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피고(반소원고) 및 피고에 대하여 연대하여 원고(반소피고)에게 11,388,725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9. 15.부터 2020. 5. 14.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반소원고) 및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청구를 기각한다.
이 법원에서 제기한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본소로 인한 부분의 50%는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 및 피고가 각 부담하고, 반소로 인한 부분은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기초사실
피고들은 2003. 3. 1.부터 D라는 상호로 한식 일반 음식점(이하 '이 사건 식당'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사람들이고, 원고는 피고들에게 고용되어 2007. 3. 21.부터 2017. 8. 31.까지 이 사건 식당에서 근무한 사람이다.
원고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3. 21. 피고 C와 이 사건 식당에서의 근로조건 등을 서술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각 근로계약서에는 퇴직금은 원고의 요청에 의해 12월로 분할하여 월 단위로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원고는 2012. 7. 1. 피고 C와 다음과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1, 3, 4, 6,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원고는 피고들에게 고용되어 2007. 3. 21.부터 2017. 8. 31.까지 이 사건 식당에서 근무하였으나, 이에 대한 퇴직금 23,754,516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위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들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개정되어 2012. 7. 26. 시행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법'이라 한다) 제8조 제2항에 의하면,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었고, 피고들은 위 기간동안 원고와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를 한 후 퇴직금을 매월 분할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퇴직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2012. 7. 26. 개정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개정 법'이라 한다)이 시행된 이후 더 이상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유효하지 않게 되었으나, 원고는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종전대로 해줄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피고들은 가불금 명목으로 종전처럼 퇴직금 상당의 돈을 분할 지급하되, 실제 퇴직시 원고의 퇴직금에서 가불금 명목의 금원을 상계처리하기로 원고와 합의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퇴직금도 존재하지 않는다.
설사 위와 같은 상계합의가 유효하지 않더라도 피고들은 최종적으로 유효한 분할 퇴직금을 지급한 다음날인 2012. 8. 1.부터 원고의 퇴직일인 2017. 8. 31.까지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돈 합계 10,461,109원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청구권을 가지므로,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상계한다. 그리고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에 의하여 상계가 금지되는 부분에 관하여는 반소로서 그 지급을 구한다.
본소에 관한 판단
2007. 3. 21.부터 2012. 7. 25.까지의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구 법 제8조 제2항 전문은 "사용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당해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개정 법 제8조 제2항 전문은 "사용자는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해당 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관련 규정에 을 제1, 2, 11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들은 2007. 3. 21.부터 구 법에 따라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유효한 2012. 7. 25.까지의 퇴직금에 대하여 중간정산 합의를 하였고, 위 기간 동안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한 퇴직금 분할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의 합의에 따른 것으로서 유효하며, 피고들은 이에 따라 위 기간 동안의 퇴직금을 분할 지급함으로써 이를 전액 지급하였다고 봄이 옳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구 법이 적용되는 기간에는 개정 법이 정한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없더라도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었다.
원고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계약서에 퇴직금 중간정산을 희망한다는 취지를 표시하였다. 그리고 위 각 근로계약서에 연간 퇴직금 액수 또는 월 퇴직금 추산액이 기재되어 있었다.
원고는 2008. 3. 20. 피고들에게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서를 작성하여 교부하였고, 2007년 3월부터 2012년 6월까지 퇴직금 중간정산액을 매월 수령하였음을 확인하는 내용의 임금 및 퇴직금 수령확인서에 서명하였다.
피고들은 2007. 3. 21.부터 계속하여 중간정산한 퇴직금을 원고의 월 급여에 포함하여 지급하였다.
2012. 7. 26.부터 2017. 8. 31.까지의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퇴직 직전 원고의 1일 평균임금이 75,717.39원(소수점 둘째 자리 미만 버림)인 사실은 다툼이 없거나 기록에 의하여 인정된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2012. 7. 26.부터 2017. 8. 31.까지의 퇴직금 11,388,725원{= 75,717.39원 × 30일 × (5년 + 6/365), 원 미만 버림}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들의 항변에 관한 판단
가불금채권과 퇴직금채권의 상계합의에 관한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의 2. 나. 1)항 부분(제4쪽 제2행부터 제17행까지)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부당이득 반환청구권과의 상계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개정 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참조).
