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1. 10. 1. 선고 2020가단134256 판결

2020

주문

1.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16,812,057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9. 2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반소피고)의 본소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2016. 10. 31. 택배업을 영위하는 C 주식회사(이하 ‘C’라고 한다)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여 ‘D’이라는 상호로 C의 포천북부지역 대리점을 운영하는 개인사업자이다.

나.

피고는 2016. 11. 1. ‘E’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원고와 구두로 소화물 운송계약을 맺어 배송업무를 하던 중, 2017. 11. 1. 원고와 피고 사이에 정식으로 ‘C 소화물 운송계약’이 서면으로 체결되었다(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

2.

이 사건의 쟁점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피고는 자신은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근거로 든 이 사건 계약서 조항들은 근로기준법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이 사건 계약은 적법하게 종료되었기 때문에 피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지 않으며, 오히려 원고가 피고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반소를 제기하였다.

이 사건의 쟁점은 ① 피고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 ② 이 사건 계약의 파기 경위와 관련하여 피고의 책임 인정 여부, ③ 피고의 책임이 인정될 경우 손해배상액의 산정, ④ 피고의 근로자성이 인정될 경우 임금 및 퇴직금의 산정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3.

피고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과 같은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5두51460 판결 참조).

나.

이 사건에 대한 적용

앞서 든 증거들과 증인 F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①

이 사건 계약서 제1조에 따르면 피고는 원고의 업무지침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고, 피고의 업무 이행 방법에 관하여 이 사건 계약서 제3조 내지 제11조에서 자세히 정해져 있다.

②

피고는 원고의 지시에 따라 화물 집하 및 배송을 처리하였다. 이에 대해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자신의 집하구역을 늘려달라고 요청하는 등 업무구역 및 집하에 대한 업무강도 등을 피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나 피고의 요청에 대해 승낙하고 늘어난 집하구역에 대한 배송을 지시하는 것은 여전히 원고이다.

③

이 사건 계약서 제20조에는 “을(피고)이 무단으로 지각 조퇴하였을 경우 갑(원고)은 수수료를 감액 지급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바, 근무시간에 대해 원고가 지정하고 피고는 이에 구속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증인 F가 “출근시간은 정해져 있었으나 퇴근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았다.”고 증언한 내용을 들어 반박하나, 위 증인의 증언에 따르면 당일 주어진 배송업무를 마치면 거의 밤 11시, 12시라는 것이어서 퇴근 시간의 의미가 없다는 뜻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배송업무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퇴근할 경우 원고가 위에서 본 제20조 규정에 따라 ‘조퇴’로 처리하여 수수료 감액지급을 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구속력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④

이 사건 계약에 따른 배송업무에 필요한 차량을 비롯하여 모든 비품이나 장비는 원고가 제공하였고 피고는 이를 소유하지 않았다.

⑤

이 사건 계약서 제12조에는 “을(피고)은 갑(원고)의 승인 없이 복수계약 등에 의해 본 업무와 유사한 여타업무를 수행할 수 없으며, 본 계약의 수행과 관련하여 갑(원고)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 제3자에게 본 계약의 권리와 의무의 일부 또는 전부를 양도, 이전, 승계하거나 위임할 수 없으며, 이와 관련하여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을(피고)이 진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피고는 ‘원고의 승인’이 없이는 원고가 지시하는 것 외의 다른 택배 업무를 수행할 수 없고 ‘원고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는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할 수도 없는바, 사실상 원고에게 전속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⑥

피고는 1일 단위로 계산된 집하 및 배송 수량에 따른 수수료를 월별로 정산하여 지급받았으므로 언뜻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다고 보이나, 앞서도 살펴보았듯이 피고는 오로지 원고가 배정한 업무만을 수행하였을 뿐 원고를 통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자신의 업무를 할 여지가 없었던 점, 피고가 원고로부터 받은 수수료는 피고가 원고에게 제공한 노무의 대가로서 배송이라는 노무를 제공한 수량에 따라 구체적 액수가 정해지기 때문에 고정되어 있지 않을 뿐이고, 원고로서는 고정급을 지급하는 것에 비하여 피고로 하여금 많은 일을 처리하도록 할 수 있는데다가 주문량이 줄어들었을 때에는 그만큼 적은 수수료를 지급하면 되므로, 이러한 급여 지급 형태는 사용자인 원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인 점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급여 지급 방식을 근거로 피고가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다고 평가할 수 없다.

⑦

이 사건 계약서 기재 내용과 실제 피고의 근무 형태 등을 살펴볼 때 일반적인 근로자와 큰 차이가 발견되지 않고, 오히려 대등한 사업자 사이의 계약과 같은 외관을 형성하면서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실, 파손 등의 위험에 대해 피고에게 책임을 넘기는 여러 조항을 둠으로써 근로기준법에 따른 여러 제약들을 회피하고자 하였던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

따라서 아래에서는 피고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나머지 쟁점을 살펴본다.

