E를 운영하면서 인사관리를 위하여 G을 고용하고, 인터넷 구인광고 등을 통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을 포함한 인력을 모집한 후 그들을 J에 조달하였고, J으로부터 해당 근로자들에 대한 인건비와 이에 비례한 영업이익을 일괄하여 지급받은 후 이를 해당 근로자들에게 분배하고 남은 금액으로 근로자들의 기숙사 대금 등 비용을 지출하는 등 E 운영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피고인은 J에 경력 1년 이상의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을 요청하여 선지급받은 후 이를 E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는 등 J으로부터 지급받은 금원을 독립적인 기준과 판단에 따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3)

E는 2014. 1. 1.자로 '2014년 인원충원, 관리 대책'이라는 제목하에 E의 2013년도 입 · 퇴사 인원 현황, 2014년 인원충원 대책, 신규 입사자 관리 등 인원 이탈 방지대책, 상주 관리자의 업무일정 등 인력 조달에 관한 구체적 · 세부적인 계획을 내용으로 하는 문건을 작성한 후 이를 J에 설명하고 인력조달업무를 수급하였는바, E는 독자적으로 이 사건 근로자들을 포함한 인력 고용 및 관리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2)

책임조각 주장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피고인이 J의 작업 중단으로 인하여 도급금액을 받지 못 함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 하게 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당초 피고인은 별다른 자본 없이 E를 설립하여 운영하면서 앞서 본 바와 같이 J에 요청하여 선지급받은 근로자들의 퇴직금도 E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기도한 점, 달리 기록상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근로자들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을 행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책임조각 사유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

이 사건 임금 또는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 한 근로자의 수가 395명에 이르고, 이 사건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이 합계 약 21억 5,000만 원에 달하는 점 등에 비추어 죄질이 가볍지 않다.

그러나 피고인은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 및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금품청산의무 불이행의 책임을 오로지 피고인에게 전가하기는 어렵다. 또한 이 사건 근로자들 중 상당수를 포함한 E의 근로자들 324명에게 합계 약 9억 4,000만 원의 체당금이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사정들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은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