2012. 7. 26. 이후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하는지 여부
갑 제4호증, 을 제3,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을 종합하면, 사용자인 피고들이 개정 법 시행 이후 원고에 대한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 취한 것으로 보일 뿐, 피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청구권이 인정됨을 전제로 하는 피고들의 위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앞서 살펴 보았듯이 2012. 7. 1.자 근로계약서에는 퇴직금과 관련하여 "퇴직금은 법정 지급사유 발생시 지급함을 원칙으로 하며, 기타 퇴직금에 관한 사항은 퇴직급여보장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퇴직금 분할 약정에 관한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원고와 피고들은 이후 원고가 퇴직할 때까지 새로운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다.
피고들은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의 액수를 특정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임금은 매월 말일 일시금 한 번으로 지급된 것으로 보이고, 임금과 퇴직금이 구분되어 지급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2012. 7. 1.자 근로계약서의 월 급여란 우측에 수기로 '154,000'라는 기재가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기재만으로 분할 지급 퇴직금의 액수가 특정되었다고 보기 부족할 뿐만 아니라, 피고들 주장에 의하더라도 2012. 8. 이후 분할 지급 퇴직금의 액수가 계속 변화하여 왔는데, 위와 같은 분할 지급 퇴직금의 액수 변화에 대하여 원고와 합의가 이루어졌다거나 문서로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사정 또한 전혀 없다.
개정 법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를 강행법규 위반으로서 무효로 보는 취지(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 청구권의 사전 포기 방지), 개정법 시행 이후 피고들이 원고에게 지급한 임금의 지급 태양(매월 최소단위 오천 원 내지 만 원으로서 말일 정액 지급)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이 비록 개정 법 시행 이전과 유사한 형태(임금과 분할 퇴직금을 동시에 지급)로 원고의 임금을 계속 지급하여왔다고 할지라도, 개정 법 시행 이후에는 명시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하지 않는 한 실질적으로 원고의 임금만을 지급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앞서 본 바와 같이 개정법 시행 이후로는 근로계약서도 작성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렇게 해석하지 않는다면 개정 법 시행 이후에도 원고와 같은 근로자는 구 법 시행시기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퇴직금 청구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결론에 이르러 부당하다(퇴직금 청구권이 사용자의 부당이득 반환청구권에 의해 상계되는 등으로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함).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개정 법 시행일인 2012. 7. 26.부터 2017. 8. 31.까지의 근무에 따른 퇴직금 11,388,725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7. 9. 15.부터 피고들이 이 사건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5. 14.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같은 법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반소에 관한 판단
원고의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B은 당심에 이르러 원고를 상대로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한 것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청구를 구하는 내용의 반소를 제기하였다. 원고는 피고 B의 반소 제기에 명시적으로 부동의하면서 피고 B의 반소가 당심에 이르러 제기되어 원고의 심급의 이익을 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항변한다.
살피건대, 민사소송법 제412조 제1항은 상대방의 심급의 이익을 해할 우려가 없는 경우 또는 상대방의 동의를 받은 경우 항소심에서 반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상대방의 심급의 이익을 해할 우려가 없는 경우'라 함은 반소청구의 기초를 이루는 실질적인 쟁점이 제1심에서 본소의 청구원인 또는 방어방법과 관련하여 충분히 심리되어 상대방에게 제1심에서의 심급의 이익을 잃게 할 염려가 없는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05. 11. 24. 선고 2005다20064, 20071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피고 B이 당심에서 제기한 반소의 주요 쟁점은 피고들이 제1심부터 항변으로서 주장하고 있는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청구권의 존재 여부인데,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채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등으로 반박하였고, 이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쟁점에 대하여 제1심부터 공격과 방어가 이루어졌음은 기록상 분명하다. 그렇다면 피고 B의 반소청구의 기초를 이루는 실질적인 쟁점이 이미 제1심에서 충분히 심리되었다고 할 것이어서, 당심에서의 반소제기를 원고의 동의 없이 허용하더라도 원고에게 제1심에서의 심급의 이익을 잃게 할 염려가 없다고 봄이 옳다.
따라서 피고 B의 반소는 적법하고, 원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에 대한 판단
피고 B은 2012. 8. 1.부터 2017. 8. 31.까지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돈 합계 10,461,109원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청구권을 가짐을 전제로 이를 자동채권으로 한 상계가 허용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예비적으로 반소로서 그 지급을 구한다. 그러나 원고와 피고들간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하지 않아 피고들에게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청구권이 인정되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결국 피고 B의 반소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본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위 인정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본소청구를 기각하며, 이 법원에서 제기된 피고 B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문성(재판장) 김혜선 박세황
각주1) 2012. 7. 1.자 근로계약서는 구 법은 이미 개정되었으나 개정 법은 아직 시행되기 전의 시점에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