4.

원고의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계약의 자동 연장 여부

원고는 이 사건 계약서 제18조에 따라 2018. 11. 1. 계약기간이 1년 자동으로 연장되었다고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한 F는 “2018. 5. 내지 6.경부터 피고가 원고에게 ‘2018. 10. 말경에 그만두겠다’고 말하는 것을 여러 차례 들었다. 피고의 후임으로 G이 들어와서 그 지역을 이어받았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또한 을 제1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16. 8. 20.부터 2016. 8. 24.까지 경추의 염좌 및 긴장 등으로, 2017. 12. 24.부터 같은 달 28.까지, 2018. 9. 22.부터 2018. 10. 2.까지 각 위궤양 등으로, 2018. 12. 30.부터 2019. 1. 3.까지 경추의 염좌 및 긴장 등으로 각 입원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를 위 증언내용과 합쳐 보면 피고는 건강 문제로 일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계약기간 만료일로부터 약 3개월 전부터 사직의사를 표시하였다고 인정된다.

원고는 이 사건 계약서 제18조에 의하여 계약기간 만료 60일 이전에 ‘서면’ 통보하지 않으면 해지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의 경우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관계임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고, 근로기준법은 근로관계의 종료에 관하여 사용자에 의한 근로자의 해고에 있어서만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할 것을 요하고 있을 뿐인바(근로기준법 제27조), 근로자를 부당한 해고로부터 보호하고자 하는 위 법규정의 취지를 볼 때 이를 그대로 근로자의 사직의 의사표시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자칫 근로자의 사직과 이직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결과가 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계약서 제18조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서면으로 통보하도록 정하고 있더라도 이는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직의 의사표시의 존부 및 시기 등을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일 뿐, 피고가 계약기간 만료 60일 이전에 사직의 의사표시와 시기를 명확하게 고지하였는데도 단지 ‘서면’이라는 형식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의 사직의 자유가 제한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갑 제2호증을 살펴보면 원고가 C와 작성한 대리점 계약서 제2조 제1항은 C에게 원고에 대한 계약 종료 또는 계약 갱신에 대한 의사 통보를 서면으로 하도록 요구하고 있을 뿐 원고에게는 그와 같은 의무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하였다).

결국 피고의 사직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이 사건 계약은 2018. 10. 30. 종료될 것이었으나 원고와 피고 사이의 합의에 따라 2018. 12. 말경까지 유지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여부

1)

잔여계약기간 동안 발생한 용차비 상당의 손해

이 부분 주장의 전제가 되는 ‘피고의 계약 일방 파기’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이 사건 계약서 제19조에 따른 손해배상

이 사건 계약서 제19조는 “을(피고)이 운송계약기간 만료 이전에 갑(원고)과 합의 없이 계약을 파기할 경우와 운송계약기간 만료 또는 을의 일방적인 운송계약 파기로 계약해지가 되었을 때 영업기밀 관계상 C포천물류센타 관할구역[의정부, 양주, 동두천, 연천, 포천] 내 동종업체에 1년 이내 취업 또는 개업을 금한다. 위반시 입금된 보증금을 포기하며 근무중 기지급된 장려지원금과 유류지원 등의 각종 지원 부분을 반환하고 계약위반으로 인해 발생된 용차비 등 갑의 영업손실을 보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금지조항’이라고 한다). 원고는 피고의 일방적 계약 파기를 주장하면서 이 사건 금지조항의 적용을 주장하고 있는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일방적 계약 파기는 인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사건 금지조항은 ‘운송계약기간 만료’의 경우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의 경우에도 위 조항을 적용하여 피고에게 동종업체에 취업한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킬 수 있는지 살펴본다.

경업금지약정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와 경쟁관계에 있는 업체에 취업하거나 스스로 경쟁업체를 설립, 운영하는 등의 경쟁행위를 하지 아니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약정’을 말한다(대법원 2003. 7. 16.자 2002마4380 결정 참조). 이 사건 금지조항은 근로자인 피고가 ‘C포천물류센타 관할구역 내 동종업체’에 취업하는 것을 금하고 있으므로 경업금지약정에 해당한다. 갑 제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이 종료된 후 1년 이내인 2019. 1. 14.부터 2019. 4. 1.까지 동종업체인 ‘주식회사 C 연천대리점’에서 근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금지조항을 위반하였다.

