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근로자 D는 주식회사 C(이하 'C'이라고 한다)에서 피고인이 채용 면접을 하였고, 피고인이 시공과 관련된 전체적인 컨트롤과 자재 관련 결정 및 승인을 하였으며, 피고인이 진행한다는 주택현장을 두 군데 가량 같이 나가서 현장을 보았고, 피고인을 '사장'이라고 불렀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특별한 말을 한 적이 없으며, 피고인이 임금 및 근로조건 전반에 대한 협의를 직접 하였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진술하는 등 근로자인 자신이 피고인을 사용자로 생각한 경위에 대하여 매우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진술하고 있다.
또한, 피고인은 수사단계에서는 자신이 사용자이고 E은 명의상 대표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다가, 법정에 이르러서 이를 번복하여 부인하는 경위에 대하여 구체적인 진술을 하지 못하고 있고, 피고인의 친동생인 G이 1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주장한 내용도 신빙성이 없다.
오히려 명의상 대표인 E은 피고인과 F이 C의 실질적 대표이사이고 자신은 피고인과 F의 부탁을 받고 회사 대표 명의를 빌려준 것이라고 진술하고, 근로자 D 역시 피고인으로부터 채용 면접을 받고 근로 조건을 정하였으며, F으로 보이는 부장이라는 사람으로부터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하였음에도, 원심 법원은 위 E의 구체적인 증언에 대하여는 아무런 이유 설시 없이 배척하였다.
피고인이 C을 운영하면서 그 사업상의 이익을 향유하는 사업주라는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위 근로자 D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에 해당하는 자임은 충분히 인정됨에도, 원심은 이 부분에 대하여 판단하지 않았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3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조 제2호는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도15915 판결 참조).
원심이 판결문에 기재한 여러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C과 관련하여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피고인은 수사기관과의 전화통화에서 "제가 진정인을 면접을 하고 채용을 결정했다. E도 대표자로 대표권을 행사했다. 다만 대표자가 현장의 근로관계에 대해 모두 알지 못하므로 업무 지시 등은 저와 F이 했다."고 진술하였고, 그 후 "F의 부탁으로 D의 면접을 보았다. 저는 지병이 있어서 주로 집에서 급한 문서작성 등을 해주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제출하였으며, 다시 전화통화를 할 때에는 "우리 회사는 협동조합의 형식으로 같이 공동경영을 하고 있다. D를 채용하고 급여를 책정한 것은 저이고, E은 월급사장일 뿐이다. 제가 실제 대표로서 조사를 받겠다."고 진술하였는바 그 진술 내용이 모두 다르고, 위 진술서에 기재된 내용은 피고인이 법정에서 주장하는 내용과 동일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마지막 전화통화에서 자신이 실제 대표로서 조사를 받겠다고 진술하였다고 하여 그것이 진실이라고 쉽게 믿기는 어렵다.
피고인은 2005. 11. 28.경 조울증 진단을 받은 바 있고, 2011. 2.경부터 2015. 11.경까지 계속 정신건강 문제로 외래치료를 받았으며, D의 채용 직전인 2014. 2. 11.부터 2014. 2. 17. 사이에는 상세불명의 조현정동장애로 입원한 사실도 있다. G, F은 피고인의 병증 때문에 보호 및 관리하는 차원에서 C 사무실에서 지내게 하면서 사무처리 등의 업무를 보게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원심 증인 E, 당심 증인 H, K도 피고인이 정신문제로 약을 먹는다거나 병원을 다닌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의 위와 같은 정신병력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C의 사업에 관한 최종결정권이 있다거나 근로자의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아 일응의 결정권을 가지고행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
D를 채용할 당시 피고인이 면접을 본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D는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업무지시를 한 적은 없고, 재택근무를 하면서 부장이라는 분(F)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일했다. 사무실에는 총 3번 정도 나갔다."고 진술하였고, 한편 처음에는 "출근할 때 피고인을 사장님이라고 불렀다."고 진술하였다가 증언 도중 "피고인이 실장님이라고 부르라고 했던 것 같다. 피고인을 사장님이라고 부르지는 않았고, 실장님이나 소장님이라고 불렀다. 계약서를 쓸 당시 대표이사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은 알았다."라고 진술을 번복하였다. D의 위와 같은 진술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D는 피고인이 면접을 보는 과정에서 재택근무 등 근로조건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였기 때문에 피고인을 결정권자라고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D의 근무 형태(재택)나 근무기간(20여일)을 고려하면 구체적으로 C의 지위 체계가 어떻게 되는지 등에 관해 알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D가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바와 같이 피고인으로부터 사직서 양식을 받은 것이나 피고인에게 임금 문제로 전화 연락을 하였다는 것은 영업을 하는 G이나 현장관리를 하는 F과 달리 주로 사무실에 있는 피고인이 서류 처리 등을 도와주었다는 취지의 G, F의 진술과 배치되지 않는다.
E의 진술 내용은 자신은 C의 운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므로, 그것이 사실인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피고인이 C의 실제 운영자라는 취지의 E의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 또한 당심 증인 H은 부동산 업무만 하였기 때문에 C의 운영 상황을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증언하였고, C의 직원이었던 당심 증인 K은 피고인으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지 않았고 피고인의 정확한 지위를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따라서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윤신(재판장) 정서현 이태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