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15. 7. 10. 선고 2015노76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과 F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매월 분할하여 미리 지급하기로 하고, F이 퇴직할 시에는 별도로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퇴직금 중간정산 약정을 체결하였고, 피고인은 위 약정에 따라 F에게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음에도, 그와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벌금 150만 원)은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위와 같은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고(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참조), 사용자가 사법상의 효력이 없는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내세워 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이를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참조)는 법리를 토대로,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2013. 2.경 F과 사이에 작성일자를 2012. 12. 31.(근로계약기간이 2013. 1. 1.부터 2013. 12. 31.까지인 근로계약서) 및 2010. 4. 30.(근로계약기간이 2010. 5. 1.부터 2012. 12. 31.까지인 근로계약서)로 각 소급하여, '근로계약 당시 또는 근로계약기간 중 F이 퇴직금 중간정산을 희망하는 경우 중간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는 문구가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는 각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점, ②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 중 '중간정산 희망 여부'의 문구 옆에 F의 자필 기명이 되어 있기는 하나, 피고인은 F으로부터 퇴직금 중간정산 요청서를 받은 적이 없고, 달리 F이 피고인에게 중간정산을 요구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③ 오히려 F은 수사기관에서 사용자에게 끌려갈 수 밖에 없는 입장에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에 자필 기명한 것뿐이고, 퇴직금 중간정산 요청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고 진술한 점, ④ 특히 2013. 2.경 작성된 근로계약기간이 2013. 1. 1.부터 2013. 12. 31.까지인 근로계약서는 장래의 근로기간에 대한 중간정산 약정에 불과하여 중간정산으로서의 효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F이 명시적으로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구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위 퇴직금 분할 약정은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므로, 피고인이 F에게 퇴직금을 미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2)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근속기간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퇴직금을 지급하여 왔다는 것으로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은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에 한하여 중간정산을 허용하고 있는 점, ② 근속기간이 1년이 되지 않아 퇴직금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첫해부터 이를 월급에 포함하여 미리 지급하는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서 퇴직급여보장 제도의 취지를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점, ③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당초 F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분할된 퇴직금을 포함하여 월 급여를 지급하기로 하는 명시적 합의를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다가 2013. 2.경에 아무래도 퇴직금이 문제가 될 것 같아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한다는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소급하여 작성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④ 2013. 2.경 이전까지 피고인은 F에게 지급한 월 급여 중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하는 금원이 얼마인지 특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급여를 지급해 왔던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퇴직금 분할 약정은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피고인이 위 약정에 따라 F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퇴직금으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F에게 퇴직금을 미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취지로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운영하는 이 사건 병원의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미지급한 퇴직금의 액수가 비교적 크지 아니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이 사건 범행은 근로자의 퇴직 후 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퇴직급여제도의 취지를 잠탈하여 임금의 일부를 형식적으로 퇴직금 명목으로 정하고 이를 이유로 퇴직금 지급의무를 회피한 것인 점, 피고인이 동종 근로기준법위반 범죄로 2회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동종·유사 사건에서의 일반적인 양형과의 균형,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피고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전과관계 등 이 사건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적정하고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은택(재판장) 김병주 이영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