그러나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경업금지약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약정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하며, 이와 같은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에 관한 판단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근로자의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말하는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라 함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정한 ‘영업비밀’뿐만 아니라 그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였더라도 당해 사용자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로서 근로자와 이를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이거나 고객관계나 영업상의 신용의 유지도 이에 해당한다. 그리고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을 인정할 수 있는 위와 같은 제반 사정은 사용자가 주장·증명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다221903(본소), 2015다221910(반소)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갑 제2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 즉 원고가 운영하는 포천북부대리점의 책임 집배송지역은 ‘포천시 가산면, 군내면, 신북면, 창수면, 영중면, 영북면, 관인면, 이동면’으로 정해져 있어 포천시 내부에 한정되는데, 이 사건 금지조항은 위와 같은 원고의 책임 집배송지역에 포함되지도 않은 의정부, 양주, 동두천, 연천까지 ‘관할구역’으로 묶어 취업을 금지하고 있는 점, 사용자로서 원고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로서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에 해당할 만한 것이 무엇인지 주장․증명이 없고, 설령 그러한 지식 또는 정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중 피고가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일부에 불과할 것으로 보이며, 다른 물류센터 대리점에 입사하여 근로하면서 피고가 얻은 지식 또는 정보를 활용해 원고에게 손해를 입힐 가능성도 매우 적어 보이는 점, 원고가 체결한 대리점 계약서(갑 제2호증)를 살펴보면 제16조 제4항으로 “갑(원고)은 그 귀책사유에 의한 계약해지 또는 계약의 일방파기 후 기존 거래처를 이용하여 본 계약상의 영업과 동종 또는 유사한 영업을 영위할 수 없으며, 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을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갑은 그 책임을 진다.”고 규정되어 있는바, 이 사건 금지조항은 위 규정과 비교해 보아도 근로자인 피고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현저하게 제한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금지조항은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서 제19조를 근거로 한 손해배상 청구는 이유 없다.

3)

무단 결근에 의해 발생한 용차비 상당의 손해

원고는 2018. 12. 21. 피고가 무단으로 결근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하고 있으나, 피고의 무단 결근을 증명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유 없다.

4)

운송장 비용의 실비 공제

원고는 이 사건 계약서 제9조 제1항에서 “운송장 요금은 실비 공제한다.”라고 정하였는데 근무기간 동안 운송장 요금을 공제하지 않았다면서 해당 금액의 지급을 구한다. 그런데 이 사건 계약서에는 같은 취지로 “업무에 필요한 영업장, 시설(또는 장식), 물품, 운송장, 기타 등은 피고의 부담으로 설치 운영한다.”(제2조)라고 규정되어 있는데도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위 규정과 달리 업무에 필요한 모든 시설과 물품을 원고가 제공한 점, 피고의 근무기간 중 화물사고 배상금 등 다른 공제금액은 매달 공제하고 임금을 지급하여 왔으면서도 운송장 요금만 공제하지 않은 것을 보면 당사자 사이에 다른 합의가 있었을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 점,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에게 고용된 근로자에 불과한데 원고의 사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물건인 운송장 비용을 피고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한 점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소결론

원고의 본소 청구와 관련한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5.

피고의 반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임금 청구

피고는, 2018. 11.분 급여 4,364,006원과 2018. 12.분 급여 4,172,695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원고는 차량 위수탁 비용, 화물사고 배상금, 현착불, 비규격화물, 차량 수리비, 대여금 상환 등 공제액을 제외하면 실제 지급할 금액은 2018. 11.분 1,898,406원, 2018. 12.분 1,506,310원이며, 설령 공제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피고의 임금채권과 상계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서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선언한 취지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여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확실하게 지급 받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그 보호를 도모하려는 데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된다. 다만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다만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는 판단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원고는 배달운임을 매월 말일 마감하여 그중 일정 비율의 금액을 수수료 명목으로 익월 말일 피고에게 지급한 것으로 보이고(이 사건 계약서 제9조 참조), 그 과정에서 공제할 내역에 관하여 피고가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동의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칙에 따라 원고의 일방적인 공제 지급은 인정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원고의 상계 주장 역시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따라 허용되지 않으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임금으로 8,536,701원(= 4,364,006원 + 4,172,69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퇴직금 청구

피고는, 퇴직금으로 8,275,356원[= 1일 평균임금 127,609원(= 최근 3개월 간 총액 11,740,053원/최근 3개월 간 총일수 92일) × 30일 × 계속근로일수 789일/365일]을 지급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갑 제7호증의 16, 17, 갑 제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퇴직 전 3개월 간의 급여 총액은 11,740,053원(= 3,203,352원 + 4,364,006원 + 4,172,695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으로 8,275,35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소결론

원고는 피고에게 16,812,057원(= 8,536,701원 + 8,275,356원) 및 이에 대하여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각 지급 기일 다음 날 이후로서 피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반소장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0. 9. 2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6.

결 론

원고의 이 사건 본소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피고의 이 사건 반소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서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