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2015년 12월경 의정부지방법원 C형사단독 참여관으로 근무하던 사람으로서 D노동조합 E 부본부장의 직책을 맡고 있던 사람이고, 피고는 같은 시기 위 법원에서 F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원고에 대한 인사발령 경위
원고는 2016년 의정부지방법원 사무분담과 관련하여 C형사부에 지원하였고, 의정부지방법원 형사과장은 2015. 12. 29.경 피고에게 원고가 C형사부 참여관으로 배치된 형사과 사무분담안을 작성, 제출하였다.
피고는 형사과장으로부터 위 사무분담안을 제출받아 검토한 후 이를 반려하면서 형사과장에게 D노동조합 간부인 원고를 형사 합의부인 C형사부 참여관으로 배치하면 안 된다는 취지로 설명하였다.
형사과장은 원고에게 피고가 형사과 사무분담안을 반려한 사실을 알려주었고, 이에 원고는 피고에게 항의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결국 2016. 1. 11.자로 의정부지방법원 G형사단독 참여관으로 배치되어 1년 동안 업무를 수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
피고는 2015년 12월경 사무분담안을 작성하면서 원고가 D노동조합 법원본부의 간부라는 이유만으로 형사합의부 참여관 보직을 맡지 못하도록 하였는바, 이는 자신의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행위 내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고, 위와 같은 피고의 위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는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50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를 형사 합의부 참여관으로 보임하지 않은 것은 원고의 경력 등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원고가 D노동조합 간부였다는 점 때문에 재판절차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될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행해진 불가피한 조치였으므로, 원고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주었다고 볼 수는 없다.
판단
불법행위 주장에 관한 판단
위 인정 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의 사무분담안 수정 내지 결재 행위는 법령이 정한 기준과 원칙에 위배된 것으로서, F의 사무분담 보고에 관한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법원사무관리규칙」 제16조는 “각급기관의 장은 사무의 내용에 따라 그 보조기관 또는 보좌기관으로 하여금 위임전결하게 할 수 있으며, 그 위임전결사항은 당해기관의 내규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의정부지방법원의 「위임전결사항에 관한 내규」 제3조 제1항은 일반직 등 사무분담의 보고를 F의 위임전결사항으로 정하는 한편, 같은 내규 제4조는 “위임전결사항에 속하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 내용이 특히 중요하다고 인정되는 것은 차상급자의 결재를 받아야 한다.”고, 제7조는 “전결권자가 전결처리한 사항 중 상급자에게 보고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항은 그 처리내용을 보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원공무원 정기인사의 경우 6급 이하 직원들의 사무분담은 기존 근무자들로부터 보직 지원을 받으면, 주무과장이 이를 적절하게 조율하여 사무분담안을 작성한 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F이 이를 결재한 다음 소속 법원장에게 결재를 상신하여 왔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일반직 직원의 사무분담 보고에 관한 사항을 전결하는 F으로서는 해당 직원의 경력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주무과장이 작성한 사무분담안을 검토한 후 그에게 수정을 요구할 권한도 있겠지만, 원고가 D노동조합 간부라는 점을 참작하여 형사과장으로 하여금 원고의 사무분담을 C형사부 참여관에서 G형사단독 참여관으로 수정하게 하였다면, 피고로서는 원고에 대한 인사권자인 소속 법원장이 적절하게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소속 법원장에게 사무분담안 결재를 상신하면서 위와 같은 사무분담안 수정 경위를 가감 없이 보고했어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사무분담안 작성과 관련하여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었던 것처럼 소속 법원장에게 사무분담안 결재를 상신함으로써 소속 법원장이 이를 그대로 승인, 결재하도록 하였다.
나아가 피고의 사무분담안 수정 지시 행위에 대하여 원고가 2015. 12. 29. 및 2016. 1. 4. 두 차례의 면담을 통하여 사무분담안 수정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표시하였으므로, 피고로서는 소속 법원장에게 원고가 사무분담안 수정에 반발하고 있다는 사정을 간략하게라도 보고했어야 할 것임에도, 법원장에 대하여는 아무런 보고도 하지 않았고, 원고에 대하여는 “대드는 거냐”, “인사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라며 고압적으로 말하였을 뿐이다.
피고는, D노동조합 간부인 원고가 C형사부 참여관으로 배치될 경우 초래될 수 있는 재판 절차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되는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원고를 G 형사단독 참여관으로 배치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노동조합 간부인 법원공무원에 대한 일반적인 인사 원칙이나 관행이 없는 상황에서 원고의 근무경력이 아닌 노동조합 활동이력을 이유로 주무과장이 작성한 사무분담안을 변경하도록 지시하는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서 부당한 조치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적어도 법원장에게 보고 등을 통하여 피고가 주장하는 인사기준을 적용하는 것에 대한 동의 내지 승낙을 구하였어야 함에도 아무런 보고도 하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처리한 것에 해당한다.
다만, 피고의 사무분담안 수정 및 결재 행위가 위법한 것으로서 자신의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F인 피고가 당연히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을 진다고 볼 수는 없고, 원고에 대한 인사조치가 보복감정 등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을 정도로 객관적 정당성이 결여되었다고 인정될 경우에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할 것인바(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6다16215 판결 참조), 위 인정 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를 C형사부가 아닌 G형사 단독 참여관으로 배치한 것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을 정도로 객관적 정당성이 결여된 인사조치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원고가 배치된 G형사단독 참여관 보직과 원래 희망하였던 C형사부 참여관 보직은 모두 형사과 내의 보직으로서 동일한 보직그룹에 속한다.
원고가 희망과 달리 G형사단독 참여관으로 배치됨으로 인하여 형사 합의부 업무를 경험해 볼 기회를 상실하기는 하였으나,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경제적 불이익이나 생활상 불편이 가중되는 것은 아니다.
피고는 사무분담 보고에 관한 전결권자일 뿐이고, 원고에 대한 최종 인사권자는 의정부지방법원장이다.
공무원 등 인사대상자에 대한 보직관리는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는바, 원고에 대한 인사권자인 의정부지방법원장이 원고를 C형사부 참여관이 아닌 G형사단독 참여관으로 배치한 사실 자체는 원고의 근무경력 등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을 정도로 객관적 정당성을 결여한 인사라고 보기 어렵다.
피고가 사무분담안 수정, 결재 과정에서 원고에게 “지금 나한테 대드냐”, “인사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같은 상황이 와도 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피고의 발언이 별도로 사회상규 등에 위배되고 불법행위에 이를 정도로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고, 결과적으로 원고가 배치된 보직 등에 비추어 피고가 원고에 대한 보복감정 등 다른 의도를 가지고 사무분담안을 수정, 결재하였다고 볼 만한 별다른 자료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부당노동행위 주장에 관한 판단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호에서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 또는 가입하려고 하였거나 기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를 해고 하거나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라고 규정하고 사용자가 이 규정에 위반했을 경우 제90조에 이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바, 여기서 '불이익을 주는 행위'란 해고 이외에 그 근로자에게 휴직·전직·배치전환·감봉 등 법률적·경제적으로 불이익한 대우를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대법원 2004. 8. 30. 선고 2004도389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피고에 의하여 원고가 의정부지방법원 C 형사부 참여관으로 배치되었던 사무분담안이 수정되어 피고가 의정부지방법원 G형사단독 참여관으로 배치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위와 같은 사무분담안의 수정이 해고 이외에 그 근로자에게 법률적·경제적으로 불이익한 대우를 하는 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심준보(재판장) 박창우 김한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